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에 묻혀 살며/청룡산 도원놀이터

즐거운 여름휴가 4ㅡ 밭에서 놀자(8월3일~5일 목,금,토)

청룡산삼필봉 2017. 8. 8. 16:21

8월 3일(목) 휴가 6일차

어제까지 여기저기 바람을 쐬었으니 오늘부터 남은휴가 3박4일동안은 밭에서 먹고자며 밀린 일이나 해야겠다.



밭입구 나들목이라서 누가 오기라도 하면 흉볼까봐 두세번 멧는데도 금방 수북히 자란풀을 보다못한 아내가 깔끔히 정리했다.

그렇다고 내가 보고만 있었던것은 아니고 나는 더 힘든 일을 했다는거...




우리밭에서 제일 폭넓은 밭뚝인데 심어논 머위는 보이지도 않고 온통 잡초만 무성하다.




해마다 두어번은 낫질을 해야 되는데 올해는 한번도 못했더니만 온통 환삼덩굴 천지로 변했다.




아침일찍 일을 시작했는데도 마무리 못하고 10시쯤 되니 너무 뜨거워서 내일로 미뤄야  겠다.




덥다고 놀수는 없는법 , 여기는 계곡쪽이라 약간 들더운 곳인데 여기도 환삼덩굴이 아로니아 나무를 덮어 버렸다.




몇시간의 사투끝에 제모습을 찾았다.




앞에있는 엄나무와 오동나무는 아로니아를 위해 희생시켜야 할듯하다.




봄에 심은 어린 마가목도 풀속에 파묻혀 있던것을 겨우 숨통만 튀웠다.




마누라는 풀뽑을 생각은 안하고 다래가 읶었는지 어떤지 그기에 더 관심을 쏟고있는데

본인이 알아서 하면 몰라도 내가 풀 좀 뽑으라고 말할수 없는 처지다.

왜냐하면..?  이런저런 일 시키면 밭에 안 올거라고 엄포를 놓기 때문이다.





8월 4일(금)

밭에서 자니까 열대야도 없고 아침나절 일할 시간이 많아서 좋다

어제 하다 못한거 시원할때 빨리 해 치워야지...




올해는 풀메기를 때맞춰 못하는 바람에 너무 크게 자랏지만 그대신 퇴비거름은 더 많이 나올것 같다.ㅎ




얼마전에도 글에 올렸지만 주말농사 십년이 넘도록 호박풍년은 처음인데 이젠 감나무에도 기어올라 멋을 부리고 있다.




억지로 더위 참아가며 땡볕에서 일하는것은 좀 미련한 짓일것 같아서

한낮엔 또 이렇게 순간온수기도 달고 내부 작업을 한다.

한여름에 무슨 온수기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여기는 물이 너무 차거워서 그냥 샤워를 하면 심장이 멈춰질것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온수기가 없을땐 땀에 젖고 마르기를 반복하면서 자기전에 한번하던가

밭에서 안 잘때는 억지로 참고 집에가서 하는데 이게 있다보니 하루에 두세번은 샤워를 하게되고

그때마다 마른 옷으로 갈아 입어야 되니 빨래감이 많이 나와서 미니세탁기도 한대 설치했다.




표고목을 작년 4월에 만들었으니 지금쯤은 한두개 나오기 시작해야 정상이지 싶은데 아무런 소식이 없어

헛간에 두었던것을 바깥으로 옮기고 있다.




두들기지도 않았고 물도 두어번 주는둥 마는둥 했는데 이제부터라도 관심있게 관리해야 겠다.




모두 15개... 잘 나와 준다면 우리식구가 먹고도 남겠지...




올해는 아마도 벌래에게 수난 당하는 해인가 보다.

이삼주 전에는 진드기에 물려서 고생을 했었는데 

또 오후에 곰취밭 메면서 말벌집을 건드려

연거퍼 두방을 쏘이고 보니 정신히 혼미해 질 정도였다.

벌들이 여기저기 많아서 팔뚝에도 두세방 쏘였지만 그 벌은 쌍살벌이라서 옆구리에 비할바가 아니다.

집에서는 병원에 가자고 난리 부르스지만 

일부러 벌침도 맞는데 참고 견디면 겨울에 감기도 않하고 좋지 않을까 싶어서

가렵고 뼈져린 통증을 억지로 참고 있는데 이 또한 미련한 짓일지...

이게 점점더 부어 올랏고 이 상태로 밭에서 자는것은 무리일것 같아서 집으로 왔지만

밤새도록 옆구리를 비틀고 쥐어짜는듯한 통증에 시달렸는데 

아침에 더 넓게 퍼진 부위를 보고 또 병원에 가자는 것을 

밤새도록 참은것이 아까워 오기로 버티고 있었다.

