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7.03~04-SBS 생방송투데이 촬영의 비하인드 스토리.
허허~~ 살다보니 저의 별스럽지도 않은 주말농장이 방송을 타게 되었습니다.
몇번 이런 제의가 들어오긴 했으나 별로 보여 줄게 없을것 같아 사양 했었지요.
경험자들 이야기 들어 보니까 많이 귀찮았다고도 했지만
나는 그보다 이 바쁜철에 이틀동안 귀한 시간을 할애 하기도 어렵거니와
사진은 약간 꾸며진 부분도 있기에 보여 드릴게 없는것이 더 큰 이유 였습니다.
동물프로그램에서도 들어 왔었고 또 어디에서 들어 왔었기에
아무래도 한번은 해야 될것 같아서
그르마 했는데 이것저것 물어보는것도 제법 많았습니다.
물론 저의 블로그를 보면서 서로 협의한 것이지만
모자는 이런것을 쓰면 좋겠다 등산복은 안입었으면 좋겠다
골자기에 물은 많이 있느냐, 전망이 좋은 인텨뷰 장소가 있느냐...등등
특별히 준비할건 없다지만 그래도 신경은 많이 쓰였습니다.
내일모래 당장 하자는 것을 일주일을 미뤗더니만 그게 더 신경 쓰였지 뭡니까
사실뭐 농사짓는 밭이 뭐가 그리 볼게 있겠습니까.
작가분 께서는 있는데로 보여주면 된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촬영 구상이 자연을 벗삼아 사는것으로 맞춰지는것 같아서
집에있는 효소며 담금주등을 한차가득 싣고 왔습니다.
평소엔 낫이며 호미등, 농기구가 얻혀있던 선반을 급히 정리하고 가져온것을 진열 할려고 합니다.
우야던둥 보기좋게 하라고 했더니만 고민이 되나 보군요.
바깥에 가마솥도 내다걸고 주변정리도 해야지요..
12시쯤에 도착할거라고 하니까 미리 감자도 좀 캐 놔야지요.
더이어 촬영 시작입니다.
PD님과 조연출 두분이 오셨네요.
농막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것 같고 이 큰 바위를 나혼자의 요령으로 세워서 쌓았다고 하니 깜짝 놀라네요.
두분이서 따로찍어 나중에 편집 하나 봅니다.
사전에 작가와 속옷만 입고 물에 들어가는것을 협의 했었는데
계곡물이 엄청 차겁기도 하거니와 배뿔뚝이 몸메가 너무 엉망이라서
일부러 얗은물 쪽으로 가서는 요즘 가물어서 깊은물이 없다고 했죠뭐.
사실 여기 바로위에는 제법 깊은 계곡웅덩이가 있거던요.
그런데 이 작은 물에서도 팬티만 입고 좀 들어가서 앉을수 없겠냐고...
아.. 이거... 정말 쪽팔리는 건데요.
웃통벗고 색소폰 부는것은 미리 얘기 된바가 없었고
색소폰을 아는 사람들이 이런광경을 보면 무척 실망스러워 하는 장면이라고 했는데도
차인표가 별들의 고향인가 어디엔가에서 이렇게 했었는데 아주 멋졋다면서
선생님은 차인표보다 더 잘 생겼다 캐 삼시로 한사코 웃통을 벗은채 불라고 하네요.
아직 색소폰 초보딱지도 못땐 실력이거니와 스트랩도 못챙겨 가고
울퉁불퉁 후리삐딱한 바위에 걸터앉아 왼발로 받혀 불다보니 소리가 제되로 나지도 않고
악보없인 불지도 못하는 실력인데 하여간 촬영중에 이것이 제일 싫었습니다.
색소폰을 계곡과 산속 그리고 농막앞, 세군데서 불었고
산먼당까지 무거운 테너 메고 가파른길 올라갈때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위로 뒷걸음치며 촬영하는 카메라맨이 더 힘들었겠지만...
왠만하면 이 장면은 넣지 말라고 했는데 어찌될지 모르겠네요.
이런날이 올줄 알았으면 한두곡을 집중적으로 연습할건데 말입니다.
