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에 묻혀 살며/청룡산 도원놀이터

16.2.6~2.14-눈길에 차 미끌어지고 설날의 연휴

청룡산삼필봉 2016. 2. 14. 23:30

16년 2월 6일(토)

설 연휴 첫날입니다.

몇해 전까진 보따리 싸 들고 고향집엘 갔었지만 지금은 역귀성이다보니

아들이 어머니 모시고 오면되고 난 뭐 그져 집안청소나 하면 되는데

미리부터 해 두었기에 별 할일도 없고해서 밭에나 가보려고 합니다.






아랫마을엔 눈의 흔적도 없는데 여긴 눈이 많이 쌓여 있네요.

4륜구동이라 괜찮겠거니하고 쳐 올라 가는데

아 글시... 발통은 앞으로 돌지만 몸체는 뒤로 미끌어져 쳐박힐뻔 했지 뭡니까.





길을 가로 막았으니 낙엽과 흙을 뿌려 한쪽으로 돌립니다.

장갑은 꼈지만 손으로 흙과 낙엽을 긁었으니 손가락이 얼어 터질것만 같았지요.




위로 올라가서 돌려야 되는데 도저히 올라갈 자신이 없어서 이쯤 빼두고 밭에 갑니다.




눈이 얼지만 안았더라도 여기 저만치 까지는 차가 갈수 있는데 걸어갑니다.




해뜨기전에 일찍 왔지만 차 뺀다고 시간 다 가니 햇살이 퍼집니다.




부지런한 사람들의 발자욱이 보이는군요.

그런데 여기좀 더 올라가면 너무 가파라서 못가는데 뭣하러 갔을까요?




밭뚝길도 눈이 소복히 쌓였습니다.




농막앞에도 많이 쌓였군요.

차만 빠지지 않았어도 느극히 감상하고 치우기라도 할건데 그를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이렇게 눈이 녹아 있는것은 호스속의 물이 흐르고 있다는 증거지요.

물론 지나가는 자리에는 서릿발도 안 섭니다.




호스의 물은 여기 간이 미꾸라지 양어통으로 이어져서 넘처 흐르게 됩니다.




고요한 밭에는 작은 산짐승의 발자욱이 남겨져 있습니다.




여긴 집에서 가져온 음식 찌꺼기나 고기 뼉다귀등을 버리는 밭 모퉁인데

좀 큰 짐승의 발자욱이 보이는군요. 아마도 허기진 배을 채웟을듯...




사진엔 잘 표시가 안나지만 발자욱이 농막의 처마끝으로 이어지고 있는걸 보면

여기서 차거운 밤바람을 피하지 않았나 싶네요.




뒷 골자기 양달쪽을 어설렁 거려 봅니다.

방금전에 아주 크다란 고라니가 등붇혀 졸고 있다가 나에게 놀라 도망 갔거던요.




여기어디 참나무 낙엽 아래 였습니다.

두툼한 낙엽은 사람으로 치면 솜이불 이니까요.



사실 오늘 닭장 손질 할려고 한건데 빠진 차 때문에 그냥 내려 갑니다.




삽으로 윗쪽에 흙을 뿌리고 전진 시켜 봅니다.




가까스로 올라 왔습니다. 이젠 내려갈일이 걱정이네요.




그래도 돌려서 내려갑니다.




마의 커버길입니다.

4륜구동이건 내리막 억제 장치건 핸드 브레이크건 아무것도 소용 없었습니다.

그냥 줄줄 미끄러지는데 순간 하늘이 노래 지더군요.




그래도 사고없이 지나친게 다행이지만 오금은 더 져려 옵니다.




무모한 운행은 사고만 불러올뿐...  더 이상 운행불가.

집으로 긴급타전,

차가 더 내려갈수 없다  니 차가지고 내 데불로 오느라 오바...

저기 아래는 오토바이도 한대 세워져 있고 바로 앞이 개울이라 미끄러져 꼬나박는 날엔

즐거운 설도 꺼꾸로 쇠게 될거고  그냥 여기 둿다가 날 풀리면 와야죠.





2월 8일(설날)

아들과 함께 차빼로 왔습니다.

이틀사이 날씨가 많이 풀려서 눈도 많이 녹았네요.

그래도 미끄럽긴 마찬가지라서 삽으로 한쪽발통이 지나갈  자리는 긁어 냅니다.

그런데 저 오토바이 아직도 안 치웟네...다시 온건가...?

무사히 집에도착   고스톱 판으로 연결

올해는 최고 적게 잃었슴(2만 삼천원- 해마다 최하 오만원 이상인데...)








2월 14일(일)

느긋히 아침먹고 산에 왔습니다.

특별한 일은 없지만 일은 찾으면 할일또한 엄청 많지요.




지난주에 나를 엄청 힘들게했던 눈이 이젠 다 사라지고 없네요.




설에 나온 음식물 찌꺼기는 이렇게 매실나무에 두면 좋은 거름이 되지요.




꽃이 핀것도 있고...




양지바른 땅은 다 풀렸고 눈녹아 내린물이 촉촉하게 스며 들었군요.




모임에서 얻어온 들메나무 3주를 적당히 심었습니다.

들메나무순은 최고의 묵나물이라 하네요.

산중 사람들이 두릅팔아 들메 사먹는다고 하는 말이 있다니 그 진가가 느껴집니다.




어? 내가 아끼는 허깨나무가 잘려졌네요.




칠팔년전에 씨앗을 발아시켜 옮겨심은 것인데 이게 어쩐지 저절로 말랏다가 아래서 새 순이 나와

자라곤 하는데 나도 아까워서 잔가지 하나 꺽지않고 소중히 여기는 나무 거늘..

어느 인간이 지 뱃속 채울려고 베어갔단 말인가...

여기 산에는 우리산 말고도 찾아보면 야생헛개가 더러 있는데 왜 하필이면 키우는줄 알면서도...

누구의 소행인지 짐작은 갑니다.

범인은 범죄현장을 다시온다는 심리를 이용해서...

"야 이 인간아...잘라가서 달려 먹으니 속이 편하더나?

훔쳐간 나무는 약이 아니고 독이 된다는거 너는 아직 모르는구나.."

라고 팻말하나 쓰서 걸어야 겠습니다.




산에 들메나무는 금방 심었고

우리 농막에 한번쯤 와 본 사람들은

자기네들은 필요없으나 버리기 아까운 물건들을 이것저것 더러 챙겨 줍니다.

이것 역시 쓸만한  상이라 가져 가야죠.




바람이 몹씨 불어 거름갑바가 날렸네요. 다시 덮고 눌러야죠.




닭장을 향해 갑니다.




닭장에서 돌아나온 물은 여전히 잘 흐르고 있습니다.




모이통 타이어도 한쪽으로 치우고...




한마리도 없는 빈닭장을 들려다 봅니다.

삼주전쯤에 몽땅 족제비에게 당했습니다.



참사현잔의 힌털은 치웟어도 남아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