실은 밭에서 않잔것은 혹시 자다가 쇼크오면 큰일나지 싶어서 내려 온것인데

지금 병원에 가서 중화시켜 버리면 그 고통 참은게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말이다.(이 역시 미련한 짓.ㅋㅋ)

몇년전엔 땅속에 사는 장수말벌에  몇방쏘여 식겁을 먹은적이 있어서 내몸을 내가 알기도 하고...




8월 5일(토)벌에 쏘인 아픈몸 이끌고 또 밭에 왔다.

좀 참을만도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더 아프고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그쪽으로 신경이 들 쓰이는 거니까...


작년에 키낮은 수수를 심어 약간의 재미를 봣기에 올해도 종자보존용으로 조금 심은것이 잘도 영글어 간다




댑싸리 이거 하나만 잘 키워도 억수로 크게 자라는데 그냥 아무렇게나 뿌렸더니만 너무 소물게 자라고 있다.




산비둘기 때문에 이렇게 쒸우지 않으면 한알도 수확을 할수가 없다.




집에가서 저녁뉴스로 들은 말이지만 올여름 최고온도를 갱신했다니 이 더위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닭들도 먹이활동이 둔해지고 입만 벌리고 헐떡거리는게 보기에 안스럽다.




더위를 가장 많이타는 동물이라 그런지 싱싱한 풀을 넣어줘도 별 반응이 없다.




내가 쓰던 선풍기 한대를 급히 달아 돌렸주니 눈망울이 반작반작 생기가 도는것 같다.

매일 오전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돌아가도록 설정해 두었다.




원래의 계획은 가을배추 씨앗까지 뿌리고 블루베리 심은곳도 축대쌓아 정비하는거 였는데 

아무래도 내일하루 마지막 휴갓날은 집정리나 하고 쉬어야 할것 같기에 이정도로 마무리 지어야 겠다




이 꽃은 이웃사람 밭에가서 찍은건데 이것 볼려고 일부러 간것은 아니고

멧돼지 피해를 극심하게 당했다면서 사진찍어 구청에 좀 올려 달라고  부탁하기에 

사진을 찍긴 찍었다마는 내가 올려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직접 사진찍어 구청에 진정서 제출하면 않될것도 없는데 말이다...




사진은 없지만 저기 앞의 농로길 포장하고  다리공사 하는 분들께

삼계탕 한그릇씩 대접해 드리는 것도 더운 여름에 가마솥 내걸고 하다보면 가벼운 일이 아니었고

원래의  계획을 하루 앞당기다 보니 이것저것 마무리 할것이 많아서 9시가 되어서야 일이 끝났다.


8월 6일(일) ㅡ휴가 마지막 날

우리 부부의 늦잠이라야 아침 7시라는것은 어디엔가 쓰여 있을 터이고

오늘도 눈은 이미 새벽에 뜨였지만 느긋하게 일어나서 

치카치카 이를 딲고 맛있는 아침밥에 그윽한 향의 커피를 마시면서 하루일과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휴가동안 그대로 둔 색소폰 연습이나 좀 할까 맘 먹었는데

그것보다 먼저 에어콘 설치에 대한 가족회의에 들어갔다.


사위의 직장 동료가 이사가며 주고간 에어콘이 한달 전부터 우리집 마당에 와 있었는데 

일전에 설치기사가 와서 달려고 하니 투인원이라 우리가 원하는 장소에 달수가 없어서 미뤄졌고

이러다간 여름지나 겨울에 달것만 같아서 온 식구가 다 모인김에 설치장소를 합리적으로 정했다.


에어콘 외기와 내기등도 제 위치로 옮길려고 하니 또 그 장소를 정리해야 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담둬둿던 복분자술이며 앵두술등 이것저것 따르고 정리해야 될것이

부과적으로 많이 생기기 마련이라서 그것 도와 준다고 하루해를 거의다 소비해 버렸다

(마누라가 이 글 보면 순전히 거짓말이라 하겠지..)


저녁엔 진짜 자유스럽게 온가족이 둘러앉아 딸아이는 캔맥주,

마누라는 요즘 맛들인 과일맥주,

사위는 소주를 최고로 여기는 사람이고

나 또한 소주를 좋아 하지만 낮에 따른 복분자술과 앵두주를 맛보면서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소주도 한잔 걸치며

손녀들과 재롱노래도 같이 부르고 적당히 달아오른 술기운이 이밤을 더 즐겁게 했다.

ㅡ휴가끝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