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토)
오늘도 역시 산행코스 탐방이다.
산속에 있는 밭이다 보니 입맛대로 여러 코스를 만들면 되는데
바쁠때와 느긋할때를 감안해서 여러개의 코스를 설정해 두는것이 좋을것 같고
오늘은 또 제 3코스를 튀워볼까 한다.
산행하기전 잠시 매실밭에 들렸더니만
이미 꽃이 핀것도 있고 금방이라도 터질듯 하다.
기계유와 유황합제도 한번씩 뿌려줘야 좋은데
여러통을 만들어 놓고도 안 뿌린지 5년도 넘었지 싶은데
올해도 시기를 노쳐서 얼쩔수 없다.
그냥 열리는데로 거두는수 밖에...
오늘은 우리밭의 조측방향에서 올랏다가 우측능선을 따라 내려 올려고 한다.
조금 오르니 역시 저 멀리 시가지가 보인다.
사진은 이래뵈도 제법 가파른 길이다.
멧돼지가 무엇하러 소나무의 부엽토를 이리도 파헤쳣을꼬...
이런게 여기뿐만 아니고 주변에 여러곳이 있는것을 보면
여러마리가 몰려와서 한꺼번에 무언가를 찾아 뒤볏나보다,
원래 능선따라 걷는것은 좀 쉬운데 여기는 이어지는 산마루가 아니고
위에서 아래로 뻣어내린 것이기에 상당한 경사도가 있다.
좌측멀리 지난주에 올랏던 청룡산 능선도 보인다.
아주 짧게나마 평평한 길도 있긴하다.
갈림길이다. 좌측은 청룡산, 우측은 도원지...
사실 여기까지는 지지난주에 수밭고개를 우측으로 돌아 내려갔던 길이다.
산책로처럼 딱아논 이런길은 식은죽 먹기지뭐...
돌무더기가 흘러내린곳도 있고...
도회지 근교에서 무슨 산사고가 날까 싶지만
밭에서 일을 하다보면 내려오다 발목이 접혀서119에 실려 가는 사람도 있고
말벌에 쏘인 사람을 내가 급히 태워준 적도 있으니
번짓수도 알수없는 산길에선 100메타 간격의 이정표가 상당히 도움이 되지싶다.
등산로라면 그대로 따라가면 되지만 나만의 등산로를 만드는 것이니 새 길을 뚥어야 되는데...
대충 여기쯤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가면 되지싶다.
어디서나 그렇지만 여기 내림길에서도 저 아래 굽은밭들이 가려졌다 보여졌다 하고...
이 높은곳에 무덤이 있다니...
산세가 좋아 명당자리가 많다는 구전이 있으니 어쩌면 여기가 명당일수도...
급경사로 이어 지지만 낙엽을 밟으며 가는길은 오히려 좋고
청비륵돌이 잔잔하게 깔려있는 길은 더 힘이든다.
곳에따라 무릅까지 빠지기도 하는데
바스락 바스락 신발끝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기분을 좋게한다.
좀더 가까이 보인다는 것은 거의다 내려왔다는 증거...
에구 이를 어쩌나...
아래로 내려올수록 길도없고 가시덤불이 앞을 가로 막는다.
여름이면 도저히 뚥을수 없는길을 간신히 빠져 나왔는데...
사실 뭐 내가 새로운 코스를 만드는것은 아니고
가끔씩 밭옆으로 사람들이 내려 오길래
그 길을 탐방해 보는거 였는데
이 능선을 따라야 되는것을 조금 앞에서 내려오다 보니 험로였던 것이다.
어쨋던 산속에 파뭍힌 우리밭이 코앞에 나타낫다.
밭옆으로 흐르는 물은 양지쪽이라서 얼음이 다 녹았고...
작년까지만 해도 그 많던 도룡용알이 하나도 안보인다.
아직 시기가 이른 것일까??? 좀 더 눈여겨 봐야겠다.
나는 자연을 위해 농약같은것을 일체 쓰지도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 쓰는것을 막을 방법이 없는지라 안타가운 마음이다.
여긴 가재도 많았는데...
골자기옆의 후문을 열고 들어간다.
오후시간엔 또 카페의 모임이 있으니
바로 내려가서 준비해야 겠다.
2월 26일(일)
어제의 등산로 개발은 잘못된 것이었고
오늘은 역방향으로 밭에서 바로 보이는
저 능선을 따라 올라가서 정확한 위치를 찾아 볼려고 한다.
바로 밭옆의 능선이지만 한번도 올라가본 적이 없으니
저 넘어엔 어떤 관경이 펼쳐질까 궁금하기도 하다.
어제는 이 문을 열고 들어 왔지만 오늘은 이 문을 열고 나간다.
등잔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바로 문밖넘어에
크다란 영지가 피어 있었것만 이게 우째 이제야 보일꼬...
조심스레 뿌리는 남겨두고 윗둥만...
시작부터 급경사다.
궁금했던 산마루에 올라서니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그냥 또 산이겠거니 생각했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걷는길 따라 어디서 보던 청룡산이 근처에서 제일 높다보니 어디서던 볼수있다.
