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때문에 늦어지는 봄농사
때맞춰 오는비를 단비라 했던가 ...
하지만 밭갈고 씨뿌려야할 황금같은 주말에 내리는 비는 그다지 달갑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이사이 비를피해 할일이 있으니 집에서 하늘만 쳐다보고 기다릴순 없는것이니
허럼한 일복 갈아입고 밭을 향하는 마음은 즐겁다.
3월 25일(토) 이른 아침
구름은 잔득 드리웟으도 비는 오지 않지만 어제까지 제법 비다운 비가 내렸기에 땅은 흠뻑 젖어있고
오늘내일 주말동안에도 비가 오락가락 할것이라니 신경이 쓰인다.
언제나 밭에오면 산을 한바퀴 돌고 일을 시작하는 것인데
두어시간 등산길이 미끄럽기도 할것이고 비라도 만나면 초장부터 잡칠것 같아서
오늘은 그냥 바라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집의 옥상밭 부추는 벌써 베어 먹었것만 여긴 이제 조금씩 올라오고 건너밭의 부추는 아직 보이지도 않았다.
할미꽃은 어려도 할미꽃 늙어도 할미꽃...
그래도 이맘때면 잊지않고 봄소식을 전해주니 뾰족한 새 순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겨울에도 푸르던 누리대가 부더러운 새 잎이 나왔으니 집사람의 눈에는 식재료로 보일 것이다.
지난주에 찍어둔 사진인데 아무것도 심지않은 밭에 제법 큰 멧돼지가 지나간 것이다.
여기도 역시 여러마리가 뒤적인 것이고 아주 난장판을 만들어 놓은곳도 있는데
윗밭과 우리밭의 경계 울타리가 부실하고 또 윗밭은 농사를 제되로 짓지도 않거니와
전체적으로 울타리가 부실하다 보니 멧돼지며 고라니가 제 집 드나들듯이 하는 것인데
그래도 우리밭에까지는 안내려 오더니만 올핸 시작도 하기전에 이런 문제가 생겨서 고민스럽다
그렇다고 고민만 한다고 되는것은 아니고 나름 대책을 세워보는 것인데
점멸조명과 허수아비를 메달아 볼려고 한다.
깜박이 전구 4개에 허수아비는 5개를 메달았는데
이렇게 설치해도 일률적인 동작에선 학습효과가 있어서
나중엔 침범을 한다는데 얼마나 오래갈지가 의문이다.
타임스윗치를 연결해서 오후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12시간동안 작동 되게 조정했다.
또한 라듸오도 볼륨을 올리고 밤에만 나오도록 조정해 두었으니
2중 장치에 멀리서 보고듣고 알아서 안 들어오면 서로가 좋은 것이고
이것도 안되면 포획을 해서 생명을 앗아 버리는 극단처방을 하지 않을수 없다.
3월26일(일)
오늘도 어제에 이어 날은 잔뜩 흐리고 금방이라도 비를 쏟아낼것 같은 아침이다.
피자마자 비맞은 생강나무꽃이 안스러워 보인다
봄비맞은 산청목은 움추렷던 가지에서 새 촉이 돋아 생기롭다.
물빠짐이 좋은 땅이다 보니 윗비만 안내리면 삽질이 가능하고,
지지난주에 다른땅은 다 갈았것만 그때 녹지않아 갈지 못해 남은땅을 삽으로 뒤적인다
괭이로 골을 좀 깊이 파는데 여기에 바로 무엇을 심을게 아니고...
몇년동안 숙성시켜 두었던 닭똥거름을 충분히 넣는다.
예전엔 밭 전체에 거름을 뿌린후 두둑을 지엇는데
작년 부터는 두둑을 만든후 골을지어 파종할 부위에다 거름을 넉넉히 넣는데
이렇게 하니까 전체 면적에 뿌리는것보다 거름은 적게들어도 더 잘 자라는것 같다.
멧돼지가 파 헤쳐서 망가진 두둑을 다시 평평하게 만들고 비닐을 쒸울 것이다.
아랫밭은 쒸웟으니 또 윗밭으로 가야지...
작년까지만 해도 두둑을 좁게 만들어 폭900의 비닐을 쒸우다가
올해부터는 6구멍에 1500의 비닐을 쒸워보니 일이 많이 수월해 지는데
이것 보다는 3구멍에 1500의 폭이 있으면 더 좋을것 같은데 엿장수 맘되로 있을려나 모르겠다.
어제 설치한 점멸등이 됫다 안됫다 해서 비맞으며 점검을 해보니 안속에서 엉성하게 끊어진 부분이 있었다.
이게 건축현장에서 쓰다 버린것을 줏어온 것이다 보니 걷보기는 멀쩡한데 벽돌같은것에 찍혔는지
속골병이 들어서 한군데 찾아서 연결하고 나면 또 다른곳에서...
귀찮은 일이 반복 되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차라리 깔삼하게 새것사서 쓰는건데...
결과적으로 멧돼지 때문에 일이 많이 지체 되어 버렸다.
전기공사만 아니었다면 어제 비닐쒸우고
오늘은 감자 강낭콩등 각종 씨앗파종하며 봄농사의 1단계를 마무리 지우려 한것인데
겨우 비닐만 쒸웟으니 말이다.
깨어난지 며칠된 병아린데 똘망똘망 잘 자라고 있다.
부화기가 시원찮아 알을 넣어면서도 미심쩍어 했는데
부화율이 50%로 저조해서 10마리만 나왔다.
내가 키울거라면 안나와도 그만 이지만 지인께 부탁 받은 것이라서
더 신경이 쓰였는데 이 정도라도 나왔으니 다행이다.
어미닭에서 부화된 것이라면 추운 날이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인공으로 부화한것은 최소 한달동안은 신경쓰서 키워야 하기에
자동 온도 제어기도 달고 거실에서 키운다.
이제 또 미더운 부화기를 한대더 장만해서 알을 넣었다.
41개 넣었는데 몇마리나 나올지...
일주일쯤 후에 검란을 해보고 무정란을 제거하면 부화율이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