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음악회 ***
산길 굽어도니 뱀같은 밭이 나오고
오솔길 따라 섶다리를 두개 건너면
조그만 움막이 길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농사를 짓는다면서도 지멋대로 자란 풀속에서
가을을 갈망하는 붉은고추 몇개가 미소를 짓고
따지도 않은 방울토마토는 새가먹다 버렸는지
바닥에 즐비하다.
그래도 겨울맞이 김장갈이에 새싹이 돋았으니
주인장의 땀방울과 손놀림이 있었겠기에
유난히도 무덥던 여름을 무사히 보냇나보다.
이제 또 가을가고 겨울오면
굴뚝새 무리들이 움막을 드나들고
곤줄박이 이쁜새도 문안인사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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