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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은 왜 주말마다 비가 잦은지 토요일 하루종일 비가와서 연못에 가득하다.
작년에 축조한 것이 약간의 문제가 있어서 얼마전에 좀 더 깊고 넓게 팟더니만 황토물이 잘 가라앉지 않는다.
분뜬지 오래되어 좀 메말랏던 베롱나무가 다행히도 새 순을 피운다.
라일락 꽃향기가 그윽하고 그 아래 붉게핀 저 꽃의 이름은 모르지만 겨울에도 죽지 않는 것인데
작년봄에 얻어다 대충 심은것이 잘도 자란다.
서어나무의 굽어자란 형상은 잎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지금은 바위틈 여기저기에 피어난 이 꽃이 대세를 이룬다.
봄이면 밭에 거름넣고 씨뿌리는게 농부의 우선적인 일이지만 얼치기농부다 보니
본밭에는 씨앗도 제대로 넣지 못한채 고추 가지 오이등 몇포기씩만 심어놓고 오늘도 엉뚱한 일을 하려고 한다.
초봄에 2단 쌓은 보강토블럭이 아무래도 위에서 쓸려 내려오는 흙을 감당하지 못할것 같아 추가로 한줄 더 올렸다.
여기에 오는 사람마다 보기싫게 왜 집앞에 흙을 쌓아 두냐고 하지만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내겐 귀한 흙이다.
여기는 농막 바로옆(앞)인데 그냥 대충 정리했다가 부추나 조금 심어볼까 했는데 이왕 시작한거 또 힘든 작업 들어간다.
처음의 생각은 이렇게 한줄만 쌓을려고 한거 였는데 여분으로 사온것이 남아서 두줄로 쌓을려고 한다.
그런데 두단으로 쌓을려니 7개가 부족한데 트럭은 없고 어찌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아까 그 보기싫은흙도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다.
블럭을 쌓다보니 맨홀이 너무 낮아져서 이렇게 벽돌로 쌓았는데 내가한일 내가봐도 영 아닌것 같다.
단촐한 저녁밥상이다.
나혼자 올때는 주로 인스턴터식품으로 때우는데 와이퍼가 좀 혼자서라도 해 먹을수 있도록 하라고 해서
난생처음 계란 후라이도 하고 준비해준 된장찌게에 두부도 썰어 넣어 봣다.
보통 이틀밤을 자니까 여러 끼니를 먹으야 하지만 그중에서 저녁을 제일 옹골차게 먹는 편이다.
윗 밥상과의 차이는...? 우선 술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이고...
평소에는 별로 좋아 하지도 않는 대패삼겹살이 이렇게 맛이 있는줄은 처음 느껴본다.
그것도 어떻게 굽는지를 몰라 쇼팅기름을 둘러야 하는지 그냥 굽어도 되는지 와이프에게 지도를 받고...
굽고 굽다보니 바삭바삭 거의 쿠키 수준이 되었는데 마지막 한점 까지도 아껴가며 소주 한병을 다 비웠다.
일요일 아침이다. 밤에까지 내리던 비는 온데간데 없고 맑은 하늘에 햇살이 눈부시다.
오늘도 밭갈이는 못하겠고 토목공사나 마무리 해야겠다.
이 차가 주인 잘못만나 참으로 고생이 많다.
어떤 차주는 쓸고딱고 신문지 깔고 맨발로 운전 하던데 나는이거 완전 짐차 취급을 하고 있으니...
그래도 어쩌나 모자란 7개의 블럭은 실어 와야지....
완성된 모습이다.
이게 제법 무게가 나가서 혼자서 하기엔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요령껏 꽤시리 해서 완성 시켰다.
위에 쌓아둔 흙을 여기에 채워 넣으면 아주 멋진 화단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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