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토요일)는 나혼자서 하루종일 물주는데만 소일했다.
둘이서 급하게 줘도 두시간 이상 걸리는데
이것저것 짐 좀 나르고 8시반에 시작한것이
이왕 주는거 좀 흡족히 주자싶어 차분히 시작 했더니만
점심도 빵한개로 때울만큼 열심히 줫것만 마치니까 4시반이었다.
물주면서 겸한 일이래야 누울려는 강낭콩 좀 세웟고
토마토 가지 고추등 조금씩 지줏대에 더올려 묶어준것 뿐이다.
그런데 물주는 일이 빈바께스로 퍼다 나르는것도 아니고
그냥 물호스 잡고 있는게 수월해 보일진 몰라도
이것 역시 보는거와는 달리 꽤나 허리아프고 다리아픈 작업이었다.
무성해진 밭고랑에 자라는 식물들 다치지않게 조심해서 물호스를 끌어야 하고
발디딤도 조심해야 하는게 신경도 많이 쓰였다.
요즘 집수리를 하다보니 집전체가 엉망이고
어제는 또 소음이 심해서 어린 외손녀가 놀라는등
집안에 있는 사람도 견디기가 쉽지않은 모양이다.
일요일도 없이 오늘도 일을 한다니
아이들 데리고 밭으로 피신 오겠단다.
우리 내외는 새벽에 올라와 먹을거리를 준비하고
술안주도 장만하게 되었는데
떡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이웃밭의 심사장도 불러
아침부터 마신 소맥 몇잔이 우째 이리 취하는지...
새벽에 일어나다보니 아침술에 취해서 잠오고..
원래 오늘은 옮길닭장 지을 생각이었는데
이놈의 술때문에 아무것도 못했다.
점심은 또 점심대로 고기를 구웟으니 술생각이 없으랴...
밭 중간쯤에 전봇대를 하나 세워야 될것 같아서 얻어온 쇠막대기를 나르고 있다.
구덩이도 파지 못했고 알고보면 이게 오늘 하룻일 전부다다.ㅎ
일주일에 한두번이라도 물을 주는 바람에 화분에 심겨진 것들이 잘 자라고 있다.
우리 밭에는 매실나무가 다섯그루 있는데 이제 매실이 너무 흔해졌고
저 쪽 길건너 산에 있는것만 해도 우리가 쓰기엔 충분하니
앞쪽의 두그루는 지난주에 정리를 한것이다.
또 이것이 종자가 불량인지 아름다운 겹꽃에 비해 열매가 너무 작고
앞쪽에 버티고 서 있으니 걸리적 거리기도 했다.
시간나면 뿌리도 뽑아내고 조그만 밭을 만들어
가장자리에는 키낮은 유실수를 심던지 아니면 감나무를 심어서 높게 키울까 한다.
잘라낸 나뭇가지들은 농막위에 올렸다.
둥근마씨앗을 올해 처음으로 심어 봣는데 얼마나 굵은뿌리가 생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쌀수수 이것역시 올해 처음인데 나는 이것이 영주쪽에서 본 키가 나즈막한 종자인줄 알았것만
지금의 형상으로 봐서는 낮은게 아닌것 같다.
왼쪽은 낮은조이고 오른쪽은 쌀수수이다.
낮은조 역시 키가 낮은게 아닌가보다. (땅이 너무 비옥해서 그런가...)
화분에서 몇년동안 고생하던것을 옮겨 심었더니만 잘자라고 있다.
간짓대처럼 높히 꼽았것만 더이상 올라갈때가 없으니 다시 내려와서 이리 꼬이고 저리꼬인 더덕.
15년도 더된 그 시절 고령의 어느 낚시터 마을에서 키가 아주 큰 나리의 까만 열매를 따와서
심은 것인데 꽃모양도 하늘로 피는게 원종과는 다른 꽃을 피우고 있다.
분명 하늘나리는 아닌것 같았는데...
다섯포기 얻어와서 심은 밀크시슬인데 다죽고 한포기만 살았지만
잎에도 억센 가시가 돋아 있어서 만지기가 싫어지는 식물이다.
그런데 뭐 이게 어디에 좋은건지...
오늘은 이 천막속에서 어떤일이 생길지...
나는 아무일도 하지 않고 아침술에 취해 잠만 잦는데도 점심시간이다.
싱싱한 상추도 뜯어오고...
배를 채운 아이들이 가만 있으랴...
아이고 이젠 혓바닥을 내밀면서 폼도 잡네...
개구쟁이 동생이 올랏으니 언니인들 가만 있을랴...
도시에서 자라는 애들이라 모든게 신기하지 안을수 없다.
닭장에서 금방 끄집어낸 계란마져도...
집으로 오는 길섶위의 빨간 산딸기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않은 외손녀...
가시덤불을 헤치고 올라 따고있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까나...
나도 옛날엔 다 저렇게 해서 키웟었지...
한옹큼 딴 딸기를 나눠먹고...
이 바쁜 일철에 오늘처럼 이렇게 한가하게 보낸적도 없지싶다.
원래는 일박이일 출타 예정이었으나 큰손녀가 입원도 했었고
여러가지 일들로 내키지 않았기에 이겸 저겸 수월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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