술병이며 비닐봉지등이 자주 눈에 뚸여 시선이 구겨지는데
산에와서 꼭 술을 마셔야 하는건지...
허긴 어떤 사람은 산에서 먹는 음식이 그렇게도 맛이 좋아서
일부러 산위에서 먹는다는 사람도 있고
어느 산이라고 밝히진 않겠지만 천메타가 넘는 꼭데기가 좀 평평한 곳이 있는데
단체이지 싶은 팀들이 가스렌지에 돼지고기를 구워서
눈알멩이가 튀어 나올 정도로 상추쌈을 밀어 넣는걸 보면
그게 좋은건지 아닌지...그냥 웃음이 나올 뿐이더라.
술을 먹건 고기를 먹건 그거야 뭐 내가 어쩌겠냐 마는
자기가 발생시킨 쓰레기는 되가져 가야 하거늘
이렇게 두고가면 누가 치운단 말인고...
진정한 산악인은 남의 쓰레기도 줏어 온다는데
내가 오늘 진정한 산악인이 한번 되어봐...말어...
정상적인 등산로가 아니다 보니 이정표 같은것은 없고
가파른 곳에는 군데군데 전깃줄 같은것을 쳐 두기도 했다.
표면은 녹았지만 아래는 얼어 있으니 엄청 미끄럽다.
오를때 미끄러졋으니 망정이지 만일 내림길에 미끄러지면 차칫 다칠수도 있을것 같다.
산나물의 하나인 비비추의 마른 잎이지 싶은데
이런것은 부지기수고 창출이며 넉줄고사리 등
약초와 산나물이 즐비하다 보니까
계절이 오면 크다란 빈베낭을 북통같이 채우고
양손에는 또 한가방씩 들고 내려 가는 산나물꾼이 많이 생기는데
개인적으론 그 사람들이 좀 미웁기도 하다.
초롱꽃같은 푸른주머니, 이것은 무엇일까?
어렵지않게 볼수 있었던 어떤 곤충의 번데기 집이련만
이젠 점점 보기가 어려워 진다.
군데군데 노송나무도 더러 있는데 이것역시 무슨 한약재로 쓰이고
술을 담그기도 한다는데 예전보다는 좀 줄어든것 같다.
지금 자란것인지 겨울을 이겨낸 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이 계절에는 보기드문 푸른 잎이고 반질거리는 잎사귀가 좋아 보인다.
송림으로 우거진 아래를 걷노라니 피톤치드가 한입가득 들어와 머리가 맑아지고
무언가 느껴질듯 아닐듯 코끝을 스치는 향기는 솔밭길의 특징 이리라...
갈림길이 나왔다.
나는 페인트가 칠해진 나무 있는데서 올라왔고
항상 올라오기만 하면 별문제 없겠지만
반대편에서 올라와 이 길을 내려가야 한다면
당분간 길이 익숙해 질때까지는 "달서16"이란 팻말을 눈여겨 봐야한다.
우리밭에서 3코스는 어느방향으로 돌던 모두 경사길 이지만
여긴 더 경사라서 아무래도 올라 오기만 해야 될것 같긴하다.
높은 지역에도 저렇게 고드름이 맺혀 있는것을 보면 물이 흔하다는 것인데
그러다 보니 각종 산나물이며 약초도 많은게 아닌가 싶다.
산의 수종이나 풀들을 보면 그 산의 습성을 알수 있듯이
촉촉한 땅을 좋아하는 이런풀은 여기산에 천지 삐까리다.
나도 돌멩이 하나 올려볼까 했더니만 얼어 붇어서 못올렸다.
여기가 또 갈림길인데 바로가면 청룡산이고 나는 좌측으로 내려갈 것이다.
지난번에 소개했던 그 팻말이고 내려가는길 또한 그때 소개했으니 생략한다.
지난주에도 보고 그냥 지나쳤었고
흔해서 그 진가를 인증받지 못하는 운지버섯 이지만 이게 정말 몸에 좋은건데...
다른 사람과 농갈라 묵을 맘으로 일부분만 땃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참나무는 죽어서 버섯을 남기는데
나는 죽으면 무엇을 남겨야 할지...ㅎㅎ
적송인지 홍송인지 하여간 죽죽빵빵 멋진 소나무들이 많다.
대충 시간을 보니 한시간 남짓 걸렸는데
사진 찍어며 어정거린 시간도 포함 되었으니 한걸음에 다녀오면 더 줄어 들테니
생각컨데 농번기엔 이 코스가 가장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퍼뜩 한바퀴 돌고 일하면 되니까...
길건 짧건 월 2회이상 산을 타야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11일 부터 시작 했는데 오늘까지 다섯번을 탓으니
계획대비 250%를 달성한 셈이다.
처음엔 토요일날 올랏다가 일요일은 쉬었어도
다리가 아파서 월요일 하루를 넘기기가 어려웟는데
지난주부터 토 일 연속으로 두탕응 뛰었지만 거떤하다.
예전의 전성기가 다시 올수 있을까...?
나이는 못속인다지만 그래도 하는데까진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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