아무래도 다른 특이한게 없다보니 색소폰에 앵글을 많이 맟췃지 않나 생각됩니다.
대충 넘어 가자니까 한번만 더 한번만 하는면 두세번 반복했습니다. 헐...
마치고 내려오다 고무신이 미끄러워서 하마트면 내악기 박살날뻔 했지 뭡니까.
옆에있던 피디가 날렵하게 잡아 주는 바람에 ....어휴..내 보물 식스...
하여간 일거수 일투족을 다 촬영하고 했던말을 자꾸 반복해서 해야하고...
산마루와 농막에서 연주했던것은 사진이 없습니다.
오늘의 공식촬영을 마무리 하고 촬영에 사용한 소품(오골계백숙)으로 한잔하고 있습니다.
감자튀김과 창살구이등 이것저것 많이도 했는데 촬영에 방해 된다고 해서 많이 못 찍었습니다.
난 사실 피디가 깔끔한 옷입고 탈렌트처럼 아주 멋질줄 알았는데
수염은 일부러 길럿는지 바빠서 못 깍았는지.. 첨엔 좀 놀랏습니다.ㅎ
그래도 자꾸 보니까 남성미가 살아나고 멋있어 보이더군요.
여흥으로 노래도 한곡조 해야죠...
여긴 농막앞의 간이 무대인데 여기서도 색소폰을 불었습니다.
맥주는 앉아서도 마시고 서서도 마시고...
술은 어디서나 잘 넘어 갑니다.
10시쯤 되어서야 오늘일이 끝이 나는군요.
앞쪽의 가마솥엔 백숙이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촬영 둘쨋날
오늘은 주로 심겨진 작물들-고추 가지 오이 감자수확등을 촬영할거라고 해서 아침일찍 비닐걷고 준비 합니다.
감자를 미리 캐서 두둑에 좀 올려놓는게 좋겠다면서 마누라가 서두러네요.
사실 이번 촬영은 나혼자 단독이라 고생한 마누라는 얼굴한번 안나옵니다.ㅎ
감자캐기 촬영이 시작 되었습니다.
"아이구야 감자가 굵고 좋구나" 라는 말도 해야하고...
근접촬영에 다른각도로 촬영도 하고...
감자밭 위치를 바꿔서 하기도 하고...
마지막 한컷은 지게를 지면서 "어디가세요? 라고 물어면 감자캐로 갈라꼬..."라고 하라네요.ㅎ
지게를 둘러 멧습니다...
이 마지막 촬영이 아마도 감자수확 첫장면이 되겠지요.
카메라를 구경하고 있습니다. 별로 무겁지는 않군요.
크다린거 어깨에 둘러메고 찍는것만 생각했는데 이정도면 가지고 다닐만 할것 같습니다.
노래방가서 소화기를 어깨에 둘러메고 촬영하는 시늉하면서 웃긴적이 있다니까 그소리 듣고 피디가 웃네요.ㅎ
젊은친구가 가지고있는 조그만 것도 봣는데 이 조그만것 가지고도 방송촬영 할수 있느냐니까
충분하다고 하네요.
출연자보다 더 빨리 쫏아가야 할때도 있기 때문에 기동력을 위해선 작은게 필수 랍니다.
조연출은 서울 토박이라 지게가 참 신기 하답니다.
내가 가져다 준다고 해도 꼭한번 져보고 싶다고...
허긴 요즘 서울 토박이가 아니라도 지게를 보기는 쉽지가 않지요.
이틀동안의 짧은 만남 이었지만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냥 가겠다는것을 억지로 감자 조금 챙겻지요.
담금주도 한병 뽑아 드리고...
괜찮다면 몇년후 계절을 바꿔서 한번더 오라고 했습니다.
그땐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을 거라고...
예전에 어느 의료방송에서 잠시 인터뷰를 한적은 있었지만
이런 촬영경험은 처음인지라 신기하고 재미 있었습니다.
15년 7월 8일(수요일) SBS 생방송 투데이(1444회)
저녁 6시 5분 부터 7시 20분 사이 약20분동안 방영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