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우리밭에서의 가을맞이 작은음악회 후일담
지난 월례회때 가을맞이 작은 음악회를 한번 해야겠다는 촌장님의 말씀이 계셧고
장소를 물색해 보셧겠지만 이제는 예전같지 않아서 공공장소에서는
사전허락을 얻어야 하고 그렇다 한들 공연도중 민원이 발생되면
전을 걷어야 하는 문제도 생기게 됩니다.
말이 작은음악회지 우리끼리 모여서 노는 잔치이다보니 우리는 즐겁지만
제3자의 입장에선 고성방가로 들릴수도 있는 것이라
이것저것 조건을 맞추기도 어렵거니와 그러다보면 세월 다 가지 않겟습니까.
급히 촌장님게 상의 드려 누추하고 협소하지만 저의 밭이 어떻겠냐고 제안 드리니
승낙해 주시기에 나름 준비를 한다고는 했습니다만 부족함도 많았을 것이라 여겨 집니다.
9월5일(토요일)
내일이 모임날이라 아침일찍 올라와 음식재료와 음향기기등 짐을 옮김니다.
우리밭에는 차가 들어올수 없기에 모든 물품은 몸으로 날라야 하는 불편함이 없지않아요.
아침부터 네번 져다 날랏더니만 온몸은 땀으로 젖었습니다.
이제또 긴팔옷으로 갈아입고 손님맞이 풀정리 해야죠.
풀속엔 모기등이 많아서 반드시 기피제를 뿌려야 되는데
이게 촉감과 냄새가 독해서 눈을 꼬옥 감아야 되거던요.(절대 인상쓰고 있는거 아님ㅎㅎ)
윗밭으로 올라가는 길목인데 잡초가 무성해서 흙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나혼자 지나다닌다면야 별문제 없겠지만 아무래도 손님들 오시면 밭구경 하실것 같아서
길을 좀 튀워야 겠습니다.
풀을뽑고 나니까 안보이던 거루터기도 보이고 돌계단도 보입니다.
윗닭장과 뒷간 가는 길인데요.
풀뽑던 중간에 찍었는데 평소에는 풀이 허리까지 자라 있습니다.
마져 뽑아야죠.
닭장 바로 앞인데 사계절 이런 모습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여름에는 고만이풀의 접령지 이지요. 뽑고나니 속이 시원합니다.
길을 튀우고 나니까 반시사랑님이 주신 청도반시가 제모습을 보입니다.
(너무 잘 못 키웟다고 뭐라 하지 않으실려나...)
저 아랫쪽엔 뒷간이 있는데 아주 중요한 장소이니만큼 통로를 확보해야 겠습니다.
무너진 돌팍도 제자리에 낑구고 이렇게 해 놓고 나니까 조심조심 내려가면 될것 같네요.
뒷간과 처갓집은 멀리 있어야 된다는 옛말에 따라 저희밭 뒷간가는길은 멀고도 험한 길인데
잘 사용 하실지 모르겠지만 후기를 쓰고보니 그 누구도 뒷간이 어디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남자분들이야 뭐 온 천지가 자연화장실 이지만 여성분들이 자연화장실을 이용하기엔
비도오고 했으니 불편 하셨을텐데 그래도 지혜롭게 적당한 장소에서 잘 해결 하셨나 봅니다.
내일 느티야 오면 같이 하라고 하니까 아침에 모든일 다 못한다면서
돼지뼈도 고우고 국에 넣을 남새꺼리도 삶아놔야 한다네요.
저는 또 그사이 음향기기를 설치합니다.
외발이 손수레도 치워야하고 야전침대도 식탁으로 변형 시켜야죠.
연기만 나고 불이 잘 안 피나 봅니다.
내가 좋아 하는거지만 늦은밤까지 이러고 있으니 마누라에겐 쬐금 미안하기도 하네요.
새로산 의자도 한줄로 놓고 거의 준비가 된것 같습니다.
이리저리 허둥대고보니 시간이 11시 반입니다.
음향기기도 잘 되었나 시험할겸 노래도 한곡 불러 봣습니다.(이제 자야죠..)
