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풀바다로 풀헤엄치러간다.
온통 잡초로 뒤덮힌 조그만 밭이지만 여기보다 좋은곳 그어디 있으랴.
산중턱 밭을 향해 산길을 걸을라치면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온몸은 땀에 젖어 버린다.
오늘도 두어말의 땀을 흘려야 해가 기울것이고 짭짤한 땀맛이 오히려 기분을 좋게한다.
땀이면 어디 같은 땀이랴...
냉방기 돌려놓고 안흘릴려 용쓰다 억지로 흘리는 끈끈하고 기름끼 섞힌 땀과는 비교가 안된다.
고로, 땀도 급수가 있는것일게지...
몇년전 입구 울타리에 심었던 능소화가 올해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꽃색이 여느 능소화보다 훨씬 진하고 아름답다.
절개지 석축사이에 심은 원추리와 범부채도 꽃이 피었다.
이것저것 마구 꽃씨를 뿌리다 보니 꽃은 피었으되 이름은 알지 못한다.
제비콩이라고 심은것이 자줏빛 꽃인줄 알았더니만 분홍꽃을 피우고 열매는 달릴 생각을 안하는것 같다.
하이고 이거~~~ 풀을 키우는건지 땅콩을 키우는건지 도무지 분간이 안된다.
사랑놀음 예행연습에 넋이 빠졌던 고라니가 인기척에 놀라 한놈은 내 발끝 사이로
또 한놈은 저쪽 담장아래로 후다닥 도망가고...저그들 사랑놀음에 내 밭뙤기는 망가져 간다.
풀을 메고보니 땅콩이 보이지만 이이 위의 어린잎은 고라니가 식사를 하였다.
위의 땅콩밭도 마찬가지다...아마도 올해의 농사는 30포기 야콘외엔 건질게 없을듯...
풀을 뽑고 나니 대파가 힘이없어 쓰러지려한다.
작년에 심었던 외톨박이 복숭아 한그루가 올핸 제법 여러게 달렸다.
윗밭의 박사장이 하두 좋아 보인다기에 좀 따서 잡수시라 했더니만 시중에 파는것보다 더 맛있고 달단다.
그 아래는 이쁜 버섯이 피었는데 정확히 모르는건 안먹는게 좋을듯...
고구마도 두서너번 고라니의 습격을 당했다. 이것역시 올농사 포기다.
여기 습한땅엔 삼백초를 심었는데 보이질 않는다.
징그러운 환삼덩굴과 고만이 풀을 걷어내니 열댓포기가 있었다는것.
그래도 죽지않고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니 다행이지뭐..
아랫밭 들머리엔 창고로 사용할 큰 텐트를 설치했건만 마무리를 할려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렇게 모기장을 둘러도 닭들은 용하게 빈틈으로 들어와 어린 수세미며 대파를 짖밟아 버린다.
큰물에 더러 떠내려가고 몇포기 남은 곤드래가 내 키보다 더 길게 자랏다.
풀속에 파묻혓던 곰취가 큰잎이 무거운듯 고개를 숙인다.
여기아래 말벌이 있을 줄이야...곰취 살릴려다 사람잡았다.
잽싸게 피했지만 그놈들의 유효사거리를 벗어나진 못햇다. 왼쪽 팔목에 한방 선물 받았다.
그런데 작년에 왕팅이 한데 여섯방 쏘였던 경험이 있는지라
중팅이의 한방정도는 대수롭지도 않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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