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에 묻혀 살며/청룡산 도원놀이터

15.11.14~15(토,일)-마당에서 숯불구이 일요일은 밭으로...

청룡산삼필봉 2015. 11. 15. 22:00



11월 14일(토)

비는 오지 않으나 잔득 흐린 하늘에 달려있던 잎새도 하나둘 마당으로 떨어집니다.




어제내린 작은비에도 화단의 호박돌에 물이 고였습니다.




여름나절엔 다른숲에 가려 맥을 못추던 금전초가 제 철을 만난듯 파릇파릇 새롭게 돋고 있네요.

이것은 겨울에도 푸르런 것이라 잘 자라니 보기가 좋습니다.





실로 오랫만에 마당에서 숯불구이를 해 봅니다.




곱창구이인데 대구에는 유명한 곱창골목이 있어서 양념된 곱창을 싸게 구입했습니다.

노릇노릇 보들보들 잘 굽혀진 곱창은 술안주로도 이것만 한게 없지요.




11월 15일(일)

실로 오랫만에 느긋하게 밭을향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그간 밭에 안온것은 아니지만 지난달 둘째주부터 지난주까지는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 닭모이만 주고 금방 내려 갔거던요.




잦은 가을비에 오늘도 날은 흐립니다만 

포근하고 고져녁한 분위기 입니다.




그사이 밭뚝에 있는 고욤나무의 잎은 다 떨어지고 열매만 빼곡히 남아 있네요.

먹을게 귀하던 예전 같았으면 이것도 다 따서 항아리에 넣어두고 먹었다는군요.




고욤나무 아래의 낙엽을 들춰보니 냉이가 계절을 착각한듯 봄인양 파랗게 자라 있네요.




산사나무도 잎은 사라지고 열매만 남았는데 지금이라도 이걸 따서 술을 담그면

아주 맛있는 산사주가 되겠지만 이것역시 귀찬기도 하고

그냥 내벼러 두면 산새들이 와서 먹고가곤 하겠지요.




어디서 굴러온 동아 한포기가 잘 자라더니만 이렇게 크다란게 두개나 열였네요.

이걸 어떻게 먹어야 할지 검색을 해보니까 먹는 방법도 가지가지라..

무 대용으로 박 대용으로 볶아도 먹고 찌게에도 넣고 잘게 썰어 밥에도 넣고

대추 생강 배 넣어 푹 달려도 좋다지만 가마솥 걸기도 귀찮고 해서

그냥 뚬벅뚬벅 토막내고 있습니다.




제일 쉽고 간편한 방법이 효소이니 이렇게 껍질 벗겨서 담글까 합니다.

그런데 껍질이 생각보다 두텁고 질기네요.




씨앗을 같이 넣어도 상관없겠지만 이것은 또 말려서 볶아 차를 만들면 좋다고  하니

한겨울에 할일 없는 울 마누라에게 부탁하면 될것 같아서 이렇게 뽑고 있습니다.





동아의 썰어진 모양을 보니 옛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나는 떡을 썰테니 너는 글을 쓰거라 ...

하얀 대낮에 두눈뜨고 썬것도 우째 이모양인지..


요리는 완전 잼뱅이라 라면 한개도 제되로 못끊인다고 핀찬듣는 나지만 

그러나 이것은 모양도 필요없고 크기도 상관없으니 칼쥔사람 마음대로 쓸면 되니까 

옆에있는 마누라도 아무말 안합니다.  만약 했다면 칼던지고 나가렬고 했는데 슬쩍 물어보니 

상관없다 하네요...내 맘을 미리 알았다는거...





이 녹두는 한달넘게 이자리에 있었습니다.

원래 녹두는 읶으면 튀는거라서 제때에 따야 되지만 

좀 늦게 심으면 그런 수고로움이 없다하여 늦게 심었더니만

그 말이 맞았습니다.  내년에도 늦게 심을려구요.




이렇게 깍지만 따가지고 집에 가져가서 밤에 티비 보면서 손가락만 놀리면 되겠지요.




올해의 배추는 모종과 직파  두가지를 했는데 모종내린것은 속이 다 찾고

직파한것은 아마도 속이 안찰것 같습니다.




손님도 온다하고 누렇게 전잎파리도 생겼으니 속찬것은 모두 뽑을려고 합니다.

요즘이야 뭐 김치냉장고가 있으니 예전처럼 조금이라도 들 시게 할려고 추운날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대충 서른포기정도 뽑았습니다.

모종을 41포기 했는데 그간 뽑아먹은것도 있으니 알찬배추는 몇포기 안 남았지 싶네요.





손님 내외가 왔습니다. 동치미 담궈서 좀 주겠다는군요,(절대 안밎고 안 바램)

무 시레기도 좋다면서 챙기는군요.




올해 우리는 김치를 안할거라 배추는 거의 나눠 줄건데 이것 운반하고 가져다 주는것도 힘듭니다.

그런데 갖다주면 모를까 와서 가져 가라면 별로 탐탁하게 생각지 않더군요.




정리한 걷잎은 또 우리 달구들이 기다리기에 나눠 줘야죠.




한꺼번에 많이주면 설사를 하기때문에 이렇게 또 널어 놓습니다.




무 시레기도 그냥 말려서 닭을 줄려고 합니다.

나중에 다 뽑으면 그때 봐 가면서 아주  속에것만 조금 메달아 둘려구요.




짊어지고 가야죠.

부피는 작아도 그리 가볍지는 않습니다.




짐지고 오를때보다 내려갈때가 오히려 더 어렵습니다.

오늘따라 추진땅에 고무신이 많이 미끄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