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토요일)
먼산위 봉우리는 햇볕이 내렸것만 여기 골자기의 밭뚝길은 차거움을 느끼는 아침 입니다.
계곡에 스며든 햇살이 반갑기도 하고 여기를 지나칠때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무엇인가 좋은 기운이 가슴에 와 닿는다는거...
이름은 모르지만 길섶에 핀 자주꽃도 아름답습니다.
낙엽도 지기전에 이미 말라버린 개망초가 가을을 더 재촉 하는듯 하군요.
농막에 걸쳐진 박줄기도 머지않아 잎이 바래지겠지요.
아직은 꽃인지 씨앗인지 알수는 없지만 머지않아 까만 씨앗을 드러내지 싶습니다.
저절로 돋아난 몇포기의 참비름이 있길래 바랭이풀도 뽑아주고 거름을 넣었더니만 이렇게 잘 자라 많은 씨앗이 맺혀 있습니다.
바깥의 울타리엔 이런 야생마가 여지저기 있는데 뿌리는 누가 다 파 가 버리고 줄기만 남았네요.
아직 잎이 마르지 않은것을 보니 아마도 요며칠사이에 뽑아간것 같습니다.
야생마의 약효가 좋다길래 몇년전부터 은근히 아끼며 올겨울 한가할때 파볼까 했더니만 남의것 눈독 들이는 인간이 있었나 봅니다.
여기는 올해 처음으로 대파와 사이사이 고추를 심었던 밭인데 토질이 안맞은건지 그늘밭이라 그런지 자꾸만 죽어 버리고 안되더군요.
말끔히 정리해서 더덕을 심을려고 합니다.
고춧대도 뽑아내고 다섯두둑이던것을 좀 넓게 세두둑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대충 두둑의 형상이 3개가 나왔네요.
너져분한 입구도 깔끔히 정리를 했습니다.
여기는 올봄에 모종을 얻어와 심었던 더덕밭입니다.
앞쪽에는 저절로 돋아난 들깨를 옮겨 심었었는데 죄다 뽑아 버려야죠.
들깨를 정리하고 나니까 더덕넝쿨이 보이는군요.
열매도 많이 열려 있는데 옭은 씨앗이 안될것 같아 따지도 않았습니다.
넝쿨도 걷어내고 비닐도 걷었습니다. 이제 파야죠.
하늘한번 쳐다보며 허리도 펴 보는 시간입니다. 물도 한모금 마셔야죠.
더덕넝쿨을 걷고나니 이렇게 좋은 사진찍을 자료가 나왔습니다.
가을을 잘 나타내주는 사진이 아닐런지요?
여기는 더덕밭 뒷쪽의 크다란 매실나무가 있던 밭인데 봄에 수확후 잘라 버렸더니만 환삼덩굴이며 잡초가 너무 무성해 있습니다.
사실은 밭을 만들려고 잘라버린 것인데 차라리 그냥 두었다가 만들때 잘랏으면 더 수월할것을...작전 미스 인것 같습니다.
저쪽 안에 매실이 서 있는밭은 잡초가 없거던요.
호미로 사부작사부작 파 냇습니다.
대충 이정도입니다. 같은날 심었는데도 큰것은 손가락보다 더 굵은것도 있고 가는것은 성냥깨비보다 작은것도 있네요.
아주 촘촘하게 심어도 된다는데 이정도 간격이면 너무 너른걸까요?
좁게도 심어보고 넒게도 심어보고 대충 알아서 심는거죠뭐...
세두둑 중에서 가운데 한 두둑에 적당히 배분해서 모두 심었습니다.
가을 이지만 물도 듭뿍 줫습니다. 공기도 빠지고 착근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겨울에는 물이 필요 없으니 길게 널부러져 있던 물호스도 정리 했습니다.
10월 11일(일요일)
오늘은 비가 오거나 찌뿌린 날씨라고 예보가 나왔는데 하늘은 맑고 흰구름만 떠있을 뿐입니다.
밤나무의 고사목이 마치 솟대를 만들어 놓은것 같군요.
우리밭 옆엔 이렇게 크다란 소나무가 대여섯그루 있습니다.
밭만 생각한다면 그늘이 가리워져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소나무를 바라보면
그 이상의 멋스러움과 여유로움이 있기에 무엇보다 소중한 나무 입니다.
고욤나무 또한 여기저기 많은데 우리 밭뚝의 고욤나무도 열매가 많이 열렸습니다.
지금쯤 이것 따서 항아리에 넣어 놓으면 물이 생긴다는데 그게 맛이 좋다는군요.
그런게 그게 어디 특별히 좋은데가 있으면 몰라도 이렇게 짜잘한 열매 딸 시간이 없습니다.
집사람이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잠시 지난주에 하다만 전기공사를 합니다.
닭장이 맨위 한구석에 있는데 전기를 자주 쓸일이 없기에 임시로 줄을 연결해서 쓰고는 있었지만
땅에 깔아 놓으면 아무래도 좀 위험할수도 있고해서 위로 올리는 것입니다.
