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다.
처음 색소폰을 시작한 날이 2011년 11월 29일 이었으니 벌써 3년이 지나간 것이다.
그사이 건강상 한달을 송두리째 빼 먹었지만 날짜는 흘러 갔으니 3년은 3년인게지..
번쩍번쩍 잘생긴거 붇잡고 허리를 이리저리 제껴가며
연주하는 모습은 부러움의 대상이었지만
"난 저런거 할수 없을거야" 라는 생각으로 잊고 살았는데
어느 책에서 보니 늙기전에 악기 하나라도 배워놔야 노후가 즐겁다고...
그런데 이미 환갑진갑 다지난 이나이에 그어려운걸 어떻게 배워
타고난 소질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러던 어느날, 이젠 타계 하셧지만 국악인 이은관 선생은
색소폰을 90세에 시작했다는 글을 읽게되었다.
아하 그렇다면 내가 지금 시작해도 28년은 더 빨리 시작하는 것이니
절대로 늦은것이 아니로구나...
아 참.. 늦다고 생각할때가 빠른것이라 했지.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바로 달려 갔다. 지하에서 들려오는 소리따라...
그땐 동호회 연습실인지 학원인지 그런것도 몰랏고
그냥 무턱대고 드리대 본거지뭐
아, 그런데 실망.
쥔장은 없다하고 한사람이 불고 있었는데 여긴 학원이 아니고
가르켜 줄만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색소폰을 부는 사람도 그사람을 포함해서 두사람 뿐이라는데 두사람다 초보자라는거...
쥔장은 1년 이분은 3개월...
(나중에 알고보니 주로 여자분들이 노래 연습하는곳)
그럼 어딜가야하나...학원? 학원은 또 어딧지? 등등...
그래도 석달이던 일년이던 나보단 선배이니 이분들께 배우면 않되겠나 싶어
쥔장이 오기를 한참 기다려 사정을 해보니 그르마 하네.
이튿날 가보니 좋은소식을...
자기들은 도저히 않될것 같아서 알아보니
고등학교 음악샘이 오실수 있다고...
드디어 시작,
일주일에 한시간씩, 나머진 숙제.
아 그런데 처음부터 이게 뭐지?
피스에 리드만 끼워서 일주일불고 그담엔 넥만 끼워서 또 일주일을 불라하네.
이 샘이 도대체 가르켜 줄려고 하는거야 뭐야,, 시간 끌기 작정하는건가....
목에걸고 멋진폼 잡아보는게 급한데 빽빽거려 듣기도 싫은 횃때기(?)만 불라하니원...
이주일이 지나 동경하던 색소폰을 목에 걸어보면서 샘께서 비스듬히 자세도 잡아 주시고
목줄도 조정해 주시고...(몰론 그사이 나혼자서 몰래 자세는 잡아 봣지만서도...)
그때 그 설레임과 벅찬 가슴이 지금도 느껴지는듯 하다.
흘러간 유행가 몇곡정도 부르는게 실력의 전부인 내가
음표를 어떻게 볼줄알어...(도는 오선지 맨아래 줄하나 더 긋고 동글뱅이, 이정도의 실력)
지금 생각해 보면 유치원생 여섯살짜리보다 못한 나를
계명까지 토를 달아 가르켜 주셨으니 얼마나 속이 터졋을까...
연주를 잘하는 실력은 못된다 하셨지만
가르키는 방법은 탁월 했기에 지금도 그 고마움은 잊을수 없다.
그나져나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읇고
미장원개 삼년이면 라면을 끓인다는데
나의 흘러간 삼년세월은 무엇을 한것일까...
이대로 가다간 10년이 지나도 별반 다를게 없겠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오로지 연습만이 살길이다. 그런데 어찌해야 할지...
보기만해도 좋은 보물이지만
울려 나오는 그소리는 더 좋은데
좋은소리 좋은소리 말로만 좋은소리...
그런데 왜 내겐 그런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일까..
오늘도 좋은소리 찾는길은 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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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나라의 댓글반응
2014.11.28 19:06:38 (119.♡.198.27) 댓글달기 신고 식당개 3년에 라면이라 하뎐데 ㅎ ㅎ0 선생님 농장에 한번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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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농장글 보셨군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