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들어 뚝 떨어진 기온이 서릿발을 솟게 했습니다.
닭장에서 흘러 내리는 물도 얼음꽃을 피웟군요.
며칠전까지만 해도 푸르름을 자랑하던 까마중도 세월을 이겨내지 못하고 주저 앉았습니다.
고추와 가짓대도 서리를 맞아서 시들어 버리고...
누리대는 철을 잊은듯 푸르름이 넘쳐 나는군요.
하지만 이것도 머지않아 시들어 버릴테죠.
배추와 무도 살작 언 표시가 납니다.
미쳐 솎아내지 못하고 두포기씩 들어있는 무도 상당히 큽니다.
오늘은 무 조금하고 배추를 전부 뽑았습니다.
대충 다듬고 남은 씨레기는 농막헛간에 두었다가 닭에게 줄겁니다.
오늘은 소방헬기가 조금 일찍 올라왔다 가네요.(지금이 오후 두시반)
배추가 한차 가득입니다.
어제에 연이어 오늘도 오전근무만 하고 밭에 갑니다.
(요즘 조금 업무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네요.)
길가의 사위질빵 덩굴은 올해도 사위에게 짐을 지우지 못하고 하얀 홀씨만 날리는군요.
올해는 수국이 꽃을 피우지 못했습니다.
수국은 이년생 가지에서 꽃을 피우는데 지난겨울이 너무 추워서 다 말라 죽었기 때문입니다.
올겨울도 매우 추울거라나는데 바람막이라도 쳐야 할것 같습니다.
오늘은 무를 다 뽑아 야지요.
두종류의 씨앗을 심었는데 비싼종자가 더 크게 달리는군요.
그런데 사실 무는 아주 큰것보다 적당한게 먹기가 좋죠.
큰것은 이정도 입니다.(2.6키로)
배추를 한플러그(108포기) 사서 심었는데
묘가 좀 부실했고 농약도 처음에 한번치고선 않치다보니 절반정도만 남았네요.
울금과 생강을 심은 밭입니다.
왼쪽의 생강은 잡초에 파묻혀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두손으로 힘껏 잡아 당기니까 그냥 뽑히네요.
양손에 쥐고 마주치면서 흙을 툭툭 털어 냅니다. 물론 울금도 큰것은 같이 떨어집니다.
대충 털어서 던져주면 마누라가 한번더 손질을 하는거죠.
나중에 집에가서 달아보니 30키로 정도 나왔습니다.
생강은 약 8키로정도 되는데 이것도 잡초속에 자란것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생강은 줄기가 약해서 울금처럼 않뽑히네요. 슬적슬적 삽으로 찌릅니다.
땅이 푸석푸석 좋아서 이거 캐는것도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왼쪽에 이웃밭 어른은 뭣하는지 아세요?
새로 돋아난 개똥쑥을 뽑고 있네요.
암걸린 사돈께 드려 약으로 쓸거 라는군요.
농막 헛간에 보관해 둔 씨래기는 이렇게 조금씩 닭에게 줍니다.
닭도 별식이라 무척 좋아 하지만 사료절감 효과도 있습니다.
배추는 김장을 담아서 조금씩 나누면 될꺼고
무는 일곱푸대에 열댓개씩 나눠 담았습니다.
작년엔 김장채소가 엄청 비싸서 인기가 좋았는데 올핸 너무 싸니까 별 관심도 없겠지요.
그런데 판매하는것 보니까 유기농무가 20키로에 오만원 하데요.
우리것은 비료 않쓰고 퇴비에다 약은 파종후 이주일째 딱 한번 쳣는데...
오늘 김장한다고 좀 도와 달라는걸 나는 밭으로 도망나왔습니다.
이웃집 아낙들이 셋이나 오기로 되어 있는데 내가 그 틈에서 뭐 하겠습니까.
여기와서 야콘이라도 캐야지요.
야콘은 육묘에서 이식까지 좀 까다로운 절차가 있습니다.
그래서 올봄에 되면되고 말면말고 관아(뇌두)를 쪼개서 바로 심었습니다.(많이 수월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굵은 뿌리가 많이도 달려 있네요.
이거 큰 푸대 하나 가득이었습니다. 아마도 30키로는 족히 될듯합니다.
그런데 이거 오년전쯤에는 상당히 귀한대접 받던건데 요즘은 인기가 별로인것 같습니다.
무와 배의 중간맛이라고 하지만 한약냄새도 약간 나는것 같고
무 대용으로 조리를 해 보면 아무리 삶아도 설거렁 설거렁 하데요.
요즘 제일 신경쓰는 일의 하나 입니다. 농막 재건축 말입니다.ㅎㅎ
여기에 번듯한 농막 한채 지을려고요.
농막터옆에 6년정도 묵혀둔 버드나무의 거름더미 속에서 이렇게 큰 굼벵이가 열댓마리 나오네요.
어림잡아도 일반 굼벵이의 세배는 넘을듯 합니다.
나중에 자라면 익충이 될지 해충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냥 얼려 죽이기엔 너무도 아까울것(?)같아
따로 부엽토속에 깊숙히 묻어주었습니다.
밭이 좁아서 윗밭의 뚝을 허물어 자리를 넓히고 있습니다.
가장자리 빙둘러 돌을쌓고 땅을 높혀야 배수도 잘되고 습기도 들 차겠지요.
이렇게 해 놓고 보니까 꼭 무슨 유적지 발굴하는것 같기도 하네요.ㅎ
일마치고 집에오니 김장김치와 수육에 막걸리가 대령하고 있습니다.
술꾼이라 그런지 차거운 계절에 마시는 냉막걸리도 먹을만 합니다.
역시 새김치엔 수육이 좋습니다. 삶은 낙지가 있으면 더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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