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일(토요일)
두둥실 높이뜬 흰구름이 산덩성이 넘어로 흘러가는 아침입니다.
코끝을 스치는 가을바람이 시원하다못해 조금 서늘하게도 느껴지지만
한낮의 햇살은 아직도 여름의 마지막 몸부림인듯 덥기도 한 계절이지요,
길뚝옆 계곡에 흐느러진 물봉선은 오가는 산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지만
해마다 보아온 나는 감정이 메말랏슴인지 그다지 아름답게 보이지도 않았었는데.
지난주에 오랫만에 올라오신 어머님이 "그 꽃 참 아름답구나" 라고 하시길래
오늘 다시보니 아름다운것 같기도 합니다.ㅎㅎ
봄에 우리회사 정여사가 산에서 캐 온것이라며 새끼더덕 몇뿌리를 주길래 채소밭 가장자리에 심었더니만
가지 그늘에 치였슴인지 이리꼬불 저리꼬불 그래도 꽃은 몇송이 피었네요.
지난 겨울 석축 쌓어면서 엄나무 뿌리를 잘랏더니만 그 뿌리에서 새싹이 돋아나와 이렇게 자라고 있습니다.
내년봄에 파서 좋은터에 옮겨 심어야 겠습니다.
봄에 뿌린 도라지가 너무 그늘진 곳이라서 그런지 바늘처럼 가늘고 잘 자라지 못하네요.
이것역시 좋은땅에 옮겨 심어야 할까 봅니다.
심은지 3주쯤 되었는데 배추잎을 벌레들이 많이 갉아 먹었습니다.
왼쪽 한두둑의 배추는 거의 보이지가 않네요.
풀이 무성한 여기는 작년까지만해도 닭집이 있던곳인데 철거하고선 일손이 없어 그냥 둿더니만 이렇게 변해 버렸네요.
땅에 스며든 닭거름이 얼마나 좋았슴인지 내 키보다 더높히자란 풀을 예초기로 대충 쓰러뜨렸습니다.
오늘의 주된일은 이 닭장의 거물등 내부를 철거하고 정리해서 헛간으로 쓸려고 하는 것입니다.
주말농장을 하면서 또하나의 취미로 토종닭이며 관상닭이며 나름 여러종을 기르며 즐겻었는데
칠팔년 기르다보니 사료값도 많이 올랏고해서 지금은 실키 열댓마리만 아래의 새로운 닭장에서 기르고 있기에
여기 이 닭장은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거물을 뜯어내는것도 쉬운일이 아니네요. 오히려 거물을 칠때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것 같습니다.
하루면 다 될줄 알았던일이 절반도 못했습니다.
전기가 있으니 작업등 설치해서 밤일까지 하면 되겠지만 하루종일 땀흘리다 보니 몸도 피곤합니다.
오늘은 농막에서 자고 내일 일찍 또 시작해야죠.
안사람을 데리려 집에 내려 갔더니만 외손녀가 한사코 같이 오겠다고 때를 쓰는 바람에
어쩔수없어 같이 왔더니만 내가 연주도 못하겠금 기어코 마이크를 차지하곤 잘 놀고 있습니다.
노래도 어쩜 이리도 잘 부르는지... 너나 할것없이 요즘 아이들 정말 똑똑하죠.
음악에 맞춰 춤도 추는데 할머니는 주말드라마에 넋이 빠져 박수도 한번 안칩니다.
장보린지 청보린지 그게 요즘 인기더군요.
밤은 깊어가고 창문 밖에선 불빛따라 모여든 나방나비의 숫자가 자꾸 늘어 납니다.
일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어제 철거한 앞기둥과 바닥에 깔았던 빠래트등 방수천이 온밭에 너저분 합니다.
바닥에는 수년동안 잘 삭혀진 거름이 수십포대가 나오는군요.
밭에서 사용하는 물품중에서 농기구를 제외하곤 전부다 재활용품입니다.
어깨에 둘러맨 저 통태도 회사에서 버리는것을 뫃아둔 것입니다.
이렇게 틈새가 맞지않는 바닥에 깔면 아주좋은 깔판이 되죠.
닭장에서 쓸어담은 거름을 차곡차곡 정리합니다.
닭에게 항생제등 어떻한 약품도 먹이지 않으니 이거야 말로 100% 유기농 거름인거죠.
쥐구멍도 메우고 평평하게 다져서 그위엔 또다시 방수천을 덮을 것입니다.
거의 정리가 된것 같습니다.
이틀동안 안하던일 해보니까 농삿일보다 더 힘든것 같습니다.
다음주엔 또 위에있는 옛날농막 정리해야는데 이 일 보다는 수월하지 싶습니다.
'자연속에 묻혀 살며 > 청룡산 도원놀이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4년10월3일-토란줄기 벗기고... (0) | 2014.10.15 |
---|---|
14년 9월 셋째주-참깨털고 이것저것 놀다온 하루. (0) | 2014.09.23 |
14년 8월 마지막주-하늘밭 정리하고 김장파종 일주일째.. (0) | 2014.09.01 |
14년 8월 23일-올해의 마지막 파종(김장농사) (0) | 2014.08.24 |
14년 8월 15일-가을김장 심을준비. (0) | 2014.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