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그옛날 그때 그시절
학교마치고 집에오면 책보따리 던져두고 닭모이풀 떳으러 논뚝길 밭뚝길 쏘다니던
그시절을 떠올리며 취미삼아 닭을 좀 기르고 있답니다.
처음엔 시장잡종닭을 기르다가 차츰 관상용 닭으로 옮겨지고 있네요.
오늘은 동천홍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동천홍은 일본의 3대 장음계중의 하나이며 장미계의 원종으로
원산지가 한국의 산간지역인데 임란때 왜인들이 쌔벼가서 즈거들 것인양
동천홍이란 이름을 붇혓다고 하는군요.
작년 초겨울쯤 귀한 종란을 10개 입수하여 집에서 부화를 시켯는데
태어난 동천홍 7마리가 어른이 되고보니 5마리가 숫놈이지 뭡니까.
비율이 반대로 되었다면 정말 좋은데 그게 어디 엿장수 맘대로 되나요.ㅎㅎ
그런데 이늠들이 누굴 닮았는지 점잖고 늘씬하고 신사적이라
숫놈이 많은대도 두마리의 암컷을 서로 번갈라 사랑하며 싸움질 같은것은 하질 않습니다.
병아리는 부화해서 한달동안의 육추가 가장 중요하며 신경도 많이 쓰이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육추기라는 전용 상자을 만들어야 합니다.
육추기에서 한달이 지나면 일반적으로 기르면 되는데 계절에 따라서 가온해 줘야하고
관상용은 더 신경을 쓰야겠지요.
이제 목청이 퉈여 나의 새벽잠을 깨우는 시기가 왔기에
산속밭의 닭장으로 출가를 시켯답니다.
나야 뭐 새벽닭 울음소리가 좋지만 간혹가다 도심의 이웃들은 새벽잠 깨운다고
민원을 제기하기 때문입니다.
새벽닭 울음소리 듣고 일어나면 얼마나 좋은일이 생기는지 모르는 인간들은 부쌍한 인간들인게죠.ㅋㅋ
매일같이 보던것이 주말에만 나를 봐도 쥔임을 알고선
쪼르르 몰려와 서로 앉아 달라고 뛰어 오르고 골골골 소리내며 인사도 한답니다.
그러던중 숫컷 2마리는 각각 나보다 더 잘 보살펴줄 새로운 쥔에게 양자를 보냈습니다.
이제 남겨진 세마리의 장닭과 두마리의 암탉이 오손도손 지내게 되었지요.
어느날 퇴근후 어둔밤을 뚥고 산속닭장에 올라가 보니
그 중 한마리가 홰에도 오르지 못하고 바닥에 움크리고 있더군요.
어둠속에 떨어져 못올라가나 하고 다시 횃대에 앉혀주고 왔답니다.
그런데 주말에 가보니 다리를 절고 있네요.
가만히 살펴보니 사람으로 치면 가장 큰 엉치뼈 관절이 탈골되었지 뭡니까...
차라리 발목이 뿌러졌으면 부목으로 해결할텐데 이건 부위가 부위 인지라
어찌할 방법이 없고 같이 두었다간 모이도 제되로 먹지 못할뿐더러
더 악화될것만 같아 다시 집으로 데려와 좀 아늑한 곳에서 홀로 지내게 했습니다.
독병실에서 스스로 아픔을 참으며 병마와 싸우기를 한달여...
처음엔 아픈다리가 야위워 지더니만 이젠 절룸거림도 많이 좋아지고 다시 울기 시작했습니다.
"꼬 끼 오 ~~~ 꼬~~끄 르 르 르~~~~~꺼~억~푸르르~~
십초도 넘는 길 울음과 자태또한 아주 멋있습니다.
산속엔 지금 2 : 2로 살고 있습니다.
동천홍이 장닭은 물론이려니와 암탉도 참 이쁩니다.
가끔씩 조그만 알도 낳네요.
이녀석이 집에서 치료중인 놈인데 이젠 많이 좋아 졌지만
그래도 다른형제들과 합류하기엔 아직 이른듯 합니다.
하얀 귓볼하며 황금빛 깃털에 꼬리 만큼이나 긴 울음 또한 끝내 줍니다.
잠자는 놈에게 후렛쉬를 들이 댓더니만 놀랏나 보네요.....어서 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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