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 (토요일)
오늘은 외손녀 대리고 밭에 왔습니다.
그도 그런것이 즈거 아빠는 마산 돌잔치가고 즈거 엄마는 서울 결혼식 갔으니
요녀석들 둘은 꼼짝없이 우리 차지가 된것이지요.
오늘은 지난주에 할려다가 못한 토란줄기 잘라서 벗겨 삶는일이 우선입니다.
둥치를 자르기전에 잎을 먼저 말끔히 제거 했습니다.
줄기가 쳐진것이 있는것으로 보아 조금 일찍 잘랏으면 더 좋았지 싶네요.
전부다가 이정도 이니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두집 나눌것은 되지 싶습니다.
나는 이렇게 옮겨주면 내가 할일은 끝나는 것이고...
아무리봐도 작년의 절반정도 밖에 안되는것 같네요.
그런데 토란,이게 말이죠. 물끼가 많은 곳에서 잘 자라는거라서
시궁창이나 폐수가 흘러나오는 개울옆에서도 많이들 키우더군요.
그기 있는것들 보면 아주 시커멋고 크게 잘 자랍니다.
그렇게 키워서 자기들이 먹는지 시장에 내다 파는지는 알수 없지만
뭐 어쨋던 그런것을 먹게 된다면 아마도 중금속을 먹는거나 다름없지 않을까 싶네요.
몇년전까지만 해도 가로수의 은행알 서로 줏어가지 않았습니까.
방송한번 때리더니만 지금은 그냥 나뒹굴어 터지고 어게져 악취 풍기고 문제가 되고 있지요.
높히달리고 과육속에 숨은 은행알도 그런데 하물며 토란이야 두말해 무엇 하리오..
오늘은 이웃집 아줌마도 같이와서 협동작업 합니다.
요녀석들 봄에 감자캘때 와보고 오랫만에 밭에 와보니 많이 신기한지 연신 싱글벙글 입니다.
그 참 즈거할배 밀짚모자가 더 잘 어울리네요.ㅎㅎ
지금 시간이 10시라 어중간한 시간인데 이시간엔 좀처럼 오시지 않던 윗밭의 심사장께서
허겁지겁 오시더니만 속상해 죽겠다고 술한잔 달라는군요.
사연인즉, 밭앞에 잡초와 가시덤불로 우거져 버려진 땅을
가시에 찔리고 돌뿌리에 넘어져가며 고생고생 몇년동안 조금씩 조금씩 일구워서
이제 겨우 쓸만한 땅을 맹글어 놓고 땅두릅이며 배나무도 심어 놧는데
느듯없이 측량을 하더니만 내년부터 자기가 농사를 지을 거라고 그만 하라고 한다네요.
농사야 안지으면 그만 이지만 문제는 닭장도 물려있고 입구가 막혀 버리니
진입로도 다시 만들어야 하고..
더 속상한것은, 짐작컨데 처음부터 개간해서 밭을 일구고 있는것을 알고 있었을 건데
가만히 지겨 보다가 이정도면 쓸만하다 싶으니까 내어 놓으라는게 더 속상해 죽겠다고
소주를 두병이나 까는 바람에 나도 기분 맞춰 준다고
잘 하지도 못하는 막걸리를 한병 다 비웟더니만
술취해서 완전 농뗑이 쳣지 뭡니까.
술기운에 두어시간 쉬고 밭을 둘러보니 저쪽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이 고랑에 흔건합니다.
이렇게 물이 많으면 뿌리가 썩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어떤 사람은 괞찬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좋지 않다고 하는데 물주는것도 쉬운일이 아니고 많은 시간이 드는 것이라
이렇게 하니까 물 안 줘서 좋고 지금까지는 성장도 상당히 좋은것 같습니다.
그래도 좀 찝찝해서 물이 많이 스며들지 말고 흘러 가도록 물꼬를 튀웟습니다.
몇군데 빠진곳을 지금이라도 씨앗을 넣어서 나무새나 해 먹을려니까 큰것이 꼭 지가 하겠다네요.
고사라같은 손이 할아버지는 저기가서 쉬시라고...
나는 어릴때 흙장난하고 놀았지만 요즘 아이들은 흙장난이 뭐냐고...
즈거 엄마 봣으면 손에 흙묻힌다고 난리가 날텐데 손톱밑에 흙이 들어가던가 말던가...
어디서 늦잠잔 사마귀가 햇살이 퍼지니 슬금슬금 기어 나옵니다.
하늘도 맑고 좋습니다.
이노무 밭뙈기만 아니었다면 베낭메고 놀러 갈텐데 틈만 있으면 여기와서 이러고 있으니...
봄에 고구마 심을려고 남겨둔 땅이 었는데 풀에 파묻혀 남은줄도 모르고 있다가 이제야 찾아내서 비닐 걷어내고 늦게나마 씨앗을 넣어 봅니다.
우째 상추는 일주일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자란것 같지가 않군요.
