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토요일)
참으로 잘 영글은 수수가 수줍은듯 고개숙여 가을임을 알려 주는듯 합니다.
너무 잘 영글어서 그런지 쓰러지고 부러진것도 있습니다.
아 그런데 빈쭉지만이 꼿꼿하게 선것은 어찌된 영문 일까요?
알고보니 이렇게 만든 범인이 있었습니다.
아,, 사람이 아니니까 범조?범새?...
하여간 이웃에 사는 맷비둘기의 소행 이었습니다.
내가 저만치 있는데도 십여마리가 우루루 날아와서
땀흘려 가꾼 내것을 고맙다는 말도없이 마치 제것인양 나눠먹고 있네요.
대궁을 부르뜨린것도 이놈들의 소행이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두고 볼수야 없지요.
하던일 중단하고 이것부터 채취 했습니다.
화분에 심은 서너포기의 더덕이 긴 지줏대를 타고 올라가서 꽃을 피웟습니다.
남들이야 뭐 별로 대수롭지도 않은거지만 야생에서 캔 더덕이 너무 작아서
화분에 심었더니만 이렇게 크고 꽃도 피워주니 좋기만 합니다.
초봄에 대광촌장님 농장에가서 바늘같은 어린순을 삽으로 푹푹 떠와서 종이컵에 이식하고
한달쯤 집에서 키우다가 밭에 옮겨 심었더니만 배실배실 인간이 될까 싶었는데
풀뽑고 거름주고 하면서 애맨 줄기도 서너포기 날렸것만
이게 쥔의 정성을 알았는지 제법 많이 컷습니다.
또 더덕모종 얻어와서 다른밭에 심을려고 합니다.
대광님 농장에는 더덕이 얼마나 많던지 지맘대로 난것은 잡초취급 한다는군요..시상에...
콩알만한 씨앗을 얻어심은 둥근마인데 이게 땅속에는 먹을만큼 자랏는지도 궁금하네요.
생땅에 심은 호박모종이 너무 자라지 않아서 그냥 내버려 둘까 하다가
심을때의 마음을 생각하니 그래도 이를수야 있나하고 한달쯤전에 거름을 덤뿍 줫더니만
이제야 원기를 회복하고 나날이 뻣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호박은 하나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하나둘 열리기 시작하는 날이면 늦가을 찬서리가 엄습하지 싶네요.
이 해바라기는 아마도 씨앗채취용이 아닌 관상용 인것 같습니다.
굵은 대궁에 달덩이 같은 한송이의 크다란 꽃이 보통인데 이것은 한 대궁에서 많은 꽃을 피우네요.
이게 골담초인지 인동초인지 우리밭 주변에 이런것이 더러 있는데
뽑아내고 잘라내도 또 나고 또 자라더니만 이젠 꽃도 피었네요.
이왕지사 이렇게 끈질기게 자랄 거라면 차라리 울을 쳐서 잘 키워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옆에서 높히자란 수수대를 자르고 나니 숨어있던 노각이 모습을 들어 냅니다.
아랫잎은 말랏고 위에선 오이가 맺히기도 하는데 지금 거름을 줘도 된다고 해서
닭거름을 덤뿍 넣었는데 가을까지 따 먹을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사실, 오늘 꼭 해야 할 중요한 일은 가을김장 심는 것입니다.
배추를 해마다 128구 한판을 심었으나 올해는 반판만 심고 나머지는 씨앗을 뿌릴려고 합니다.
밭은 3주전에 거름넣고 로타리를 쳐 두었으니 오늘은 로타리날을 빼내고 두둑짓는 날로 바꿔서 작업 할겁니다.
그런데 이런거 교체하는게 너무 귀찮기도 해서 좀 더 넓은 밭이 있다면 관리기 한대 더 사서
전용으로 사용하련만 손바닥만한 밭뙈기 하나에 관리기를 두대씩 둘수도 없고...
재작년 까지는 날을 갈아 끼우기 싫어서 괭이로 했으나 작년 부터는 관리기로 하고 있습니다.
교체 하는건 귀찮아도 일은 많이 수월합니다.
또 좀 더 게으런을 부려 해마다 외줄 두둑을 지우다가 올해는 넓게 해서 두세줄로 심을려고 합니다.
비닐을 손으로 쒸울려니 이것 또한 귀찮은 작업 입니다.
그렇다고 세두둑 지우면서 피복기까지 장만하기도 그렇고...
그것역시 끼우고 푸는것이 보통일이 아닌지라...
오늘 일은 여기서 끝.
세두둑 만들어 비닐 쒸우는데 하루종일 걸렸다면 누가 믿어 줄까요?
그만큼 씨잘떼기없는짓 하면서 농뗑이 쳣다는 증거지요.
허긴 아침에 관리기를 들이대 보니까 어제 내린비로 땅이 너무 추져서
작업하기가 어려웟기에 수수찌고 조찌고...
