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에 묻혀 살며/어쩌다 쓰는일기

외손녀가 입학했는데 입학생 대표로 연설을 하다니...

청룡산삼필봉 2016. 3. 2. 10:02

딸아이와 합쳐서 같이 살게 된것이 2년쯤 되어 가는것 같다.

애시당초 합치고 싶어서 합친것이 아니라

사위가 대구로 전근을 오는 바람에 우선 혼자와서 몇달을 지내 보더니만

아무래도 처갓집에 지혼자와서 출퇴근 할려니 많이 불편했던게지

마침 세입자도 이사를 가고 비워있던 터라 은근슬적 이사도 아닌 이사를 와서

이층에서 따로 살줄 알았더니만 이층에는 잘 올라가지도 않고

일층에서 같이 비비적거리면서 살고있다.

둘이살던 집에 불현듯 네식구가 늘었으니 얼마나 불편하고 난장판 같던지

왕짜증에 고함도 지르고 했지만 그것도 세월 지나니 적응이 되더라

이젠 오히려 시갓집 간다고 몽땅 가버리고 나면 오히려 허전한 느낌이다.

이년여를 살면서 사위는 또 합천으로 전근을 가게됫고

주말부부가 되었기에 다시 시갓댁이 있는 사천으로 내려가야 하나 어쩌나 고민하는것 같았다.

사천에 있는 집은 정리를 않고 그냥 두었기에 내려가면 되고

또 그기에 있는 딸애의 친구가 자꾸 다시 내려 오라고 꼬셔서 마음이 기울기도 했는데

내가 한마디 했다.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옛말도 있거니와

대도시는 학군좋은데로 이사를 가는데 어찌 너는 좋은 조건을 두고도 다시 내려 갈려 하느냐..

했더니만  마음을 다시 먹고 내외가 합의를 했는지

외손녀를 여기 초등학교에 입학을 시켰다.

예비소집에 아동들 개개인 면접도 하고

더디어 어제 입학을 했는데 당연 입학식 행사가 있었고

프로그램의 정해진 순서에 따라 입학생 대표가 나와서

연설을 한다는데 그게 선생님이 쓰준 글을 읽는 정도이겠지만

그것도 사전에 다 어떤얘가 대표 어린이가 될것인지

관심많은 학부모와 사전에  의논하고 연습을 시키고 했을 터인즉

객석에 앉아있던 딸이 입학생 대표는 누굴까?

참 좋은 집안의 얘 일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입학생 대표 누구누구 라고  호명 하길래 이름이 같은얘가 또 있나 싶었는데

즈거 딸이 단상으로 올라와서 글을 읽더라누만.

응급결에 너무 놀라서 멍하니 바라보다 사진도 한장빡에 찍지 못했다네.

옆에있던 다른 엄마들이 연습을 얼마나 했는지 똑똑하게 잘한다고 들 소근소근 하고...

나중에 어찌된거냐고 물어보니

원래는 다른 남자얘가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최종연습을 시켜니까 그 얘가 울먹거리면서 하지를 못해서

선생님이 우리 가연이 한데 긴급 땜빵을 시켯다누만...

연습도 안하고 어찌 했냐니까 선생님이 올라가서 그냥 읽어면 된다고 했다는데

지도 올라가서 읽어려니까 겁도나고 눈물도 날려고 했는데 꾹 참고 했다는게 얼마나 대견 스러운지...

그게 다 나의 영향이다 면서 평소에 내 연습방에서 마이크를 자주 잡아본게

좋은 경험 아니겠나 하고  그드름도 피웠다.

이런 땜빵 얼마던지 좋은데 땜빵보단 본빵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할수록 기본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