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에 묻혀 살며/작물별 재배경험

2011년도 감자 파종에서 수확까지(수미 10kg심고 260kg수확)

청룡산삼필봉 2011. 7. 17. 15:09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같은 초보가 어설프게 심었는데도

이렇게 풍작을 이뤗으니 어찌 싸지 않겠습니까.

 

골목길의 트럭 장삿꾼이 외치는 소리로는  한바구니에 오천원 이라는군요.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키로당 천원에서 천오백원 사이인것 같습니다만.

사실 이 가격이 싼건지 비싼건진 모르지만 저의 짐작으론 싼것 같기도 하고...

뭐 어쨋던 파종에서 수확까지 재배일기 한번 나열해 봅니다.

 

해동하고 땅풀리면 제일먼저 심는게 강낭콩과 완두콩 등이지 싶고,

감자도 이른봄에 심는 작물이지 싶네요.

몇년전 생초보 시절엔 먹다남은 감자를 몇골 심고선 싹이 나오기가 무섭게

고라니의  밥반찬이 되었었고 그것도 두세번을 상납(?)하다보니 화딱지가 나서

중간에 뒤엎어 버린 쓰디쓴 경험이 있었습니다.

 

물론 고라니 즈거들도 먹고 살아야 겠지만,

산골짝 잘 뒤지면 맛좋고 몸에 좋은 산야초도 많을텐데

하필이면 뼈빠지게 고생하는 늙은이의  밭에와서 와그라노 말입니다...

그래서  다시는 그놈들이 좋아하는거 안심으려 했것만 윗밭의 심사장이

강원도 감자 어쩌고 캐 사 면서 은근히 같이 심기를 종용하네요.

 

급히 농사카페의 판매방을 뒤져보니 영월에서 씨감자를 판매하는군요.

종자값이 얼마더라??? 삼만원은 넘지 싶은데...

그냥 사먹어도 이돈이면 일년반은 먹고남을 양인데 괜한짓 하는건 아닌지...

그래도 이왕이면 좋은것을 심어야지요...

 

자``~~ 슬 슬 시작해 볼까요....

 

 

3월 20일

감자밭의 터딲기 시작입니다

작년에 묵혀 두었던 땅이라 온통 검불로 뒤덮혀진걸 울 마눌이 애쓰고 있습니다.

물론 내가 거의 다 치웟지만...ㅋㅋ

 

 

 

닭을 기르다 보니 질좋은 거름이 많이 생깁니다.

계분을 충분히 넣고 로타리 쳤더니 제법 밭같아 보입니다.

관리기가 없어면 도무지 해낼수 없는일일테죠.

 

 

 

겨우 한마지기 남짓한 밭이지만 다락밭이다보니 다섯 빼미나 되고 돌 투성입니다.

그러다 보니 칼날이 잘 부디치는데  오늘은 꽁꽁 얼어있는 흙덩이가 튀어 나오곤 하네요.

아랫녘 양지밭은 다 녹았는데 여기 윗밭의 음지는 아직 땅이 다 녹지않아

다음주에 한번더 작업해야 될것 같습니다.

 

 

 

3월 27일

지난번에 뒤엎다만 땅을 마져 갈고 비닐도 쒸웁니다.

 

 

 

 

피복기도 있지만 너무 좁은 땅이라 교체하기 귀찮아서 손으로 쒸우니 힘이드네요.

 

 

 

닭을 풀어놓지 말아야 했었는데 이놈들 때문에 일이 더디지만

그래도 졸졸 따라 다니며 지렁이며 굼벵이등 봄의 특식을 즐기는 놈들이 귀엽기만 합니다.

 

 

 

  내가 구멍을 뚥어주면 뒷일은 마눌이 알아서 합니다.

 

 

 

감자 10키로  마눌이 전부다 심었습니다.일에도 전문성이 있듯이,

반대로 마눌이 구멍뚥고 내가 심는다면  이틀은 걸렸을 테지요.