땅이 좀 마를때까지 어설렁 거렸지 뭡니까..
8월 23일(일요일)
어제 쒸워논 비닐에 구멍을 뽕뽕 뚥었습니다.
저 조그만 도구가 없을땐 모종삽을 삼각형으로 찔러서 뚧었는데 조그만 아이디어 상품이 일을 수월하게 하는군요.
요즘은 서서 모종을 넣어 뚧어면서 심는것도 있다는데 거게 어떤건지 궁금하네요.
역시 심는것은 아내 몫이죠.
그렇다고 내가 보고만 있은것은 아닙니다.
간격맞춰 보기좋게 구멍 뚧는일도 쉬운게 아니며
무와 배추씨앗도 같이 넣었습니다.
맨 위의 밭엔 김장채소를 다 심었고 여긴 주로 야채를 심고있는 중간밭입니다.
나는 붉은고추를 만들지 않기에 해마다 고추는 열포기 정도에 가지는 4포기 정도 심습니다만
올해는 늦게 얻어온 모종을 나눠 주고도 남아서 가지를 열포기 고추를 서른포기정도 심었더니만
가지도 남아돌아 눈치보며(?) 남주고 고추도 처음따는 풋고추가 맛이 있지
이것은 홍고추 용이라 껍질도 두텁고 이시기엔 별로 입니다.
따지않은 홍고추는 여기저기 풀속에서 들쥐들의 식량이 되곤 합니다.
누렇게 변해가는 잎을 보니 영양부족인지 탄저가 오는 것인지...
가지도 주렁주렁 열렸지만 너무 많다보니 인기가 떨어 집니다.
가지를 한고랑에 심었으면 좋았을 것을 두군데로 나눠 심었더니만 고춧대를 뽑아낸 앞쪽것은 방해가 됩니다.
아무래도 앞쪽의 여섯포기는 뽑아버려야 할듯...
조도 수확을 늦게 하는 바람에 새가 그랫는지 쥐가 그랫는지 먹다남긴 조껍데기가 바닥에 즐비 합니다.
부산에 가보니까 조껍데기술이 있던데 설마 이런 조껍데기로 조껍데기 술을 담그는건 아니겠지요.ㅎ
고추건 가지건 잘 돌보기만 한다면 서리가 내릴때까지 따 먹을수도 있는데
차라리 정리하고 얼갈이 배추라도 뿌리는게 좋을듯 하여 가지 네포기만 남겨두고 모두 뽑았습니다
싱싱한 나무에 붉게 익은 홍고추가 좀 아깝긴 해도 어차피 건고추는 안 만들 거니까
모두 훍어서 회사 식당에도 좀 갖다주고 달라는 직원 있으면 농갈라 주고 그래야죠.
어느새 고춧대 다 훍고 고구마 줄기 따네요.
늦게 심은거라 오늘 처음 따는건데 저녁엔 고구마줄기 된장국이 나오지 싶습니다.
비닐도 걷어내고 잡초도 제거하니 너댓달 전 봄날의 심던 모습으로 돌아 오네요.
그때만 해도 "올해는 꼭 풀을 이겨내고 말거야" 라며 다짐을 하지만
여름 장마철 접어들면 또 두손들고 마는 한해가 되고 맙니다.
올가을 김장밭은 완전 요령의 극치로 위의 본밭두둑도 넓게 하였고
이것역시 넓게 해서 적당히 남는씨앗이나 철철 흩어볼까 합니다
물론 거름도 넣지않고 그냥 심을 겁니다.
대충 괭리로 푹푹 쫏아서 헛골을 메우니까 넓은 두둑이 형성 되는군요.
보기는 쉬워 보여도 어깨쭉지 다리팔 온몸이 뻑적지근 합니다.
갈쿠리로 검어서 지면을 평평하게 하는 동시에 굵은 돌멩이도 골라 냅니다.
다 됫네요. 길고 짧고 넓고 좁은 세개의 두둑이 만들어 졌습니다.
여긴 김장용이 아니고 조그만할때 뽑아서 먹을 거니까 다섯골로 촘촘히 파종합니다.
발야율이 어떨지 몰라서 작년과 재작년의 무 씨등 재고처리 했습니다.
남기지않고 죄다 뿌렸거던요.
가지 고추 홍고추 들갰잎 조선오이등 오늘도 많습니다.
진짜 한푸대 많이 넣은것은 사진이 없네요.
우리 밭에는 박과 호박이 없다고 했더니만 윗밭의 농사도사께서 한덩어리 가져 왔네요..(고마버라..)
2주일 전만해도 조가 아주 노랗게 잘 익었는데 그사이 비도오고 들새들이 쪼아먹기도 해서
절반은 허비 했지만 수확한것도 때깔이 누리끼리 좋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이 먹긴 좀 그렇고 말려서 찧어 닭이라도 줘야죠.
수수도 절반은 비둘기뱃속에 들어 갔습니다. 이거라도 잘 말려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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