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서있던 소나무가 더디어 길을막고 들어 누워 버렸습니다.
이 소나무를 잠깐 말한다면 우리산 아래의 길모퉁이에서
오가는 산객들의 땀을 식혀 주었고 내가 제일 아끼는 나무 였는데
몇해전 길공사를 하면서 아래로 멋지게 드리워진 크다란 가지가 잘려지더니만
그것도 모자라서 몸통에는 굴삭기로 인한 상처가 생겨 많은 피를 흘리며 근근히 살아 있었는데
작년부터 봄이와도 새잎을 돋우지 못한채 시엄시엄 말라버린것이
그모습마쳐 보여주기 싫었던 것인지 며칠전의 조그만 비바람에 쓰러져 버렸나 봅니다.
그런데 남의속도 모르면서 이웃밭 사람의 헛소리 한마디가 더 나를 속상하게 하는군요.
"강사장이 약발라서 죽였지뭐"
나 한데 뿐만 아니고 다른사람 한데도 이렇게 말을 하더라니 이거야 원...
길이 막혔으니 차는 갈수도 없고 이참에 산에 들어가 봅니다.
지난 5월하순경에 매실 딴 후론 첨입니다.
그도 그런것이 6년전 여름에 풀베다가 땅속의 장수말벌에 쏘여 죽을뻔 했기에 무섭기도 했거던요.
여긴 산딸기가 심겨젓던 터인데 이태 전까진 그래도 오가는 사람들이 따먹곤 하더니만
관리를 못하다 보니 이젠 칡넝쿨이 완전 점령해 버렸습니다.
7년 전쯤이던가 품종이 좋은 왕대추라고 해서 손가락만한 어린 묘목을 만원씩 주고 사다 심어 놓고는
늦봄에 풀한번 뽑아주곤 그대로 방치한 탓에
열였다 떨어진 대추가 바닥에 나딩굴고 아직 메달려 있는것도 보이네요.
야생 헛깨나무도 큰것이 두나무 있는데 열매가 달려 있던것은 이미 낙엽도 지고
열매는 누가 따갔는데 산새들이 냠냠했는지 보이지도 않고
조금 아랫쪽의 이 헛깨는 아직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며칠 지나면 다 떨어져 버리겠지요.
매실역시 왕매실이라고 보통 묘목값의 세배이상 비싼돈 주고 사다 심었는데도 열리는건 골탱자만 하고
이젠 인기도 없는 작목이라 베어버릴까 어쩔까 싶습니다.
오늘오후(목요일) 급히 올라온것은 주말엔 늘상 놀러다닌다고 올라올 시간이 없어서 닭모이 주러 온것입니다.
지난번에 메달아 두었던 야채는 질긴 줄기만 남기고 말끔히 뜯어 먹었네요.
사료는 일주일 동안 먹고 남을만큼 충분히 줍니다.
어떤분은 다음주에 올때보다 하루쯤 일찍 떨어지게 주라고 합띠다 마는
그렇게 해보니까 한꺼번에 사료를 너무 많이 먹어서 모이주머니가 볼록하게 터질것 같더군요.
사람도 배가 고프면 무언가 많이 먹듯이 닭도 그런가 봅니다.
그래서 사료를 먹고 남을 만큼 언제나 없어지지 않도록 충분히 주면 식탐내지않고
즈거들이 알아서 먹습니다.
목적한 바는 다 했으니 내려가도 되는데 지난번에 따려다 깜박하고 못땃던 오미자가
이젠 말라 버려서 그냥 내버려 둬야 될것 같습니다.(아까워라..)
아껴둔 적상치 이것도 오늘 뽑아아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서려 지는군요.
서리 한방이면 내려앉아 버릴건데 그렇게 되면 도로아미타불이 되겠지만
일단 오늘은 그냥두고 이번주 일요일날에 틈나면 올라와서 뽑을려고 합니다.
며칠상간인데 왠만하면 괞찬겠지요.
지 지난주에 마지막 가지일거라고 한것이 그사이 또 보기좋게 자랏습니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 가지 일것 같군요.
설령 서리가 좀 늦게 온다해도 낮은온도에서 더 이상 자라지 않을것 같기 때문입니다.
철지난 가지라 별맛은 없을 지라도 버리긴 아까우니까 줏어담아 가야죠.
이왕 온김에 열댓포기 심은 고구마도 파야 겠습니다.
그런데 우째 넝쿨을 걷어내고 땅을 파도 실뿌리만 보일뿐 알멩이는 보이지가 않습니다.
에게게 꼴라당 이거네요. 누고코에 붇힐꼬나...
그래도 작년보단 낫습니다. 작년엔 두세알 캣지 싶네요. 허긴 뭐 줄기따서 먹을려고 심은거니까...
두서너번 군고구마용으론 되지 싶네요. 크다란 광주리 보기 미안타..ㅋ
서너포기 심은 야콘도 캘때가 되었는데 서리맞기전에 부더러운 윗잎만 조금 땃습니다.
살작 데쳐 쌈싸 먹으면 쌉쓰럼한게 먹을만 하거던요.
씻어논 달걀도 줏어담고 짐챙겨 내려 갑니다.
낼모래 일요일엔 한번 오게될지... 또 일주일을 넘겨 버릴지...
요즘 왜이리 바쁜지 군댓말로 워카타는 냄새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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