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겨울을 농한기라 하죠
농한기는 옛날 관행농 할때나 있었지만 그때도 부지런한 농부들은 겨울을 그리 헛되이 보내지는 않았던것 같습니다.
다만 논밭에 심겨진 작물이 보리와 밀 뿐이었기에 그다지 관리기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서릿발이 서서 뿌리가 들떠면 밟아주기도 했었고
긴긴겨울 새끼를 꼰다거나 가마니를 짠다거나 또한 땅을 깊히파서 뒤엎기도 하고
마당 한켠에서 김이 무럭무럭 나는 거름을 가끔씩 뒤져 주기도 했었죠.
찾아서 하면 얼마던지 할일이 많은데 겨울은 그냥 쉬는철이다 라는게 지배적인 생각이었나 봅니다.
오락이나 여가꺼리가 적당치 않았던 시대라 어느 한집 사랑방에 모이면 하는 놀이가 딱 하나 있었지요.
보나마나 들어나 마나 화투 였습니다.
처음엔 술내기에 닭잡아 먹기등 심심풀이로 시작 한것이 점점 크져서 나중엔 땅문서도 잡히게 되고
겨울지나 봄이되면 노름으로 인한 농토의 주인이 바뀌게 되기도 했죠.
그러다보니 이웃사촌이 원수지간으로 변하기도 하고
그 시대엔 범국가적으로 노름퇴치운동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 주말농장 이야기에 서두가 다른 방향으로...ㅎ
이웃밭은 마늘도 심고 양파도 심고 그러던데
나도 한두번 심어는 봣지만 잘 되지 않아서 가을엔 아무것도 심지 않기에
겨울밭은 산새들의 놀이터에 기나긴 휴식의 밭이 되는 것이지요.
비록 밭은 쉬고 있어도 할일은 많습니다.
무너진 뚝도 보수해야 하고 박혀있는 돌덩이도 캐야하고...
하지만 그보다 더 급한것은 닭장에 보온비닐 설치입니다.
작년까지만해도 닭장이 농막 바로 옆에 있었는데 윗쪽으로 옮겼다보니 작년겨울에 사용했던 쫄대를 가지고 올라 갑니다.
비닐에 덧댈 쫄대를 길이에 맞게 톱질을 하고...
비닐도 창문에 맞게 잘라야죠,
여긴 원래 나의 휴식처인 농막 이었는데 처음 짓다보니 너무 엉성해서 쥐도 들어오고
비가 많이 오면 물도 바닥으로 스며들고 해서 새로운 농막은 아래의 길 가까이에 지었고
이것은 한동안 방치했었는데 지난봄에 닭장으로 개조를 한것입니다.
그런데 짓고보니 여기에 바람길이 생겨서 겨울여름없이 바람의 통로역활을 하기에
이렇게 비닐을 창문에 갔다 데니까 착 달라 붇어 버리네요.
나무쫄대는 폐현수막 양쪽에 끼워져 있던 것인데 이렇게 사용하니까 아주 유용 합니다.
옆창문과 뒷쪽을 막았기에 앞쪽은 그냥 둬도 바람길이 막혀서 더이상 바람이 움직이지는 안겠지만
이왕 하는김에 앞도 가려 줍니다.
얇은비닐 하나지만 보는눈도 따듯해 보입니다.
출입문까지 닫고보니 겨울준비가 아주 완벽하게 된것 같습니다.
땅속에는 곰취가 겨울잠을 자고 있지만 그냥 보기엔 쓸모없는 땅처럼 보이는군요.
원래 여기에 검은천으로 울을 쳐 두었었는데 세월이 지나다 보니 바람에 찢어지고 낡어서 떨어지는 바람에
너덜너덜 보기가 싫어서 걷어 버렸더니만 어느 인간이 함부로 침입하여
아끼고 아끼며 한두잎도 조심스래 따먹던 곰취잎을 무지막지하게 다 따가 버리지 뭡니까
그것도 한번으로 끝난게 아니고 맛들인 도둑이 연거퍼...
도둑을 욕하고 원망 하느니 말뚝도 다시 박고 울을 치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 산골자기의 낮길이가 다섯시도 안되서 어둠이 찾아드니 또 다음주로 미뤄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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