아무래도 구멍뚥는건 본능적인 남자들의 몫이니까요..ㅋㅋ

 

 

 

윗빼미에 두골 아랫빼미에 네골, 합이 여섯골, 한두둑 남은것은 고추를 심을려고 합니다.

 

 

 

4월 27일

심은지 꼭 한달만 입니다. 싹이 이렇게 골고루 잘 나오고 있는걸 보니 비싼 종자값을 하나보군요.

 

 

 

5월 22일

심은지 두달 가까이 되고보니 잎이 제법 무성해 졋습니다.

알이 얼마나 생겼을까 몹시도 궁금한데 그래도 파보면 안되겠지요.

 

 

 

아랫빼미에 심은것은 더 잘된것 같습니다.

 

 

 

5월 29일

감자에 나보다 더  관심을 보이는 울 마눌이 바닥골의 명아주풀도 뽑아내고 꽃대도 잘라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땀흘린 마눌에게 오늘밤엔 아마도 전신암마로 서비스 해야 할듯...

 

 

 

 

6월 18일

헛골 바닥에 저절로 돋아난 차즈기의 진한 자주색이 아주 강해 보입니다.

저게 암예방, 노화지연, 천연방부제 등등 요긴하게 쓰이고 육고기용 쌈채로도 먹는다는데

그 독특한 냄새 때문에 나는 고개가 절래절래 돌아 가더군요. 

 

 

 

같은날

부산에서 와이프의 고딩친구 부부 두팀이 오셨네요.

이 깡산골에서 딱히 대접할것도 없고해서 감자나 좀 캐 가시라 했더니만

감자는 안캐고 무슨 작전회의를 하는것인지....

 

 

 

아...감자 수확작전이었나보네요.

해맑은 웃음과 다정한 대화..,  서로 가시나라 캐 사 면서...ㅋㅋ

대도시에 사시지만 태생은 시골인지라 엄청 즐거워들 하십니다.

그런데 어찌 오십대 중반 할매들이 삼십대 새댁같아 보인다죠...(폭삭늙은 울 마눌은 제외)

 

 

 

가뭄이 너무 심해서 뿌리가 없을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작황이 좋은것 같습니다.

짧은골에서 이런거 두통 캣으니까요...

 

 

 

6월 21일(화)

퇴근후 와이프를 구슬러서 감자캐러 왔습니다.

왜냐하면?.. 목요일부터 큰비가 내린다기에 비오기전에 조금이라고 캐야 하걸랑요~~

 

 

 

좀 깊히 심어야 되는줄도모르고 너무 얕게 심다보니 줄기를 당겨도 이렇게 달려 나오는게 많습니다.

 

 

 

해가 기울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조명없이 더 이상의 야간작업은 어려울것 같고...

오늘 80키로정도 캣을려나....

 

 

 

 

6월 26일(일요일)

남은걸 마져 캐려 했더니만 비도 많이 내렸고 땅도 질퍽거립니다.

토란 한골 심은거 지심좀 뽑아주고 오늘일은 끝이네요.

 

 

 

7월 16일

새벽에 올라와서 마져남은 두고랑의 감자를 캡니다.

주말농군이다 보니 하루를 노치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하고

그사이 많은비가 왔기에 훌쩍 20일을 넘겨 버렸네요.

 

 

 

긴 장마에 썩지 않았나 걱정 했었는데 좀 상하긴 했어도 생각보다 많이 썩지는 않았습니다.

 

 

 

늦게 캐다보니 표면도 터실터실하고 엄청 굵은게 많이 나옵니다.

 

하여간 10키로 심어서 대충 260키로 정도 수확한거 같군요.

씨감자가 따로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으며 전문가들은 10키로에 400키로를 수확한다지만

초보가 이정도의 수확이면 상당한거 아닐까요?

삶으면 탁탁 터지고 하얗게 분이 피는게 이렇게 맛있는 감자는 난생처음입니다.

우리 마눌, 좋아서 어쩔줄 모르고 전화해서 주소받아 적고  난리 부르스치고

이리저리 자랑질 해대다 보니 남는건 못생긴 짜투리들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