9월6일(모임당일)
새벽에 일어나 바깥을 보니 젖은 호박잎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에 가을비가 내립니다.
예보에는 대기의 불안정으로 하루종일 비가 왔다리 갔다리 한다는군요.
(참석인원이 많이 줄어 들겠다는 느낌이 팍팍 오고도 남습니다.)
지금 시간이 8시 이군요.
아침먹고 나니까 비가 그치는듯 합니다.
(먹구름은 아무리 덮어도 좋다 비만 내리지 말아다오) 이런심정 간절합니다.
스텐드에 꼽았던 모니터를 위에 메달고 나중에 할곡 연습도중 느티야가 오고 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곡을 정지 시키고 큰베낭 둘러메고 개울건너 맞은편 주차장까지 마중 나가야죠. 짐도 많을낀데...
옹달샘에 담궈논 스무병의 소주도 손님의 목젓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선발대는 이미 오셧고 이제 슬슬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하늘이 시샘을 하는지 이소가 지은죄가 많은지 지난겨울 모임때는 혹독하게 춥더니만
오늘은 때아닌 가을비가 그칠줄을 모릅니다.
비피할 장소가 있을려나 걱정되어 못오시는 분도 계시지 싶습니다.
채희님도 그렇게 생각 하셨다는군요.ㅎㅎ
하지만 비오는날의 분위기가 더 좋은거 감성적인 분들은 다 아시지요.
역사도 맑은날보다 비오는날에 이루워진것이 더 많고
연인과의 우산속 풍경은 더 말할것도 없거니와
전투시 비오는날의 악천후를 택한 작전이 승리를 이끈게 많죠.
(어 이거 분위기 안맞게 여기서 무슨 전투 이바구..) 딴엔 그렇더라는 거죠.ㅎㅎ
나즈막히 흐르는 음악속에 아름다운 정담, 술맛또한 좋습니다.
은은한 불에 가마솥의 감자탕도 짓은맛이 있을것 같습니다. 어제부터 고왓으니까요.
음식조리중 가장 신경쓰엿던게 가마솥 밥이었습니다. 집사람이 처음 해보는 거라서요.
그런데 이게 약간 촉촉하네요.
저의 입에는 맞았지만 고스래한밥을 좋아하시는 분은 약간 들 좋았을 수도...
모임때마다 팔을 걷어 붇히시는 칠곡농장님 오늘도 아침부터 계속 수고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항상 웃음을 간직하고 계시니 복이 찾아 오는 것이지요.(등달아 저의 집사람도..)
자.. 점심 배식 해야죠...
맛은 어떨지 모르지만 일단 보기에는 걸죽하고 맛있어 보입니다.
(약간 싱그웟다는 후문-다음에는 양념장도 준비해야 겠어요)
저의농막 국그릇 밥그릇 양푼이... 있는거없는거 다 동원했습니다.(웬만하면 일회용품 안 쓸려구요)
맛있게 드셧나 모르겠습니다.(다들 국조금 밥조금이라 하셨는데 맛이 없었을까요?)
배도 부르겠다. 잠시 볼일도 볼겸 농사 잘 지엇나 구경하고 계십니다.
오늘의 주 목적인 음악회 시작 합니다.
날씨도 안좋은데 멀리 경주에서 오신 가수채희님께서 마이크를 잡으셨습니다.
좋은 계절이라 출연교섭도 많어실텐데 이렇게 와 주셔서
무대의상까지 갈아 입어시고 자리를 빛내 주시니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음악회 한다고 정장차림까지 하신 산꼭데기님 카페에서 알게 된지가 9년인데
노래는 오늘 처음 들어본것 같습니다만 실력이 대단 하십니다.(너무 숨겨 두시지 마시길요)
많이 바쁘신데도 하루일 접어 두고 귀중한 시간을 내어주신 반시사랑님도 한곡조 하십니다.
언제나 미소에 미소를 머금은... 그래서 미소대장이라 하셨지요. 역시 한곡조...
오늘 처음오신 구름바위님, 각종 토종씨앗 나눔에 보람을 찾으신다는...
