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에 묻혀 살며/청룡산 도원놀이터

15.11.01(일)-바빳던 시월을 보내면서...

청룡산삼필봉 2015. 11. 2. 14:13

매년 시월 한달은 연중 제일 바쁘게 보내는 달이지 싶습니다.

올해도 예외없이 둘째주를 제외 하고는 주말마다 먼길 나드리에 숙박도 두번이었습니다.

이러다보니 많지는 않아도 때맞춰 거둬야할 밭작물들의 시기를 노치기도 합니다.

어제는 또 수원에서 오후3시에 결혼식이 있었기에 집에오니 열시반에 잠자리는 자정이 넘더군요.

그냥 관광버스 타고 갔다 오는거라면 몰라도 혼주를 대신해서 인솔책임을 맞았기에

인사도 해야하고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더군요.

 

오늘은 어지간하면 밭에 안올려고 했는데 신부집에서 많은 음식을 보내 왔으니

저녁쯤에 뒷풀이 하자고 야채좀 뽑아 오라는 기별이 와서 피곤한몸 이끌고 또 왔지 뭡니까...

 

 

 

이젠 우리밭 주위의 산도 하루가 다르게 단풍이 들고 있습니다.

 

 

 

밭건너 계곡 저편의 생강나무는 이른봄엔 노란꽃을 피워 봄소식을 알려 주더니만

가을엔 또 제일먼저 노란단풍들어 겨울을 예고하고 있네요.

 

 

 

지난주 목요일까지만 해도 싱싱하던 야콘잎이 축 쳐진걸 보니 요 며칠 사이에 서리가 내린 모양입니다.

 

 

 

이국적인 모습을 뽐내던 울금잎도 누렇게 변해 버렸습니다.

 

 

 

지난 주중에 올라와 시간이없어 다 캐지못하고 남겨둔 고구마도 서리폭탄을 맞았네요.

 

 

 

이제 둬봐야 더 자랄것도 아니니 오늘 죄다 캡니다

토질좋은 우리밭의 야콘은 그냥 당기면 잘 뽑혀집니다.

 

 

 

저쪽으로 툭 던져 놓으면 집사람이 정리 할거에요.

 

 

 

나도  흙을 대충 털어서 도와 줍니다.

그런데 사실 울금이 좋다고는 하나 우리집에선 별로 관심이 없어서 종자 할것만 조금 남겨두고

필요하다는 친지에게 다 줘 버립니다.

 

 

 

이제 또 야콘 캡니다.

이것역시 괭이 같은거 필요없이 손으로 뽑아 올립니다.

 

 

 

잘 키우면 한포기에 10키로 까지 나온다는데 여기서 그것은 그냥 희망사항일 뿐이고

이정도 된것만도 만족에 또 만족입니다.

 

 

 

이것역시 우리집에선 비인기 품목이라 종자 보존용으로 대여섯포기정도 심는데

올해는 친지께서 안심엇냐고 물어 보시네요.

내년엔 좀 더 심어야 할까 봅니다.

 

 

 

토란밭 입니다.

줄기는 이미 9월에 잘라서 껍질벗겨 보관했고 오늘은 알토란 캡니다.

 

 

 

이것도 줄기는 서로 달라지만 알토란은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올해는 줄기가 좀 부실했는데 뿌리는 상당히 굵고 좋습니다만

수확량은 별로 많지 않으니 잘 보관했다가 추운날 들깨가루 넣고 국 끓이면 맛이 좋지요.

 

 

 

열댓포기 되는 토란캐기... 이것도 일이라고 서너번 삽질하고선 먼산보며 허리 폅니다.

 

 

 

흙이 축축해서 털어내기가 좀 힘든가봐요... 내가 도와 줘야죠.

 

 

 

어떤이는 넝쿨콩 하나에서 백개도 넘는 콩깍지를 딴다는데 나는 기술이 없어 그리는 못해봣고

이정도 열리는것도 올해 처음으로 큰 수확입니다.

그런데 이 콩은 일찍 심으면 넝쿨만 무성할뿐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올해 처음 알았으니

해마다 두세 꼬투리 열릴까 말까한 넝쿨을보고

 "이노무 콩은 가짜인가보다" 아니면 씨앗이 재작년 건가보다 라면서 원망하곤 했지 뭡니까.

그런데 올해는 또 너무 늦게 심었지 싶네요.(완전히 읶은게 없어니까요)

 

 

 

오늘은 배추와 무를 좀 많이 뽑아야 됩니다.

 

 

 

나중에 가져가서 먹기도 하고 나눠 줘야 하니까요.

 

 

 

그런데 속도 안찬 이런거 노란속 없다고 싫어하는 친지도 있는데 줘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됩니다.

난 푸른잎을 좋아 하는데...

 

 

 

지붕위에서 뭔가를 찾고 있습니다.

 

 

 

단호박 이로군요.

 

 

 

씨잘떼기없이 장난스런 표정을 지어 봅니다.

이 단호박을 봄에 심을땐 그냥 애호박도 먹고 누렁이도 만드는 맷돌호박인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잎이 좀 노래탱탱하게 크는게 다르고 호박알멩이가 시일이 지나도 크지 않는게 이상해서

그냥 두었더니만 단호박 인가 봅니다.

스물댓개 열려야 될 호박이 두포기에서 딱 세개만 열렸네요.

여기에서 그냥 호박은 톱다리때문에 온전하게 자라서 누렁호박 되는게 거의 없는데

단호박 이것은 껍질이 딱딱한것인지 톱다리가 쏘지를 못하나 봅니다.

이렇다면 내연엔 맷돌보다 이것을 심어야 할까 봅니다.

 

 

 

접때도 말했지만 동아 이것은 일부러 심은게 아니고 다른 씨앗에 섞혀 있던것이

어쩌다 떨어져 돋아난 것인데 고맙게도 크다란게 세덩이가 열렸습니다.

 

 

 

남들이 이렇게 큰 동아 따는거 보고 부러워 했는데 저도 횡재 했습니다그려...

 

 

 

아마도 10키로는 족히 넘을것 같습니다.

 

 

 

힘쎈(?) 저희 집사람도 무거워 하는데 힘없는 저는 얼마나 무거웟 겠습니까.ㅎㅎ

 

 

 

이제 또 내려가야 하니 내새끼들 한번 쓰다듬어 줍니다.

깃털의 촉감이 부더럽고 따듯하게 느껴 지는군요.

 

 

 

야채를 한베낭 넣었으니 이것은 다음주에나 가져가야지요.

어서 또 후다닥 내려가서 한잔하러 가야죠.

 

 

 

잔치집 뒷풀이에 갔다오니 또 열두시가 넘었습니다.

평소에도 11시가 넘어야 잠자리에 들지만 집에서 쉬며 늦게 자는것과

외출에서 늦게 돌아오는것과는 그 피로도에 많은 차이가 있슴이 느껴 집니다.

물론 낙지 전복 홍어 한우에 갖가지 산해진미의 귀한 음식들로 배터지게 먹었지만

사실 이건 내 몸을 욕보이는 것이지요.

술기운에 쏟아지는 졸음으로 잠자리에 듭니다.

 

아..또, 11월은 이렇게 해서 시작 되는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