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왠만하면 여행도 다니고 집에서 좀 여유로운 주말을 보낼려고 했더니만
해야 할 일들이 자꾸 눈에 보이니 동절기의 주말도 예외없이 바쁘게 이어 집니다.
12월 12일(토요일)
올해는 아직 매서운 추위가 없었기에 땅은 얼지 않았지만
그래도 길섶엔 찬서리가 많이 내린 아침입니다.
예년 같았으면 거의 말라있을 골자기에도 올겨울은 물이 풍부합니다.
우리밭은 좌우에서 흐르는 물이 앞으로 모여 흘러내리는 세개의 물줄기가 있는데 여기는 좌측 물줄기 입니다.
여기 울밖의 한뼘 밭에는 지난 가을에 옮겨심은 더덕이 잠을 자고 있습니다.
땅이 촉촉한걸 보니 어제도 비가 왔나 보군요.
여기와 집은 불과 6키로의 거리지만 기후는 제법 차이가 있기에
아랫녘은 비가 오지 않았어도 여긴 촉촉히 젖어 있습니다.
이제 또 새로운걸 하나 만들었기에 밭에오면 제일 먼저 확인하는게 이것입니다.
뭐냐 하면? 지 지난주에 임시로 만들어준 미꾸라지 어항입니다.
겨울엔 먹이활동을 안한다지만 그래도 차거운 날씨에 배골으면 어쩔까 싶어
간식용으로 가져온 카스테라를 넣어주고 갔었는데 그대로 떠 있네요.
일주일 동안 어떻게 변했나하고 밭을 한바퀴 둘러 봅니다.
시험용으로 뛰엄뛰엄 남겨둔 적상치는 꼬부라졌고 되라지고 못자란 쪽파에도 서릿꽃이 피었습니다.
이제 남은 거라곤 조금심은 이 초석잠 뿐인데 얼런 캐내고 정리하면 좋으련만
오늘도 이거 캘 시간은 없지 싶습니다.
등산객들이 오가며 한마디씩 하는말, 이 좋은 고욤을 왜 그냥 두냐고...
나의 답변은 , 이거 따 봣자 포도알보다 작은게 온통 씨 뿐인데 따서 뭣 할려고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울타리 작업을 해야 겠습니다.
장마철에 물이 많이 흐르는 지대는 폐 철재 빠랫트를 펼쳐서 설치 합니다.
물론 그물망도 물은 충분히 빠져 나가지만 어디 물만 흐르나요?
낙엽이며 나뭇가지등도 같이 흘러서 엉켜붇다보면 그물이 늘어지고 손상이 오니까요.
문쪽에서 설치를 해 올라 왔습니다.
폐 안전망 그물이다 보니 폭과 길이도 가지각색이라서 아래에서 치다가 위에서 치다가 엿장수 맘되로 작업 합니다.
폭이 넓은것은 두겹으로 걸치고 양쪽에서 걸치다 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얼기설기 얼렁뚱당 치긴 다 첫습니다.
나중에 시간나면 큰 돌멩이는 따로 좀 정리해야 겠어요.
이렇게 울을 치는것은 동물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함인데
안쪽의 경작지에는 따로 울을 쳐 두었기에 여긴 사실상 안쳐도 되지만
이것은 오로지 사람의 침입을 막기 위함 입니다.
안쪽이 곰취밭인데 올봄부터 야금야금 도둑을 몇번 맞았거던요.
12월 13일(일요일)
아직은 날씨가 그다지 춥지 않는지라 나혼자오면 난로를 피우지도 않고
피울시간도 없이 바로 일하러 가는데 오늘은 집사람과 함께 왔기에 제일먼저 난로를 피웁니다.
어제 하던일 마져 해야죠.
파이프에 조여져있는 나사와 철사등을 제거 합니다.
이 자재는 아랫밭의 농막용 자재였는데 그밭은 정리하고 농막도 철거 했기에 지금 용이하게 쓰고 있습니다.
아니.. 그런데 저쪽 아래의 골자기로 가지않고 왜 잘 되어있는 울타리로 올라가는거죠?
아래위로 뭔가를 살피고 있습니다.
잘 박아둔 쇠말뚝을 마구 흔들어 제낍니다.
뽑을건가 보네요.
쑥 뽑아 올렸네요.(왜 그러지...?)
방금 가지고 온 조금 가늘고 긴 말뚝으로 교체를 하는군요.
교체한 말뚝을 둘러메고 갑니다.
느닷없이 이건 또 뭐하는 거죠?