저도 올해 구억배추와 전차무를 얻어 심었습니다.
노래도 잘 하시는군요.
아 참...같이오신 옆지기님 아주 환상적인 춤 실력 이셨는데
사진이 흐려서 못올리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첫만남 반가웟구요. 앞으로도 자주 뵙길요.
오늘은 청춘스타 시민농장님이 조금 늦게 도착 하셧는데 급히 농장가서 생밤 따 오시느라 늦어셧나 봅니다.
발로 팍팍 뭉게고 까서 얼릉 삶아야죠.(아구 고운 느티야 손 찔릴까 걱정)-이 사진은 올려진거 빌려 왔습니다.
앞쪽에선 지금 한창 음주가무 중이라 미소대장님은 일을 하시면서도 춤을 추시고
또 가마솥에 불을 지피는 느티야...
뒤에서 수고해 주시는 님이 계시기에 더 즐거운 자리가 되었지요.
청도찍고 오셧다는 방랑자님 아침일찍 서두러 셨겠어요. 18번 영영을 열창중..
우리 청춘스타께서 빠질수 있나요.
단골메뉴의 십오야는 물론이고 하니로 또 분위기를 뛰웟습니다.
율동이 하도빨라 사진이 흐린데 십오야는 동영상으로 촬영을 했으니 따로 올려 보겠습니다.
모든분들의 무대출연을 다 찍었는데 흐린것은 올리지않았습니다.(그분들께 지송..)
다음엔 좀 더 세심한 노력으로 잘 찍도로 하겠습니다.
장소도 비좁은데 비까지 오고 있으니...
비만 오지 않았더라도 신나는 통로로의 흔들림이 되었을텐데...
그래도 일어나서 함께 춤추며 노래하는 모습에 신이 절로 낳습니다.
채희님께서 분위기 엎을 위해 다시 무대에 오르시니 다들 흥겨워 하십니다.
아 그런데 위에 메달아논 모니터가 무대와 좀 가깝네요.
다음엔 좀 멀찌감치 자연스런 눈높이에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한바탕 놀고나니 숨이 차죠, 여기까지가 1부 였습니다.
아마도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면 밤까지 이어질 분위기 였는데
뒷정리도 해야하니 이쯤에서 1부를 마무리 하자는 제안이 들어 왔습니다.
음식을 30인분 이상 준비하다 보니 많이 남아서 가져가실분은 조금씩 싸 드렸고
또 남는다는것을 알고 미리 챙기신 분도 계셨고... 재미 있었습니다.
먼저 가실분은 가시고 정리정돈에 청소까지 도와 주신다고 남으신분들을 위해서
차분하게 한곡조 연주해 봅니다.
청바지에 검정고무신 그리고 무대복...엽기적인 의상입니다.ㅎㅎ
오늘 날씨가 좋았다면 무대복도 제되로 갖춰입고 새로산 백구두도 신어 볼려고 했는데 으앙~~
뫃아둔 뼈다귀... 그냥 파묻을까 하다가 우리 밭에 사는 얼굴을 보여주지않는 몇몇 산짐승과
들고양이 들도 있기에 사람잔치후 남겨진 이거라도 먹으라고 살며시 쏟아놓고 왔습니다.
아마 일주일 후엔 거의다 없어지지 싶습니다.
5시에 마쳐 정리하고 귀가시동거니 7시가 넘었네요.
음향기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해 보니 예민한 것이라 잘 다뤄야 하고
운반하는게 가장 애로사항 많습니다. (이게 보기보다 무겁걸랑요)
그래도 내가 좋고 여러분들이 즐거워 하시니 그게 좋은거지요.
흗어진 이것은 또 내일 정리하면 됩니다.
일기 관계로 열분정도 오실려나 했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오셨기에
와 주신 님들께 깊히 감사 드립니다.
오실거라 하셨지만 못오신 분들은 미안해 하지 마시고
다음 기회가 또 있지 않겠습니까.
여기가 등산로이니 혹여 산행중 들리시면 맛없는 차라도 한잔 대접해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