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
새벽에 일어나 오전엔 너댓시간의 가벼운 등산을 마치고 점심을 먹기가 무섭게 산밭으로 달려왔다.
농사일이란 해도해도 끝이 없나보다.
아직도 맨 아랫뙤기는 잡초로 무성하기만 하다.
여기를 잘 일궈서 야콘과 땅콩을 심을 예정이다.
작년에 베어낸 크다란 나무덩걸이 턱 버티고 섯다.
제초제를 바르면 금방이라도 죽어버리겠지만 아직은 그렇게 하고 싶진 않다.
산골밭이라 돌도 장난이 아니다. 하루에도 열댓깡통씩을 줏어다 버리지만 계속해서 나온다.
한나절을 땀흘려 일했건만 겨우 손바닥만큼 일구어진것같다.
5월 4일
어제 하던 일은 뒤로 미루고 더 급한것 부터 해야겠다.
주위의 다른 밭들은 다 울을 둘러 놔서 산짐승이나 등산객들이 들어오지 않는데
우리밭은 울이 없어니 마구 밟고 지나가는 등산객들 때문에 속상할때가 더러 있다.
조금전에도 약간의 말다툼이 있었다.
등산로가 옆에 있음에도 계곡옆의 다래순 뜯어려 우리밭을 가로 지른다.
아무래도 울부터 먼져 쳐야겠다.
시집간 딸아이가 왔길래 새벽잠을 깨워서 같이 올라 왔다.
아들녀석은 아빠의 농사일에 별로 관심이 없지만 멀리 시집간 딸아이는 성격이 나와 비슷해서
곧장 나를 따르고 여기에 오기를 좋아한다.
내가 말뚝을 세우고선 거물로 대충 얼궈멧더니만 맘에 안 들었는지 모녀지간에 다시 손을 보는 모양이다.
아직은 어슬픈 농군이라 그런지 하는일이 두서가없다.
해는 기울고... 가져온 오이모종을 심어야 하기에 급히 농막뒤켠 웅덩이 옆에 땅을 일군다.
5월 5일
어제까지 하루반, 강도높은 밭일을 했어니 온몸이 뻐근하다.
장난처럼 쉽게 생각했던게 갈수록 힘들기만 하다.
그래도 어쩌랴 새벽에 눈이 뜨이는것을..... 오늘은 좀 쉬엄쉬엄 해야지............
간밤에 약간 비가 내리는것 같더니만 먼 산꼭데기엔 운무가 내려앉고 신록의 푸르름이 더없이 맑아 보인다.
와이프가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 길바닥으로 흐르는 물을 옆으로 물꼬를 옆으로 돌려야 겠다.
나는 유난히도 얼굴에 땀이 많이 난다. 일을 하다보면 수건을 옆구리에 차고해도 땀�는게 불편하고...
궁여지책으로 허름한 라운드티를 땀딱개로 만들었다.
목에 걸고 일하다가 쓰윽..얼굴에 갔다대고 딱으면 그져 그만이다.
장갑을 낀채로도 두손으로 위에서 아래로 �어 버리며 되니까 아주 편리하다
이제 아침을 먹었어니 또 일을 해야지....
어제 밖았던 말뚝이 좀 비툴어서 다시 좀 바르게 옮겨야 겠다.
에구 ...큰 망치의 자루가 부러져 버렸네... 도끼로 다듬어서 다시 쓰야지....
이렇게 거물을 치고선 여기에 조올박이나 여주같은 넝쿨성 식물을 올릴 생각이다.
하다만 오이밭 지금 마무리 하고....
어서 심고 집에 가야지......
그래도 해가 많이 길어져서 7시 반까진 일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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