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엔 기제사가 연거퍼 두번 들기에 제사장도 보고 고향집 엄니께 문안인사도 드릴겸
어제(금요일) 일과 마치고 서둘러 내려갔다.
어머니껜 좀 죄송스런 일이긴해도 추운방에서 하룻밤 자기가 좀 거시기해서
새벽에 내려가서 삼천포 장보고 올라가면서 들리겠다고 거짓말을 하고선
사천의 딸아이집에가서 여장을 풀었다.
새벽장을 보고 가보니 아직은 이른 시각인데도 저차인가 이차인가
하매나 하매나 하고 바깥을 내다보고 계셧다누만...
감기끼가 왔슴인지 딸네집의 묵혀둔 방도 엄청 추웠는데
그냥 어머니 곁에서 하룻밤 지냇으면 더 좋았을것을...
어머니는 또 무엇을 챙겨 주실려는지 집사람을 붇들고 여기저기 바쁘게 움직이시고
나는 대문밖에 옥수수가 심겨졋던 너저분한 땅을 깨끗이 정리한후
필요없는 벽돌이며 물건들을 한차가득 실었다.
말끔하게 정리된 땅을 보시더니만 역시 내아들 내아들 하시면서 얼마나 좋아 하시던지원...
진즉에 정리해 드릴걸...
대구에서 아무리 일찍 내려간다해도 삼천포에 도착할려면 8시쯤은 되야 될텐데 사천서 자고 가니까 시간이 푸근하다.
멀찌감치 정박해 있는 큰배에선 불빛이 비취고 고요한 아침 바다는 아직도 새벽잠에 취해 있는것 같다.
왁자지걸 할줄만 알았던 어시장이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직은 한가하고 점빵문을 열지않은 가게도 보인다.
일년에 서너번정도 오는 곳이긴해도 몇군데 단골집이 있기에 웃는 얼굴로 안부를 주고 받으며 필요한것을 고른다.
빼드름하게 말린 생선이 쪄도 처지지 않기에 언제 부터인가 우리집사람은 이런것을 선호하게 되었다.
대목장도 아닌데 별로 크지도 않은 돔한마리 이만원(너무 큰것은 맛이 없데나 뭐래나...)
두번의 제사에 생선값이 30만원을 육박한다.
어시장을 몇바퀴 돌다보니 배도 허기지고 생각같아선 복어탕이 먹고 싶었는데 여기 모퉁이 집에서 비빔밥이나 한그릇 하자고 하네.
사실 나는 선술집이나 포장마차 같은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뜨끈한 시래기국도 좋고 비빔밥도 먹을만 했다.
모든게 셀프지만 무엇보다 매력적인것은 얼마를 먹던간게 가격이 일인당 3천원이니 4명이서 만이천원에 배불리 먹었다.
다시 바다를 보니 저멀리 섬도 보이고 아침이 밝았다.
멀리 보이는것은 삼천포 대교이고 바른길로 곧바로 올라 갈려다가 이왕 온김에 해안도로로 드라이브를 한다.
통통배도 떠다니고 여기저기 작은 섬들이 눈앞에 다다른다.
이것이 그 유명한 죽방인가 보다.
조수의 간만을 이용해서 멸치를 잡는 장치인데 거물로 잡는것보다 이렇게 잡는 멸치는 아주 신선한 상태로 잡을수 있어서
가격도 비싸다고 한다. (그래서 죽방멸치 죽방멸치 하나보다)
삼천포 실안길 해변도로를 따라 오다보면 이국적인 풍차도 두어군데 볼수 있는데 돌아가는 모습은 한번도 보지 못한것 같다.
무슨 영화인가 드라마에도 나왔다 카고 실안명소중에 하나인 선상카페인데 나는 들어가보진 않았다.
앞에 보이는 바다가 사천만이고 다리 건너편의 저곳은 서포라는 곳인데 섬은 아니다.
이 다리가 놓여지기 전에는 아주 먼길을 돌아돌아 사천으로 나왔는데 지금은 많이 편리해 진것 같다.
물때가 간조라서 많이 빠졋고 갯펏 저멀리서 무언가 채취하는 모습도 보인다.
떠있어야 할 부교도 물이 빠져서 갯펄위에 앉아있다.
'자연속에 묻혀 살며 > 어쩌다 쓰는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11.24(월)-가을비에 은행잎은 떨어지고... (0) | 2014.11.24 |
---|---|
14.11.18(화)-테너가 내겐 안맞은 것일까? (0) | 2014.11.18 |
14.11.13(목)-요즘 경기가... (0) | 2014.11.13 |
14.11.12(수)-도어락 고치고 월례회 참석하다. (0) | 2014.11.12 |
14.11.10-가연이 퇴원하다. (0) | 2014.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