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채소 수확(16.11.19 토)
.올해는 조금씩 심었던 둥근마며 울금등 가을겆이가 늦어져서
추위에 약한 아열대성 둥근마는 거뭇거뭇 썩어가는것도 있던데
이걸 그냥 자가소비 하는거야뭐 썩던말던 별 상관이 없지만 좀 귀한 품종이다보니
몇사람의 지인께 종자용으로 보내 드렸는데 말은 않해도 썩어 갈것이 뻔해 신경이 쓰인다.
차라리 품질이 이러이러하니 내년 봄까지 내가 보관했다가 썩어서 못쓰게되면 어쩔수 없고
온전하면 보내 주겠다 하는게 좋았을텐데 그런말을 할려니 혹시나 아까워서 그런가보다하는
오해도 있을것 같아서 그냥 보내고 나니 오히려 더 신경쓰인다.
뭐 이미 내 손을 떠난건데 어쩔수 없는 것이고...
오늘은 십년전 애숭이 시절보다 더 못지은 김장채소를 뽑으려 한다.
하우스농사가 아닌 일반농사에서는 김장채소를 수확함이
여러해살이 뿌리를 제외한 올해의 농사가 끝이나는 것이다.
지금 이 시기가 우리마을의 가로수 은행단풍이 최고조인것 같다.
농막입구의 시들은 옥잠화와 감나무도 낙엽이 떨어져 마지막 조금남은 가을이 아쉬움을 더한다.
올해같이 이렇게 비싼 배추를... 한판의 모종만 이라도 사다 심었으면 좋았을것을
올해는 무슨 마음의 변득으로 씨앗을 뿌렸더니만 이모양 이꼴이니 김장은 포기하고 쌈배추만 해야겠다.
무도 올해는 예년에 비해 절반도 심지 않았는데 해마다 값이싼 무는 별로 인기도 없었거니와
나눠 주는것도 밭에와서 직접 가져가면 모르지만 그 무거운 무뿌리를 푸대에 넣어
지게로 나르고 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대폭 줄렸더니만 나눠 줄것도 별로 없지싶다.
이렇게 좀 큰것이 대충 헤아려보니 스물댓개 정도 되고...
조금 늦게 심은것은 이정도 인데 큰것보다 먹기는 이게 더 좋더라는거...
큰것이던 작은 것이던 다 뽑아야 하고...
올해는 된서리가 일찍 내렷는지 잎이 말라 시레기도 없는데...
내가 먹지 못한다고 버릴수는 없는법...
이것은 또 따로뫃아 그늘에 말려서 닭들에게 주면 맛있게 먹어리라...
봄상추의 말라버린 대궁아래 새싹이 돋았것만 뽑아가서 먹긴 너무작고 부족한데
이대로 둔들 겨울을 날까마는 한두주일 정도는 내 눈을 즐겁게 할거라서 추위가 늦게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말라버린 호박넝쿨에 부르진 지줏대가 어지럽다.
겨울동안 내펭게 칠려고 했더니만 자꾸 눈에 거슬려 정리하니 깔끔하다,
마른 고춧대와 가지등 겨울넘겨 내년봄에 뽑을까 했었는데 이왕 손댄김에 정리해야 겠다.
몇포기 남겨둔 딱배추는 얼어죽기 전까지는 먹을거리가 될것 같아서 이고
걷지않은 비닐은 게으름의 표본으로 내년봄에 그냥 여기에다 뭘 심어볼까 싶기도 해서이다.
그래도 사용했던 지줏대는 한곳으로 뫃아야 겠기에...
어? 빈밭에 쏟아진 이것이 무엇일꼬?
또다른 이걸보면 대충은 짐작이 가리라...
다름아닌 매실이며 오미자 탱자등 효소를 걸러낸 찌꺼기 들이다.
매실 건더기는 술을 부으면 매실주가 된다고 하길래 그리 해보니 너무 달아 내 취향이 아니었고
고추장에 버무리면 장아찌가 된다던데 그것역시 매실값이 아주 비쌀때 말이지
흔해빠진 지금은 그럴 필요성을 못느끼기는데, 돈들려 버릴바에야 무슨 용도가 없겠나 싶어
몇년동안 뫃아 둔것을 에라 모르겠다하고 그냥 밭에다 뿌려버린 것이다.
이렇게 해 놓으면 배고픈 새들도 쪼아 먹을 것이고 그 부산물은 또 거름으로 돌아올 것이겠지.
어떤이는 달작지근한 맛으로 온갖 해충을 불러 들인 다는데 어디 해충만 오겠나 익충이 더 많이 오겠지...
쓰잘떼기없는 씨앗욕심에 공짜로 준다면 어것저것 여러가지를 얻어와 심었다가
결실이 되기도 전에 뽑아버린것도 있는데
우엉역시 통종씨앗이라는것을 얻어와선 심을땅이 없어 거름자루에 심었었는데
한번인가 잎을 따먹고선 그대로 둔게 뿌리가 들기는 했는지 파 봐야 겠다.
이정도면 중간농사는 되지 싶은데 자루를 다 찧어서 파 낼려니 시간이 없어서 그냥 겨울을 넘겨야 겠다.
파헤친 두푸대는 산마씨앗을 넣었다.
올봄에 뭔지도 모르는... 동과인지 박인지 하여간 비슷한게 한포기 올라 오길래
그냥 뽑지않고 둔것이 도깨비박 이었나 보다.
이것은 수년전에 하나를 얻어와서 심지도 않고 그냥 아무렇게나 던저둔 것을
몇년동안 땅속에서 썩지않은 씨앗하나가 이렇게 많은 박이 열렸지만
그냥박도 놀부가 자르면 도깨비가 나오는데 이것은 놀부가 아니라도
십중팔구 도깨비가 나올것 같아 자르지 말아야 겠다.ㅎ
개울건너 도라지밭에 왔다.
3년생인데 다 캐고 다시 심으면 좋으련만 그럴 시간이 없고
내일이 증조부 기제사 날이라 조금만 캐야겠다.
약도라지 수퍼도라지 백도라지 중 약도라지만 캣는데 잔것은 다시 심었다.
저기 안쪽 조그만 부위가 다시심은 약도라지고 앞쪽에는 내년봄에 씨앗을 뿌릴려고 한다.
이왕 온김에 부추밭의 겨울풀도 좀 긁어내고...
무언가 가져가는 이것은...?
닭장에서 나온 왕겨거름인데 이것을 두툼하게 덮어 놓으니 풀도 잘 못올라 오고 좋더라.
파도 모조리 뽑아서 집의 화단에 묻어두면 겨울동안 요긴하게 먹을수 있는데 오늘은 조금만 다듬어 간다.
도라지밭 옆의 나무덩걸에서 자란 이 버섯은 어떤 버섯일까?
식용인것 같긴 하지만 어설피 판단해선 않되는 것이라 그냥 못본듯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