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여름농사는 거의 무방비속에 흘려 보냈습니다.
10년여 주말농장을 하다보니 한해는 잘하게 되면 또 한해는 좀 등한시 해지고...
그렇게 반복되어 지는것 같습니다.
그도 그런것이 올해는 농막 짓는일에 올인 하다보니 어쩔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그래도 세월은 흘러 가을의 문턱에 들어섯으니 올해 마지막인 김장농사를 시작해야죠.
참으로 오랫만에 참깨밭엘 들렸습니다.
참깨를 쪄서 말려야할 농막앞 마당은 온통 풀천지로 변해버렸습니다.
윗밭은 그래도 주말마다 들리는데 여긴 윗밭의 길목에 있으면서도 너무 소흘히 하는것 같습니다.
여긴차하기도 좀 그렇고 주변 여건이 윗밭보다 못하기 때문이지요.
환삼덩굴이며 칡넝쿨이 기둥에 엉켜붇어 지붕까지 올랏네요.
작년 같으면 나물로 부침개로, 먹고 또 먹어도 한두덩이가 남아있을 호박이 올해는 아주 귀합니다.
우리밭만 그런가 했더니 다른밭도 맺히기가 무섭게 빠져버리고 크지가 않는 다는군요.
호박은 그렇다손 쳐도 호박잎이나 따 먹어야죠.
지난 오월 하순에 심어놓고 풀한포기 뽑지않은 참깨 입니다.
그때 벌써 부지런한 사람들의 참깨는 한자쯤이나 자랏을때 씨앗을 뿌렸는데
가뭄이 심해서 발아도 잘 않되고 무더기로 말라죽기도 해서 군데군데 빈자리가 많습니다.
조금 늦은감은 있지만 윗순의 꽃을따 줍니다.
무슨 일이던 결과를 봐야 안다고...특히 농사는 더 그렇죠.
장마철엔 비가 오지도 않더니만 때아닌 이즈음에 너무 잦은비로
일찍심은 사람들의 참깨는 말리지도 못하고 절반이상이 썩었다고 하네요.
나도 아직은 장담할때가 아니죠, 9월달에 태풍이 한두개 있다니 그게 어찌될지...
그래도 지난주에 대충 풀을 뽑았더니만 쌓아논 석축이 보입니다.
농망앞도 온통 풀이 가로막고 있었는데 풀을메고 통로를 확보했습니다.
우리밭에 들어서면 제일먼저 토마토밭이 나오는데 이제 거의 만물이 된것 같습니다.
옆밭의 심사장은 대추토마토라고 사서 심은것이 방울토마토라고 하더니만
우리밭의 대추토마토도 자라면서 동그랗게 방울로 변하네요.
농막앞도 대충 정리를 해 놓으니 한결 보기가 낟습니다.
오늘의 일은 김장을 심는 것이거던요.
작년까지는 수목원 아래의 육묘장에서 구입 했었는데
그기 모종이 너무 부실해서 108구 한판을 심어 보니까
80여 포기밖에 안나오지 뭡니까.
올해는 화원의 오일장날에 가서 만원주고 구입 했습니다.
가격은 이천원이 더 비싸지만 모종은 훨씬더 좋은것 같습니다.
지난주에 로타리치고 거름넣어둔것밭을
오늘은 관리기의 쟁기날을 갈아끼워 골을 지었습니다.
이거 괭이로 할려면 엄청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요.
골은 지엇지만 그래도 한번더 고르개로 두둑도 올리고 이쁘게 다듬어 줍니다.
작년까지는 외줄 두둑만 지었는데 올해는 두줄과 외줄을 병행해서 만들어 봣습니다.
이렇게 하면 좁은땅을 조금 넓게쓰는 효과가 있겠지요.
두줄에는 배추를 심고 외줄에는 무를 심을려고 합니다.
김장밭고랑 몇개 짓고나니 벌써 해가 졋네요. 오늘은 농막에서 잘려고 합니다.
오늘밤은 시원해서 선풍기는 안돌려도 될것같습니다.
가리워진 커텐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쨘~~ 이런게 있습니다.
충전식 앰프스피커와 노래방 모니터 등인데 이것은 그냥 여기에 두고 어쩌다 가끔 사용해 볼까 합니다.
산속이다보니 닫아둔 창문밖에는 풀벌레들이 많이 모여 드네요.
아껴둔 진도홍주 입니다.
밤에는 맥주보다 독한술이 좋죠.
반주겸 많이도 말고 조그만잔에 딱 석잔만 마시고 잘려구요.
농막에서 자니까 좋은점도 많습니다.
코끝으로 느껴지는 새벽공기며
이름모를 지져귀는 새소리는 그 어떤 음악보다도 아름답게 들리고
이슬내린 풀밭은 바지가랭이를 적셔도 식전의 일하는 즐거움이 또 있습니다.
농막옆의 빈터에 자란풀이 내 키보다 더 큽니다.
뽑히지도않는 명아주는 여기저기 왜 이리도 많이 나는지원.
그런데 명아주 어린순은 나물로도 해 먹는다는데 그거 요리방법을 모르는 지라...
한나절걸려 정리했습니다. 속이 다 후련하네요.
쌓아둔 풀은 또 거름이 되겠지요.
풀속에 파묻혔던 버드나무 거루터기에서 싸리버섯이 피어낫네요.
이게 독이 있는것과 없는것 두종류가 있다는데 그것을 모르니 않먹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몇포기 얻어심은 초석잠도 풀을 메고나니 제모습이 들어 납니다.
김장도 심었겠다 어느정도 풀도 멧겠다 오후에는 이렇게 놀다 갈까 합니다.
아이쿠 이거 옻입은 꼬락서니가...
다음에는 좀 멋지게 차려입고 폼을 잡아야 겠습니다.
이웃밭에서도 몇분이 놀러 왔습니다.
국수말아 한그릇씩 나눠먹고선 한곡씩 하십니다.
노래방보다 노래하기가 어렵다고 하시네요.
맞습니다 맞구요.. 술김에 하는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노래방 기계는 노래에만 최적화 시켜 놧으니 반주기보다는 쉬울테죠.
아.. 우리 젊은 사모님의 이쁜 얼굴은 보여 드리면 않될것 같아서...
밭에와서 오전 한나절만 일하고 이렇게 놀아보긴 처음입니다.
이렇게 또 하루해가 저물었으니 내일은 또 본업에 열심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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