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의 대추나무 베고 봄 대청소(17.3.5 일)
아직도 바람은 차겁지만 불어오는 남풍에서 봄내음이 느껴진다.
언제나 그랫듯이 주말이면 틈나는데로 밭에가서 일하고
약간의 피곤함과 저녁밥상에 겻들이는 한잔의 막걸리는 밤잠을 깊게한다.
오늘은 또 어머니가 기다리시는 남녘의 고향집으로 새벽을 뚥고 차를 몰아보는데
어머니가 귀찮으실것 같아서 아침을 먹고 갈려고 했더니만
무슨 맛있는 음식을 준비 하셨는지 아니면 못난아들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볼려고 하심인지
아침을 먹지말고 그냥 오라 하셔서 눈꼽붇은 얼굴로 달려가는 것이다.
아이들은 나를 들어 짜게 먹지 말라지만 늙어갈수록 간간한 음식이 입에 맞듯이
어머니또한 그러 하시기에 예전의 그 맛은 아닐지라도 정성들려 끓여 놓으신 장어국이며
아껴두었던 갈치생선구이가 조금 짠들 어찌 맛이 없으리...
방금전에 제일먼저 잘라서 처리했기에 사진에는 없으나
담장옆으로 여러그루의 대추나무 고목이 있었고
그게 이제 돌대추로 변해서 열매가 작은데다가
어머니도 힘이 부치셔서 잘라서 없앳으면 하시길래
오늘의 원래 목적은 대추나무 처리하는거 였는데 시간이 좀 남아서
다른것도 손을 데게 되었지만 펼치고 보니 생각보다 일이 많다.
저기 아우가 올라가 있는 담장아래에는 아버지가 생전에 대충 지어놓으시고
괭이나 호미등 농기구를 넣어놓던 헛간인데 이제 아버지가 안계시니
그게 허물어져 비가세고 눈을 맞아도 어머니의 힘으로는 어쩔수없어 방치하게 되었고
우리 형제들 역시 고향집을 다녀와도 귀찮다는 이유로 무관심 하게 되었으니
속에 있던 삽자루며 괭이자루가 다 썩어 버렸기에 철거를 하고 있다
안속에는 농기구뿐만 아니라 차곡차곡 뫃아둔 포대자루며 재사용 가능한 비닐도 많았는데
이런 것들을 안쓰고 보관해 둔다고 훗날 다시 쓸수있는게 아니고
자연적으로 조금씩 삭아드는 것이라서 멀쩡하게 보여도 다시쓸수 없게되어 많은 쓰레기가 나왔다.
내친김에 밭까지 뒤벼 드릴까 했었는데 하루종일 일을 하고 나니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체력이 소진되어 더 이상 하기 힘드는데도
효심이 지극한 아우가 조금이라도 더 파 드린다고 삽질을 하고 있다.
우리 부부만 다녀 왔다면 이 많은 일을 할수 없었는데
아우가 함께해서 더 많이 할수 있었고
어머니또한 많이 기쁘 하시니 힘들었던 하루가 웃음과 보람으로 매듭 지어졌다.
하지만 아직도 정리해야 할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성격이 무엇이던 함부로 버리지않으셨고
버려진 것이라도 쓸만하다 싶어시면 다 줏어 오셧기에
어머니의 잔소리도 많이 들어 셨는데 그 결과물이
고향집 구석구석에 많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