사실 이 나비들이 농사에는 아주 훼방꾼인데 그래도 사푼사푼 날으는 모습이 보기좋아 그냥 두고 봅니다.
요놈들은 무엇이던 꼭 해보 겠다고 졸졸 따라 다니면서 일을 방해 합니다.
(말은 좋지요. "할아버지 내가 도와 드릴께요.." 라고....)
물장난해서 옷을 두번이나 갈아 입혔는데도 또 저러고 있습니다.
허긴 장난중에 제일 재미있는게 물장난과 불장난 이지요.
(크서는 절대 사랑의 불장난 같은거 하지 말기를...)
한참동안 껍질벗겨 이젠 삶을려고 합니다.
예전에 울엄니는 이렇게 해서 몇날며칠을 말리곤 하시던데 지금이야 뭐
냉장고가 두세대 정도는 다 있으니 바로 냉동시켜 버립니다.
솥이 작아 세번에 나눠서 삶아야 겠다는군요.
이럴줄 알았으면 큰솥을 거는건데 말이죠.
주걱을 갔다 주네요,
(개보다 낟다는말, 이를때 쓰는거 맞죠? ㅎㅎ)
이제 조금씩 솎아서 정리를 해야 겠는데 추석에 쓰야할 풋나물 이라서 한끼 먹을 만큼만 뽑을거라 합니다.
사진에는 잘 표시가 안나지만 좌측두줄과 우측두줄의 자라는 것이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우측것이 훨씬더 잘 자라고 있는데 잎의 성장과 뿌리는 별게 이겠지요?
9월 20일(일요일)
언제나 그랫듯이 일요일 아침은 별스런일 없으면 여기와서 먹으니 집사람이 아침 준비하는 동안 그냥 놀수 있나요.
잠시잠간 이지만 그래도 할수있는 일을 찾아서 해야죠.
이게 원래는 백솥 아궁이 인데 그 솥은 오래쓰면 중금속이 나온데나 뭐래나... 그래서 안쓰고
가마솥을 장만 했더니만 몸통이 좁더군요.
그러다보니 물도 늦게 데워지고 해서 중간을 갈랏습니다.
이렇게 해서 쓰보고 문제가 있으면 철판쪼가리 구해다 구멍뚥어 조립해야죠.
어제의 주된일이 토란줄기 작업 이었다면 오늘의 주된일은 우엉파는 것입니다.
완전무장하고 연장 가져 가야죠.
일단 줄기를 베어내야 하니까...
잎이 엄청 크고 줄기가 꺽여지지않고 부르지는걸 보니 아직도 부더럽습니다.
그런데 너무 늦게 캐면 심이 생긴다 해서 지금 캘려구요.
삽으로 깊이 파야 될것 같습니다.
일중에 제일 힘든게 삽질과 괭이질 이죠.
양쪽을 파 냇습니다.
몇포기 안 심은거라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신기한듯 집사람이 호미로 긁어내어 뿌리를 확인해 보더니만 파 낸것만큼 더 파야 겠다는군요.
힘껏 당겨도 꺼뜩도 안합니다.
이거 온전히 파 낼려면 오늘 하루해도 부족하겠고 내 몸은 또 만신창이가 될것이니
절반은 땅속에 그냥두고 잘랏습니다.
굵고 좋은데 남겨진 땅속의 것이 엄청 아까운 생각이 드는군요.
내년엔 길다란 포대에 심던가 아니면 화분에 심어야 할까 봅니다.
앞일보다 뒷일이 더 많습니다. 물로 잘 씻어야죠.
돌이많은 땅이다 보니 곰탁곰탁 흙도많고 모양새도 가지각각 입니다.
추석에 산적꺼리 할려고 뽑은것인데 필요없는 잎사귀는 부더럽더니만 뿌리는 질길것 같다고 하네요.
산적꺼리로는 부적합 하다고 생각 되는바
완전 유기농이니 썰어말려 겨울에 차로 울궈 마실려고 합니다.
(우엉차 맛이 어떨려나...)
우리밭의 도라지는 아직 어려서 윗밭의 심사장이 가져다 준것입니다. 추석에 쓰라고...
필요하면 더 주겠다지만 어찌 그런말 할수있나요. 적으면 적은데로 쓰야죠.
평상의 위치를 조금 바꿔 봅니다.
저 쪽 농막 창문의 바깥쪽에는 지난주에 줏어온 책상을 놓았고
그기 옆에 세로로 있던 식탁은 아래로 뺏습니다.
이렇게 설치하면 안에서 조리된 음식을 바깥으로 옮기기가 좋게 됩니다.
또 음악회 같은거 할때는 모퉁이로 돌려서 음향기기같은것을 비치 할수도 있구요.
아래로 뺀 식탁은 평상을 뒤로 물리고 여기에 상시 놓아둘 것입니다.
평상에 양반다리로 앉아 먹는게 운치는 있어 보여도 좀 불편해서 그냥 식탁을 사용 할려구요.
벌써 4시네요 어영부영 하다보니 하루해 금방 넘어가 버립니다.
짐챙겨 내려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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