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은 가을이 수확의 계절이지만
또 다른 의미에선 문화의 계절이기도 하기에
시월 한달은 온 나라가 축제와 예술행사로 떠들석 할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저역시 조그만 텃밭농사를 짓기에 가을이 즐겁기도 하고
또하나의 취미인 색소폰이 있으니 고령의 대가야 주말장터에 초대되어
거리공연도 할수 있으니 늘그막에 즐겨보는 새로운 보람이지 싶습니다.
매주 토요일이면 여기서 문화행사도 하고 거리공연이 펼쳐지나 봅니다.
장터는 새로 딱은 거리에 꽤나 넓은 규모인것 같고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조금씩 전을 펼치고 있군요.
잔뜩 흐린 하늘에 가늘지만 빗방울도 내리니 손님이 한사람도 안보입니다.
잠시 틈을 타서 도라지 쇠스랑 하나 삿습니다.
원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저쪽 거리에서 해야 되는데
이슬비도 내리고 오늘 비올확률이 70%라는 예보가 있어서
공공건물 현관앞 라운지에다 음향을 설치하고
손*진가수께서 시험적으로 노래한곡 해 봅니다.
인*이가수도 오프닝으로...
밖으로 나가 관객을 불러 보지만 오가는 사람 자체가 없으니...
우중에 관객은 없고 우리 총무님이 고민스러우신가 봅니다.
그래, 맞습니다 맞고요... 우리끼리 실컷 놀면 되죠 뭐...
고령 귀농인단체 회장님이 안내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사실 장회장님의 초청으로 분위기 파악차 오게 된거에요.
가수가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이왕 마이크 잡은김에 노래도 한곡조 뽑으십니다.
가창력이 보통수준이 아니시로군요.
나중에 어찌될지 몰라서 분장하고 나오신 각설이님과도...
초청가수도 차림새를 갖춰서 공연이 시작되고
가수 신*자님이 테잎을 끊었습니다.
가을에 느껴보는 민들레꽃색이 더없이 아름답군요.
우리 총무님도 정열적인 붉은옷에 강열함이 팍팍솓는 노래 한곡조...
문인협회 고령 지회장님께도 한곡조 부탁드려 선곡하고 있습니다.
시문학은 물론이거니와 노래도 멋지게 잘 하시는군요.
날씨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거리는 한산 하고
장터의 천막도 아예 안 친곳이 더러 있습니다.
그렇다고 전을 걷을순 없는 것이고
있으면 있는데로 없으면 없는데로...
단 한사람의 관객만 이라도 영화를 상영한다는 어느 극장 이야기가 뜨오릅니다.
각설이님도 빈깡통을 두들겨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중이신가 봅니다.ㅎㅎ
노래하실분 모신다하니 몇분 오셨네요.
옷색갈이 비슷하지만 윗분과는 다른 분이십니다.
좀 특이한 복장의 관객님 이십니다.
의상에 어울리는 민요노래 정말 잘 하셧다는거 아입니까..
요즘은 어딜가나 노래 못하는 사람이 없어서
멋모르고 요롱(?) 흔들었다간 본전도 못찾죠.ㅎ
저도 못하는 연주 한곡 당겨 봣는데 반응은 별로 였습니다.
근자에 색소폰이 너무 흔해진데다 소리만 낼줄알면
아무때나 드리대는 바람에 희소성도 떨어지고
연주의 질도 그렇고 하다보니 관객의 반응이 좋을수가 없는 거겠지요.
(저역시 그중에 한사람 인지라...)
연주가 끝나고.. 바로앞에 관객은 없지만 저기 어디만큼에서
들어주고 보고계실 관객을 위해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더디어 각설이 공연이 시작 되었습니다.
관객이 조금씩 모여들기 시작 하는군요.
신나는 각설이 공연을 이어받아 이왕 백구두도 신었겠다 노래도 한곡조 뽑아 봅니다.
그런데 금방 관객은 사라지고 우리식구만 남았네요.ㅎㅎ(마누라와 외손녀들)
어쨋던 두팔벌리며 핏대도 세워보고...
이녀석이 제일 신이낫나 봅니다.
(동영상도 있긴한데...
우리카페 정모때 백댄스를 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
우리의 공연은 재미있게 끝나고(자화자찬)
문학의 밤 행사로 바톤을 넘겼습니다.
시인님들의 시낭송이 감미롭고 별이없는 구름덮힌 하늘이지만
흘러가는 은하수를 연상해 보는 밤입니다.
학생들도 자작시를 발표하고...
간단한 선물증정도 있었습니다.
동화구연시간도 있었네요.
얼마전에 대구 동화구연대회에서 일등을 하셧다는군요.
어른들이 들어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듯한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시에서 어른들이 생각치 못한 그 무엇도 있었고...
이 학생의 시도 참 좋았는데 공부 잘해서 훌륭한 시인이 되겠지요.
즉흥적인 육행시도 있었습니다.
저도 쓱삭쓱삭 몇자 적어서 낭독하니 상품권 하나 주더군요.
(금액도 맘에 들었어요 ㅎ)
6행시 제목은 "대가야 야시장" 이었고
제가 지은것은...?
대-대가야 고운달빛 내맘속에 비취고
가-가야국 그 명성이 여기에 보이는데
야-야시장 벌려놓은 이 장터에
야-야속한 날씨는 구름이 덮혔지만
시-시작한 춤사위를 아니할수 없잖은가
장-장고치고 북치며 마음껏 놀아보세.
어떻습니까? 박수 받을만 한가요? ㅎ
기념촬영과 아울러 오늘행사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무엇이던 첫경험이 중요한건데 날씨가 받혀주지 않은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것은 인간이 범접할수 있는 영력이 아니기에 어쩔수 없는 것이고
맛있는 저녁식사도 대접받고 아울러 고령 문인님들의 따듯함 속에
나름 즐겁고 보람있는 하루 였습니다.
그기다 또 멀리서 왔다고 기름값까지 주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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