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타리 종균넣고 밭갈이 하다(17.3.11~12 토,일)
...
3월 11일(토)
오늘도 하루일 시작전에 매화꽃이 핀 길을 지나 C코스의 등산길을 반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돌려고 한다.
만개한 꽃의 아름다움이 아침을 기분좋게 하고...
같은 수종을 같은땅에 심었으도 조금 늦게 피는것도 있는것을 보면 세상사 모든게 다 똑 같을순 없는건가 보다.
겨울동안 퇴색되었던 상록의 풀잎도 푸르름이 되살아 나고...
바위를 덮고있는 물이끼도 봄비를 기다리는듯 하다.
진달래도 꽃망울이 조금씩 부풀어 오르고...
생강나무 꽃봉오리는 지난주 보다 더 열려있다.
양지바른쪽의 이 조그만 구멍은 어느 산짐승의 보금자리 일까...?
멧돼지가 땅을 파헤친 범위가 조금씩 늘어 나는걸 보니 밤이면 즈거들 끼리의 향연이 펼쳐지나 보다.
파헤쳐진 땅속에 무엇이 있나싶어 나도 한번 후벼보는데...
실은 그게 아니고,.. 갈비의 부엽토를 긁어뫃아 한베낭 가져 갈려고 한다.
갈비라는 말이 나왔으니 잠깐...
아들녀석 초등시절 송림이 우거진 어느 바닷가에서 불살개 할려고
갈비를 좀 검어 오라 했더니 엄마가 갈비를 안 사 왔다고...ㅎ
내가 살았던 고향에선 소나무의 낙엽을 갈비라고 했었는데
도회지서 자란 아들이 알지를 못했으니...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우리 형제들이 코미디가 아닌 코미디로 재미있게 웃엇던 기억이 난다.
어려웟던 그 시대엔 갈비가 제일 좋은 땔감 이었고
그중에서도 다른 낙엽이 하나도 섞히지 않은것을 참갈비라고 했었는데
가마솥에 갈비불 지피고 밥을 할라치면 솔향이 베어 나는듯 밥맛또한 정말 좋았었다.
십수년 전이었던가...? 그때, 짚불꼼장어라는 음식이 유행된 적이 있었는데
꼼장어를 연탄불에 석쇠로 구워 먹던것을 대신 볏짚으로 구워 먹는거 였는데
인기가 있었기에 나도 한번 그런 식당엘 가봣더니 시크멋게 그을린 곰장어를
장갑끼고 대충 딱아서 먹어니 시골스럽고 맛은 좋더라만 입술도 시크멓게 되고...ㅋ
지금 이 갈비를 보니 불현듯 생각나는게, 솔갈비에 꼼장어를 구워 먹으면
은은한 솔향에다 짚불보다 덜 번거롭고 맛또한 훨씬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런 식당 차리면 대박날것같은 예감이고 전국방송 탈것 같은데 내가 한번 차려봐 말어...
조금전에 긁어 뫃았던 갈비부엽토를 한자루 짊어지고 왔는데
이것은 산성이라서 일반 작물엔 별로 도움이 안되고
블루베리에는 좋을 거름이 되는 거라서 몇자루 뫃아 두었다가 거름으로 사용 할려고 한다.
봄이되니 이것저것 할일도 많지만
오늘은 또 생전 처음 해 보는 느타리 종균작업을 할것인데,
내가 꼭 하고 싶어서 하는것은 아니고 저기 곰취밭 옆에있던 왕버들의 큰 가지 하나가
지난여름 태풍으로 부러졋기에 느타리리나 키워 보자고 적당히 잘라서 뫃아둔 것이다.
20~25cm정도로 짧막하게 잘라야 된다캐서 다시 동강동강 잘랏다.
대여섯개 정도를 연탄쌓듯이 미리 올려 본다.
주문해서 받은 종균인데 재배방법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어서 따라 하는 것이다.
종균병을 가위로 찟어내고 잘게 부쉬는 것이 꽤나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나무토막 사이에 1cm정도 넣고 눌러 두는것인데 시험적으로 표고목처럼 구멍을 뚥고 넣은것도 있다.
차광을 하고 보온을 하면 더 좋다는데 그냥 차광만 시켜 두었다.
3월 12일(일)
올해의 첫 밭갈이다.
저기 안쪽의 음지는 아직 땅이 풀리지 않아서 양지쪽만 갈아 제낀다.
밭이래야 아래윗밭 다 합쳐도 손바닥만 하지만 그래도 괭이보단 기계작업이 훨씬 수월하고
대충 골을 탓으니 거름도 충분히 넣고 한해 걸러 한번씩 석회비료(굴껍질 가루)도 뿌려준다.
거름도 골고루 펼쳐야 하고 석회도 바람에 날려가면 안되니까 흙을 덮어야 한다.
오늘 비닐까지 쒸우면 좋으련만 도무지 시간이 없고 윗밭은 아직 거름도 넣지 못했다.
이것은 또 뭐 할려고...?
지금 시각이 오후 6시, 집사람이 내려갈 준비를 하는 동안 잠간의 시간이지만
다음주에 할일을 미리 준비해 두면 그만큼 시간이 절약 되기에 배수구 자재를 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