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일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늘상 바쁘게 살아 왔지만 올해부턴 더 바쁘게 살아야만 될것같다.
막내아우가 관리하기로 했던 이 과수원을 어쩔수없이 내가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1600여평이면 과수원 치고는 그리 넓은게 아닐진대도 대구에서 진주를 오가며 해야하니 기름값도 꽤나 들지싶다.
평소에 관리가 되었던 것이라면 별시리 힘들게 있으랴만 4~5년간 방치한 것이다보니
제맘되로 자라버린 나무들이 하늘을 가려버렸다.
작년 매실철에 잠시 와보니 주종으로 심겨진 이 자두나무는 제맘되로 웃자람이 심하고 햇볕이 들지않아 열매하나 맺지 않았었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환삼덩굴이 나무를 뒤덮어 숨도 못쉬게 하는것만같다.
그래도 들머리 우측켠엔 자두보단 조금 더디자라는 복숭아고 나무사이로 간작을 하다보니 풀이 좀 들한것같다.
그런데 복숭아나무의 관리가 너무 엉망이라서 아무래도 수종개체를 해야겠다.
아우가 생전에 이추운 겨울날 모닥불 피워가며 밤12시까지 톱으로 일일이 전정한 나무들을 보니 가슴이 아프기만 하다.
내가 엔진톱으로 한꺼번에 해 치우자고 했었는데도 고생시리 한것을 보면 나의 힘을 조금이라도 들어주려 했슴이리라...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엄두가 나질 않지만 일단 너무 비좁게 심겨진 것들은 과감히 제거하고
잘려진 나무들을 가장자리에 뫃아 정리하여 통로를 확보해야겠다.
아우와 누이내외도 나를 도우려 왔다....아버지와 어머니는 저만치에서 하늘의 흐르는 구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계시고
와이프는 오늘도 찍사노릇하랴 나무치우랴 바쁘다.
과수는 낮게 사방으로 가지를 늘어뜨려 유인해야 하는데 손을쓰지않고 세월이 흐르다보니 도장지에 직립성이 강하다.
지금이라도 직립가지는 제거하고 몇년간 잘 돌보면 수형이 잡히리라...
1월 9일
건너편 남의집 과원의 나무들은 잘 정리되어있고 거름도 저렇게 많이 주는데 우리 나무들은 주인을 잘못만났음인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저기보다 훨씬더 멋지고 아름다운 과수원을 만들것이다.
자두나무는 이렇게 강전정을 해야만 될것같다.
이나무는 막내가 나에게 어깨넘어 들은 풍월로 영면하기 며칠전에 해 놓은것인가보다.
말로만듣고 한 첫솜씨 치고는 괜찮은것 같다.
엄동설한에 벌써 두번째 구슬땀을 흘렸는데 이것도 잦은일은 아닐려니와 이제 또 날이 저물었으니 어서 귀가해야지...
두시간후면 도착되리라
애마야 어서가자...부렁부렁~~
1월 16일
포항의 강사장과 같이 새벽밥먹고 달려왔었는데도 9시에 도착이다
오늘은 나무전정을 마쳐야 하는데 다 할수 있을지 모르겠가.
과수원의 가장자리는 온통 환삼덩굴로 뒤덮혀 있다.
뒷쪽으로 갈수록 환삼덩굴천지다.
중앙부위에 심겨진 자두나무는 속성수의 기질을 어김없이 발휘하고 있는듯하다.
하루 온종일 고생했지만 마무리는 못했다..
도로쪽은 말끔히 해 치웟는데 사진을 촬영하지 못했네 그랴..
1월 17일
고향집에서 아침먹고 좀 느즈막이 올라왔다.
사실이제 체력이 달림인지 이틀 연거푸 노동강도를 높힐순 없다.
오늘은 창고도 정리하고 분무기도 작동이 되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정리전
정리후
나무가지정리
다음주에 석회유황합제 살포해야 하는데 정리가 다 되지 못해서 좀 찜찜하다.
1월 23일(토)
오늘은 아들도 나를 도우겠다며 같이왔다.
물론 마눌도 같이 왔으니 지난주보다 훨씬더 신나게 일할수 있을것같다.
원래 오늘의 계획은 잔가지 정리마감후 내일은 유황소독을 할려던 것이었는데 차질이 생겼다.
여기 설치된 물이 상수도가 아니고 지하수를 높은곳으로 퍼 올려서 다시 내려쓰는 농업용수인데
동절기(11.1~2.28)에는 가동을 안한단다.
나무가지에 엉켜있는 덩굴을 갈쿠리로 제거하는 아들녀석의 일하는 폼이 어슬프기 짝이없다.
지금은 저렇게 둘러쓰고 있지만 잠시후면 방한복을 벗어 던지게 되리라...
마눌이 조금도와준다 싶더니만 설장보러 간다고 삼천포로 가벼렸다.
첨엔 어안이 벙벙 하더니만 차근차근 해 좋으니 보기가 좋다.
저 나무가지들도 한곳으로 못아서 굵은것은 장작용으로 보관하려한다.
깨끗이 정리된 과수원을보고선 아랫마을 사람이 쥔 바꼈느냐고.....
일박을 취소하고 밤늦게 귀가했다. 내일은 대구의 수밭골농장을 돌봐야 겠다.
그나져나 다음주엔 유황소독을 해야 할텐데 물을 어떻게 조달하지...
1월 30일
박주가리 씨앗은 아직도 가을인것 같지만
매화는 벌써 꽃눈이 맺혔다.
여긴 겨우내 땅도 심하게 얼지 않으며 양지쪽 건초더미를 헤쳐보니
이렇게 파란 새싹이 돋아 있다.
이대로 둿다가나 비바람에 금방이라도 허물어 질것같은 창고의 합판벽체를 좀 보완해야겠다.
방수천을 둘러쳐서 직접적인 비바람을 막고 배수로도 깊이 팟다.
허사장도 오고 사위내외도 오고...
컨테이너 사장님과 스틸하우스에 대해서 논의해 보니 진입로가 좁고 커버가 심해서
부분제작하여 현장에서 완성시공 해야 한단다.
오후나절되니 햇볕도 약하고 좀 추워지는것 같다.
오늘은 별로 한일도 없이 하루가 지나가 버렸다.
땅거미가 기울고 아랫마을의 방범등에 불이 들어왔으니 나도 이쯤에서 종료해야겠다.
할일은 많고 시간은 모라자로....
1월 한달이 또 후다닥 지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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