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월 중순인데 올들어 처음으로 농장일기를 쓴다.
그동안 밭에 않간것은 아니고 닭모이주러 주말 이틀중 한번은 꼭 다녀오곤 했었지만
그냥 사진만 몇컷 찍어두고서 올리지 않은것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바쁜일도 있었지만
겨울철이라 별스레 올릴자료도 좀 허술했고 갑자기 찾아온 신체의 이상으로
가벼운 물건 하나라도 맘대로 들수없는 팔꿈치와 목의 아픔 때문 이었다.
이게 완전 주저앉을 정도도 아니고 살기위해 움직여야 하니
그 강약에 따라 심하기도 하고 들하기고 하고 밤잠도 설쳐야 하고...
왼팔은 한의원에서 장기간 치료하여 거의 나을 즈음에 오른팔에 또 고통이 시작되었기에
전문병원에서의 진단결과 테니스엘보란다.
의료시설이 좋아서 한의원에 비하면 아주 단기간에 지료가 되었는데 완전하진 않지만
그런데로 쓸만 하기에 오늘 이렇게 글을 쓰고있는 것이기도 하다.
1월 14일
아래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첫눈이 여긴 그대로 쌓여있다.
가져올것은 없지만 그래도 밭에 갈때는 항상 베낭을 메고 간다는거...
여름철의 뜨거운 열기를 좀 줄일려고 5겹6겹으로 덧쒸운 천막이 바람에 자꾸 벗겨지는 바람에 이렇게 해 둔 지금은 안심이 된다.
별로 많는 눈이 아니라서 닭장가는 이 길도 곧 녹아 없어질듯...
지난 가을 이 천막을 덧쒸울때는 찌던때가 덕지덕지 붇어 있었는데 그사이 비오고 눈오는 바람에 다 씻어져 내렸다.
겨울은 모든게 멈춰진듯 하다.
그래도 밝은 햇살이 비취니 몸은 추워도 저 산 양지쪽은 따스함이 느껴진다.
1월 21일
밭에는 이미 큰 냉장고가 하나 있고 김치냉장고도 있지만
집에서 쓰던 헌 냉장고를 버리기가 좀 아까워서 또 가지고 오는 바람에
딸애식구들과 외오촌 조카도 불러서 냉장고도 옮기고 아침겸 점심먹고 내려 갈것이다.
1월 27일
닭장속의 열두마리 닭들은 모두가 형제 자매들이거늘 두마리의 장닭은 왜이리 견원지간인지...
위에 홀로 서 있는 놈이 더 멋지게 생겻는데 덩치에 밀려서 항상 이렇게 위에 있다가
눈치보며 내려와 모이 먹다간 또 쫏겨 나곤 하는게 너무 불쌍해 보여서 큰놈은 사진 찍은 이후 제거됫다.
1월 28일
한참전에 모카페의 지인이 구해준 길상고추와 당조고추를 사돈댁에 보내서 모종을 내리고 있는 중이다.
해마다 시중에서 모종을 사다 길럿는데 맘에드는 좋은 모종도 없을뿐더러 속고 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2월 10일
겨울 가뭄이 심한 가운데도 물은 조금씩 흘러내려 거대한 얼음덩이로 변했다.
여기 산속밭을 드나든지도 10년이 더 넘었지만 올해처럼 이렇게 겨울가뭄이 심한것도 처음인것은
해마다 골자기의 물을 닭장으로 유입해서 흘려 보냈는데 그게 말라 버려서 이렇게 얼음속의 물을 길러서 닭에게 먹여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전기가 들어 오기에 열선을 깔아서 얼지않게 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갈아 주는 것이다.
몇해전 까지만 해도 겨울엔 언땅을 파고선 허물어진 밭뚝을 돌로 쌓곤 했었는데
아직 70도 않된 이것도 나이라고 그것마져 힘이 달려서 다른 방법(일)을 택하고 있는데
그것이 무언가 하면 산중턱에 올라가서 잘 부숙된 부엽토를 긁어오는 것이다.
오르는 길목에선 생강나무가 봄이 오는것을 느끼기나 한것처럼 약간의 움직임이 있는듯 하다.
이 나무는 일부러 이렇게 만들려고 해도 어려운것인데 어찌 이리 오묘한 형상으로 휘었는지...
내가 목적으로 하는 중턱에 올라오면 요즘은 좀 귀해진 부처손의 군락이 있는데
여긴 등산로의 뒷 절벽이라서 지나 다니는 등산객의 눈에 안 띄는게 큰 다행이다.