울을 칠거라면서 닭장앞에서 왠 그다린더 작업?
쇠말뚝을 그라인더로 갈아내고 있습니다.
사연인즉, 박으면서 큰 함마로 내려치다 보니 윗부분이 퍼져서 파이프의 구멍이 줄어 들었지 뭡니까.
구멍 줄어든게 무슨 문제 냐구요?
굵은 말뚝이 짧아서 그기에 긴 말뚝을 꽂아 넣어야 되는데 구멍이 좁혀져서 안 끼워지니
갈아서 구멍을 크게 만들어야죠.
어제는 외부 출입문 윗부분을 작업했고 오늘은 아랫부분을 해야 합니다.
아즈막히 흰색천을 둘럿지만 찟어지고 구멍나서 다시 해야죠.
위에 살짝 보이는 그물은 오미자 그물입니다.
말뚝도 옮겨왔고 바깥으로 흐르는물 보이죠?
여기에 가재가 살고 있습니다.
나는 호기심으로 잡아보긴 했으도 도로 살려 줫을뿐 가재 잡는 사람들이 제일 미워요.
자, 또 말뚝 박아야죠.
군대서 준사관으로 장기복무 하는것을 말뚝 박는다고 하는데 요즘은 말뚝 박는것도 쉽지 않다죠?
여기도 지형이 울퉁불퉁하고 바위와 돌들이 많아서 군대서 말뚝박는것 보다 더 어렵습니다.ㅎㅎ
말뚝박고 그물 잘 칠려면 걸리적거리는 작은 나무나 가지등을 정리해야 하기에 전지가위를 가져 옵니다.
그렇다고 달랑 전지가위만 가져올수 있나요. 그물도 하나 꺼집고 와야죠.
나뭇가지를 잘라 냅니다.
아이구야. 또 무거운 철재 빠랫트 잔재를...
길도 험하고 무겁기도 하고...
굴려서 내려야죠.
에게게 너무 아래로 굴러 떨어져 버렸네요.
다시 꺼집어 올립니다. 쉽게 하려던 일이 되레 힘들어 졌습니다.
여기에 대충 세워두고...
빠랫트가 넘어지지 않게 지지용 말뚝을 박습니다.
아래가 암반이라 더 들어가지 않아서 둘을 쌓습니다.
우선 이렇게 해 두고 시간 봐 가면서 몰탈을 좀 비벼 넣어면 되지 싶네요.
여기도 여름날에 물이 많이 내려가게될 부위에 설치 합니다.
가운데는 크다란 교욤나무에 기대게 하니까 상당히 힘이 실립니다.
양쪽은 또 말뚝박아 고정 시켜야 하고...
말뚝 박는거 이거 보기와는 달리 억수로 힘이 드는 작업 입니다.
이러다 내 어깨 남아 날려는지...
철사로 아래위를 조여 고정 시킵니다.
시간은 좀 남았지만 어깨도 아프고... 이정도만 해야죠.
마침 와이프 친구가 근처에 등산왔다 내려가는 중이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겨울철에 드릴것도 없으니 엄나무라도 잘라 드려야죠.
그냥 길게 뚝뚝 자르면 수월하지만 온통 가시라 가져가서 다시 자를려면 여간 성가신 일이기에
내가 좀 귀찮아도 짧막하게 작은 솥에도 쏘옥 들어가게 자릅니다.
차곡차곡 노란광주리 하나 가득 이었는데 다 가져 가시라고 했더니만 너무 좋아들 하십니다.
조금 일찍 집에 왔으도 집은 집데로 할일이 많습니다.
그동안 기제사에다 다른 일들이 겹쳐서 뽑아둔 무뫄 배추도 그냥 두었거던요.
2주전에 뽑아 올때는 모두다 먹을수 있는 푸른 잎이었는데
손보지 않고 그냥 두었더니만 누런 전잎이 많이 생겼네요.
이것은 또 이렇게 잘 말려서 다음주에 밭으로 되 가져 갑니다.
닭에겐 더없이 좋은 특식 이니까요.
'자연속에 묻혀 살며 > 청룡산 도원놀이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12.26(토)-사료 옮기기 (0) | 2015.12.26 |
---|---|
15.12.19(토)-첫눈 쌓인밭 (0) | 2015.12.19 |
15.12.5(토)-닭장의 겨울준비 (0) | 2015.12.05 |
15.11.28~29(토,일)-겨울로의 준비 (0) | 2015.11.29 |
15.11.22(일)-무뽑고 닭장 뚝쌓고... (0) | 2015.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