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에 묻혀 살며/청룡산 도원놀이터

농사, 11년 10월 마지막주(난로도 설치하고 돼지감자 캐고...)

청룡산삼필봉 2011. 10. 30. 20:00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다. 

유난히도 긴 장마와 무더위에 힘들었던 여름이

바로 엊거제 같것만 벌써 올해의 가을도 만추를 향해가고 있다. 

작년 이맘땐 깜작추위와 때이른 무서리로 고추며 호박잎이 폭삭 주저 앉았었것만

올해는 아직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는게 다행이고 고추야 뭐 끝물도 다 훌텃지만

산허리밭에 심어둔 호박은 오히려 요즘에 더 많이 맺힌다.

물론 한여름에도 열리지 않았겠냐 마는 산중밭엔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으니

그게바로 호박과실파리라고 하는 곤충이다.

크다란 누렁호박속에 애벌레가 들어있는것을 약으로 쓴다는데 바로 이놈들의 소행이고

평지에선 서식하지 않으며 높은 위치의 밭엔 어김없이  나타난다.

하여간 벌처럼 생겼으되 벌도 아닌것이 길쭉하고 이상하게 생긴

쬐그만 그놈들이 걷껍질이 부더러운 애호박엔 어김없이 침을 싸서 알을 낳으니

여름엔 못먹는게  절반도 넘지만 9월을 넘기면서 차츰 그 세가 약해 지기에

가을 호박을 더 많이 따낼수 있는 것이다.

오늘도 아랫밭에서 애호박 서너덩이와 숨겨져 있던 누렁호박도 두덩이나 찾아냈다.

이제 싱싱한 호박줄기도 서리 한방이면 맥없이 주저앉을 터이라 부더러운 호박잎과

새알같은 어린호박도 아낌없이 따서 한포대에 넣어 차에 실었다.

이번주엔 난로도 설치하고 결명자도 따야기에 윗밭으로 어서 바쁜 걸음을 재촉해 본다.

 

 

 

위에서부터 들기 시작한 단풍이 계곡아래까지 내려왔다.

저기 건너편 계곡건너 맨아래 초록거물 둘러진곳이 우리 밭이다.

 

 

 

내가 올라온 길을 산객들이 내려가면서 자기내들끼리 하는말,

"차가 있는걸보니 험한길은 다왔나 보다"라고 하는 얘기로 짐작컨데 이 산이  초행길이지 싶다.

그냐져나 건녀편까지 사료 10포대 옮길려면 어깨 빠지게 생겼다.

 

 

 

오솔길따라 우리밭 가는길엔 들국화도 피어있고..

 

 

 

여름나절 나에게 새콤달콤한 맛을 안겨 주었던 산딸기 나무도 아직은 푸르르다.

 

 

 

깊숙히 보관해 두었던 난로도 들어내어 먼지를 털어내고...

 

 

 

예비용으로 준비해둔 석유난로도 점검해 본다.

 

 

 

가스를 아끼기위한 간이 아궁이의 굴뚝도 새것으로 교체했다.

사실 여기에 갈비불로 밥을하면 솔향기가 스며든게 그 맛이 반찬없이도 그냥 먹을수 있을 정도다.

 

 

 

난로 장소의 확보를 위해 진열장도 한켠으로 옮겼다.

 

 

 

밖에있던 나무도 장작으로 만들어 한켠에 쌓아둔다.

 

 

 

시험적으로 불을 지펴 보니 작년과 마찬가지로 성능이 아주 양호하다.

 

 

 

10월 30일(일요일)

사실 오늘은 닭장정리와 결명자부터 딸려고 했는데 돼지감자부터 먼저 수확하기로 했다.

왜냐면? 이것 심은지가 삼년째지만 내리 두해동안 도선생이 가져 갔기에

올해는 도둑맞기 전에 내가 먼져 수확하려는 것이다.

 

 

 

사실 윗밭의 심사장이 도둑맞기전에 빨리 수확하라고 언지를 줘서 하는 것이고

뿌리가 얼마나 나오는지 구경하러 와서 손을 번쩍들어 폼을 잡고있다.

 

 

 

생전 처음 해보는 돼지감자캐기...이거 정말 힘든다.

 

 

 

대 캣으면 세통은 충분히 나오련만 너무 힘들어서 도무지 더 이상은 못하겟다.

나머진 다음주 쯤에나 캐지뭐...

깨끗히 씻어 효소도 담그야 하고 장아찌도 담근다는데 검색해 봐야겠다.

 

 

 

혹여 고선생(고라니)이 다녀갔는지 점검해 보며 무려 세번이나 다시심은 김장이 이젠 좀 어우러진듯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올해는 무의 씨앗선택이 잘못된것 같다.

씨앗포장지의 그림에는 길고 통통한게 좋아보이더니만 실제로는 길죽하기만 하고 통통하지가 않다

 

 

 

늦게심은 쪽파가 더디게 자라서 뽑아먹지도 못하겠고 올겨울을 넘길수 있을려나 모르겠다.

 

 

 

어제 오늘 정말 허리가 휘도록 일했다.

그옛날 큰머슴이면 한나절만에 해 지웟을 일을 나는 이틀동안이나 했으니 허리 아프단 말 하면 안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