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에 묻혀 살며/어쩌다 쓰는일기

15.01.01(목)-양력설 쉐는집이 지금도 있다.

청룡산삼필봉 2015. 1. 1. 17:00

한해가 참 빨리도 흘러가버린것 같다.

삼사십대가 그래도 세월의 흐름이 마디었는데

오륙십대, 특히 육십대로 접어들고보니 일년이 한달같은 기분이다.

 

어제와 오늘은 하루차이로 일년의 분깃점이지만

뭐 특별히 다른거야 있겠냐 마는 좋은것은 더욱좋게 아닌것은 말끔히 씻어 버리고

새로운 기분으로 일년을 살아 가라는 의미겠지.

 

내가 어린 시대엔 나라에서 양력설을 적극적으로 권장 했기에

음력설은 아무날도 아니었으며 그날은 학교에도 가야했다.

참 아이러니 했던것은 그렇게 양력설을 권장하고 음력설을 쉐지 말라고 한

공무원이며 학교 선생님들도 음력설을 쉐었다는 것이다.

 

제아무리 권장하고 규제해도 전통을 막을수는 없는 것이었으니

나중에는 음력설을 민속의날이라고 했다가

이젠 정상적으로 설날이라고 하며 공휴일로 지정된것이

그리 오래전의 일도 아닌것 같다.

 

그때는 양력설을 쉐는 집도 더러 있어서 이날이면 TV에서

유명인사의 양력설 쉐는 풍경을 방영하기도 하였지만

이젠 양력설 쉐는 집을 찾아 볼수가 없다.

 

그런데 나의 친척중에서 양력설 쉐는 집이 딱 한집있으니 바로 중간외삼촌댁이다.

이유인즉, 외삼촌이 아들은 없고 딸만 일곱인지라

한 자리에 모일수있는 유일한 날이 이날 이기에 양력설을 쉐게 된것이라 짐작된다.

 

하여, 대구에있는 우리형제 셋도 이날이면 새배를 드리러 가곤하는데

팔순이 넘은 노인인자라 해가 바뀔때마다 노쇠함이 확연이 느껴지고

그 패기넘치고 정정했는 모습은 찾아 볼수가 없으니 안스러운 마음이다.

 

나도 육십대 중반인지라 어쩌다 요양원 같은데 봉사라도 갈라치면

어쩌면 그 모습들이 나의 미래인것 같기도 해서

건강관리 잘하고 좋은일만 하면서 욕심도 내지말고 시기도 하지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되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