오늘공사 이것역시 임시방편이고 나중에 정식으로 높은기둥 세워 올려야죠.
어제는 더덕을 옮겨 심는게 주된 일이었다면 오늘은 마를 캐는게 주된 작업입니다.
지줏대를 뽑아내고 넝쿨도 걷어 냇습니다.
하는김에 옆에있던 조선오이도 말끔히 정리 했습니다.
비닐은 걷어서 아무렇게나 쳐박아 두는것이 아니고 돌돌말아서 가져 갔다가 재활용차에 실어 보냅니다.
하이고 맙소사 비닐을 걷고 풀을 정리하니 마씨앗이 바닥에 수두룩 합니다.
따서 뫃아둔것만도 제법 되는데 이거 내년엔 온통 마가 올라 와서 마를 뻣히면 어쩌죠?
둥근마라서 깊이 안들어 간다는데 일단 파봐야죠.
내가 마를 캐는동안 아내는 또 저만치 옆에서 무를 솎고 있습니다.
김장용으로 쓸것이 아니고 시래기나 그냥 필요할때 뽑아 먹을려고 뿌린거라 촘촘합니다.
이정도로 솎았고 크는거 봐가면서 또 솎아야죠.
늦게심은 배추가 지난주 까지만해도 노래탱탱한게 될까 시퍼잔터니만 그사이 사뭇 달라졌습니다. 인간되지 싶네요 하하~~
나는 삽질을 이어가고... 그런데 이게 장난이 아닙니다.
깊게 안내려 간더더만 아놔.. 쌩통 거짓말... 지난번에 우엉만큼이나 깊히 내려 갔네요.
뿌리도 너무 연해서 땅속에서 끊어져 묻히는게 너무많아 아까운 마음이 듭니다.
간밤에 비가 좀 온 관계도 있지만 뿌리부분엔 잔털이 많아서 완정 흙덩이처럼 뽑혀지는군요.
뿌리의 흙을 제거하는것도 예삿일이 아니고 이 작업 과정에서도 뿌리가 끊어집니다.
아침에 시작해서 늦은 점심때까지 비지땀 흘리면서 끊어지는건 끊어지고...뽑기는 다 뽑았습니다.
깊히패인 파낸 자리와 쌓여진 흙무더기가 마치 건설현장을 방불케 하는군요.
이것역시 내년엔 포대에 재배 하던가 아니면 땅속에 아예 갑바를 깔고 심어야 될것 같습니다.
전부다가 이정도 인데 한 20키로 될려나 모르겠네요.
키로당 이만원은 되야 인건비가 나올텐데 찍히고 끊어진게 반이니 오천원도 안되지 싶습니다.
마가 비싼 이유가 다 있는게로군요. 비싸다는 생각 절대 하면 안될것 같습니다.(마 뿐만이 아니라 모든 농산물들)
올해 처음 심어본 녹두도 나름 풍작이라 생각하는데 이젠 모두 걷어야 될것 같군요.
이정도의 상태는 뽑아서 말리면 다 익는다고 하네요.
다해봐야 한지게 분량입니다.
그사이 또 아내는 저쪽에서 배추를 손질하고 있네요.
남아도는 가을채소...이거 알뜰살뜰 손질해봐야 우리집엔 한묶음쯤이면 되고 나머진 전부 나눠 주는것입니다.
지게에 있던 녹두는 이렇게 메달았고 너무 마르면 다 튀어서 떨어져 버린다는데 다음주에 잠시와서 손보면 되겠지요.
나는 몇번의 생강농사를 실패했기에 이젠 아예 심지를 안는데 이웃밭의 심사장이 한아름 뽑아 왔네요. 고맙기도 하여라...
정리하고 남은 잎파리는 또 이렇게 닭들의 특식으로 제공됩니다. 이 계절에만 잠시동안 맛볼수 있다는거...
서리에 약한 것이라 어느날밤 무서리가 한번만 스쳐도 내려앉은 것이기에 어쩌면 올해 마지막 가지가 될지도...
미끈하게 잘 생긴것만 열리더니만 이건 또 무슨 억한 심정이 있기에 이런게 다 열렸는지... 그래도 가지는 가지렸다.
찍히고 잘린것은 따로 챙겼고 이것은 농막안에서 말릴려고 합니다.
바깥에서 말리면 더 좋으련만 일년농사 멧돼지의 한끼 식사로 제공할순 없어니까요...
'자연속에 묻혀 살며 > 청룡산 도원놀이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10.29-잠시 밭에 2 (0) | 2015.10.29 |
---|---|
15.10.21-잠시 밭에... (0) | 2015.10.21 |
15.10.03~04(토,일)-추석후 첫 주말 (0) | 2015.10.04 |
15.09.19~20(토,일)-가을 텃밭의 하루일과 (0) | 2015.09.20 |
15.09.12~13(토,일)-농막 다용도실 선반 지르기. (0) | 2015.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