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나 곰같은 야생동물들만 겨울잠을 자는게 아닌가 봅니다.
깊은산 계곡속에 위치한 우리밭도 지금은 겨울잠을 자고 있습니다.
넓은계곡을 사이에 두고 우리산과 밭이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건너편 산까지가 차량진입의 한계점입니다.
내려가기 좋도록 미리 차를 돌려서 세워두고 오른쪽의 호젓한 오솔길을 따라 여기까지 옵니다.
이름모를 새소리도 아름답게 들리거니와 요즘은 굴뚝새 무리들이 나를 먼저 반겨 준답니다.
산은 늦게까지 햇볕이 머물지만 여기밭은 반음지라 오후나절이면 산그림자가 드리웁니다.
빳빳하게 서있던 대파잎도 많이 쳐저 버렸습니다.
그래도 앞쪽의 건초더미 아래에선 시금치가 잘 자라고 있답니다.
쪽파밭은 이미 파김치가 된듯합니다.. 그래도 봄이오면 다시 살아 나겠지요..
마른풀이라도 좀 덮어줄걸....
흐르던 계곡물 소리도 끊겨진지 오래고 어름에 어름이 겹처얼어 겨울을 과시하고 있는듯 합니다.
지난가을은 왜 그리 바빳슴인지 알토란 수확도 포기한채 부직포로 덮어둬야 했습니다.
아무래도 회생이 불가능하게 얼어벼렸겠지요.
화장실을 조금넓혀 증축하려던 닭장도 땅이 얼어 중단된 상태입니다.
여기서 응가할때면 건너편에 노닐던 장끼들에게 내 거시기를 다 보여줘야 합니다.
가지런히 진열됫던 화분도 솟고솟는 서릿발에 넘어져 버렸습니다.
음달 뚝밑에 심겨진 벌나무도 기나긴 겨울을 힘겨워 하고 있는듯 합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활발히 움직이는 곳도 있습니다.
사위오면 잡아줄 씨암탉 들이지요.ㅎㅎ
저장해둔 무우나 뽑아갈까 합니다.
작년엔 봄까지 남아서 버렸던 경험이 있기에 올해는 미리뽑아서 인심도 많이 쓴답니다.
무우농사를 난생처음 잘 지어본 지난가을이었습니다.
다들 갈아엎을 정도로 풍작이었으니 어슬픈 농군인 나에게도 실력이 발휘된 샘이겠지요.
이거 한뿌리에 천오백원 정도 할려나...무공해로 키운것인데...ㅎㅎ
이렇게 겨울의 짧은 하루해가 저물어 갑니다.
마눌이 말하기를 무에 굴넣고 깍두기 담아 준데 하네요...
막걸리 안주로는 그만한것도 없는데....어 침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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