필요한 만큼 가자장자리 잎을 조금씩만 잘라가면 좋으련만 무지막지하게 몇푸대씩 뽑아가는 사람이 있으니 그게 문제이다.
바람이 그랫는지 어느 동물이 그랫는지 이런것이 오목오목 모여 있는곳도 있고
여기 어디만치에서 부엽토를 채취해서 한베낭 짊어지고 갈것이다.
긁어온 부엽토는 내려앉은 블루베리화분도 채워주고...
또 이렇게 비축해 두었다가 윗밭에 심어논 블루베리에 넣어주면 풀도 들나고 좋은 거름이 되는 것이다.
여긴 밭뒤쪽 계곡인데 산속의 물줄기가 시시각각 변하는 것인지 앞쪽계곡보다 오히려 수량이 더 많아진것 같다.
요즘은 밭에오면 맨먼저 하는것이 부엽토 채취이고 그외는 이런저런 허드랫일 인데
오늘은 윗농막의 비워둔 닭장을 철거했다.
봄농사를 위해 보관해 두었던 효소찌꺼기도 뿌렸는데 이렇게 해서 오이나 고추를 심으면 그 맛이 달고 좋았던 경험이 있다.
2월 15일
오늘부터 나흘간 설연휴다.
와이프가 말하기를... 오늘은 밭에 가지말고 부침개나 좀 부치라는데...
온 가족이 다 모이니 집에 좀 있으라는 말이겠지만 잠간이라도 갔다온다며 밭에왔다.
도심에선 도무지 볼수없는 이렇게 높고 푸르런 맑은 하늘이 더없이 좋다.
밭에 올때마다 맨먼저 하는일이 부엽토 채취라고 위에서 말했드시 오늘도 가파른 산덩성이를 오라간다.
한번 오르내리느데 걸리는 시간은 한시간반 가량이지만 이상한 새보고 사진찍고 그러다보면 두시간이 더 걸릴때도 있다.
2월 17일
예전에는 어머니와 형제들이 설쇠러 오면 이삼일 정도는 자고가곤 했었는데
설 뒷날인 오늘 일찌감치 점심먹고 다 가버리는 바람에 배웅하고 또 산바람 쐬러 왔더니만
얼었을때는 몰랏던 물이 터져서 줄줄 새고 있다.
2월 18일
우리집엔 여차여차한 이유로 빵이 좀 남아 도는게 있는데 그냥 버리기가 아까워 닭을 주지만
이런것을 주면 산란율이 좀 떨어지기도 하고 잡아보면 기름끼가 많이 끼여있지만 그래도 버릴수는 없는법...
2월 24일
초겨울부터 낳기 시작하던 알이 요즘은 일주일에 30개 안팍인데 시중에 파는 것과는 월등히 좋아서
외손녀 둘이는 한꺼번에 너댓개씩 먹어 버리니 3일이면 다 없어져 버린다.
낳은만큼 먹이도 줘야 하고...
빵도 이렇게 낑가 놓으면 허실없이 잘 쪼아 먹는다.
닭들은 모이를 깔아 헤비고 팅겨가며 먹는 습성이 있기에 허실되는 양도 제법 될것같아 사료통의 개선이 필요할것 같다.
모래통이 따로 없다보니 바닥에 조금씩 뿌려논 흙과 낙엽부스러기에 목욕을 하고있다.
여기 무느져내린 밭뚝을 다시 쌓을 계획인데 예전 같으면 요즘같은 겨울에 해 치웟을것을
언땅을 파기싫어 봄이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은 마른풀이라도 좀 정리해야 겠다.
긁어내린 덤불은 저기 물탱크옆 빈 공간에 넣을 것이다.
밭고랑에 있는 부서러기들도 말끔히 긁어낸다.
마른 고춧대도 잘라내고...
아랫밭뚝의 쑥대까지도 말끔하게 정리한다..
이제 다 했으니 모든 연장은 원위치...
지난가을 댑싸리를 뽑아서 그냥 두었는데 빗자루를 만든다.
파이프는 미리 뾰족하게 잘라서 윗밭과 우리밭의 경계용 말뚝을 만들고 있다.
2월 25일
길다란 사료통 2개중 한개를 철거하고 대신 드럼통을 넣었는데 이것도 가만히 살펴보니 밖으로 튕겨 나오는게 있어서 개량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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