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만에 주말 이틀동안 밭에서 일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스케쥴이 없는것은 아니고
토요일 밤에는 증조할아버지의 기제사가 있는 날이기에 조정을 한것이지요.
요즘은 남자들도 찌짐 부치고 제사음식 도우는 집안도 있습띠다만
우리집은 전적으로 여자들이 다 합니다.
그런데다 내가 대장인지라 진두지휘(?)만 하고
가끔씩 어험 어험 하면서 헛기침만 하면 모든게 알아서 잘 돌아 갑니다.
그러니 내가 집에서 헛기침만 하고 있는것 보다
밭에가서 일하는 편이 집의 여편들 입장에서도 훨씬 나을 테지요.ㅎ
일하기 바쁜데 때맞춰 밥차리고 술상 봐 주기도 귀찮을 테니까요.
11월 23일(토요일)
이제 농한기에 접어 들었지만 농막 짓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요즘입니다.
농막터를 딱고 진입로를 정비하다 보니 복병들이 너무 많습니다.
나무는 잘라서 없애 버리면 되지만 저렇게 큰 바위는 어떻게 해야 할지...
여기 배수로와 뒤로 통하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이 바위가 가장 큰 장애물 입니다.
오늘은 오전만 일하고 퍼뜩 내려가서 제사 준비가 어떻게 되어 가는지 감독해야 합니다.
11월 24일(일요일)
계단으로 사용하던 굵은 통나무도 잘라서 버립니다.
내가 터를 딱는동안 아내는 김장밭의 비닐을 걷고 있습니다.
내년봄에 걷어도 되지만 그때는 비닐이 삭아 잘 찟어지기 때문에 지금 걷어 내는게 더 쉽습니다.
비닐아래에 숨어있던 벌레들도 얼어 죽을 것이고...
일을 하다보면 우선순위가 뒤바뀌기도 합니다.
여기는 진입로 인데 석축쌓을 땅을 파내 고 있습니다.
오늘의 원래 목적은 이 바위를 없애는 것입니다.
인력으로는 도무지 들어 옮길수가 없기에 땅을 깊히파서 매몰 시킬려고 합니다.
이 공법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고인돌을 세우는 공법을 인용한 것입니다.ㅎ
여기서 나온 흙은 터를 돋우는데 쓰고요.
표면의 땅은 좋았는데 파내려 갈수록 청석이 깔려 있어서 힘이 더네요.
내가 잠시 허리를 펴는동안 호미를 가지고라도 좀 도와 주겠다고 깔짝거리고 있네요.ㅎ
바위아래서 나온 흙을 처리해야 겠기에 매몰작업은 잠시 중단하고 석축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하루해가 짧기만 합니다.
어제는 반나절이었지만 이틀동안 연이어 좀 빡세게 일했더니만 몸이 뻑적지근 합니다.
그래도 기분은 참 좋습니다. 추운계절에 흘리는 땀방울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하루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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