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2.12(금)-증조부모 기제사
오늘은 증조부모님의 기제사 날이다.
원래는 증조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의 제사를 기일에 맞춰 따로 지냇으나
선친께서, 이젠 시대도 바뀌었고 또 돌아가신지가 오래 되었으니
합쳐서 한번만 지내라 하셨기에 양위분을
먼저든 증조할아버지의 기일에 맞춰 함께 지내는 것이다.
내가 4대장손이라 증조부터 모시지만 고조는 더 큰집에서 모시는데
한번도 참석해본적이 없고 묘소도 어디쯤에 있다는 말만 들었지 가 본적도 없다.
고풍을 엄히 따지시던 아버지가 어찌 한번도 나를 데려가지 않았는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의문점이 생긴다.
증조부로 말하자면 고종(광무)시대에 당상관을 지낸 분이셨고
지위에는 "통정대부 서경참서"라고 쓰는데
아마도 내각에서 참서관을 지내신것 같다.
이 제사가 아들대에서는 시사로 넘어가면 좋겠는데
그렇다면 나의 사촌,나아가서는 아들의 6촌까지 모두 같이 지내야 되는데
나는 6촌이 없으니 4촌 5촌 모두 같은 자손이련만
제사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고 지금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10여년 전까지는 서로 내왕하며 명절때는 우리집에 오곤 하였는데
사건이 생기고 부터는 내왕이 단절된 것이다.
이유인즉,
나는 두분의 삼촌과 한분의 고모가 계신데
아버지는 성품이 아주 너그럽고 인자하셔서 호인이라 하신반면
바로 아래의 삼촌은 성격에 모가있고 괴팍스럽다고 해야 할려나...
그러다보니 내 어린시절엔 삼촌이 이것저것 사고도 많이 첫고
그때마다 아버지와 할머니가 해결해 주시곤 하셧는데
두분다 술을 좋아 하시다 보니 처음엔 즐거운 맘으로 주거니 받거니 하시다가
나중엔 다툼으로 번지게 되고 급기야는 동생인 삼촌이 형님인 아버지를...
얼굴이 붓고 멍이들어 집에 오시는날이 한두번도 아니고
보다못한 어머니는 그런 삼촌과 의를 끊고 살아라 하셨는데
그르마 하시다가 또 어느정도 날짜가 지나면 같이 어울리고 악순환은 반복되고...
어느날 참다못한 막내가 않되겠다 싶어 삼촌과 한판 붇게 되고...
이게 법정다툼까지 되어서...
열거 하자면 많은 사연이 있으나 공개하는 일기라서
더 이상 우리 집안의 치부를 들어내기 싫어서 이정도로 맺는다.
이제 아버지와 두분의 삼촌이 모두 돌아 가셨지만 부고를 받지 못했기에
가보지도 못했고 4촌동생들이 좀 야속하기도 하다.
나는 그네들이 어디 사는지 알수 없지만 우리집은 고향에 그대로 살고 있기에
부고를 알려주면 이런 계기로 서로 화해 할수도 있는데 말이다.
고조이후 높은 벼슬을 하시고 명망이 높았던 증조부의 후손인 내가
사촌과도 내왕없이 살아가고 있으니 조상보기 참으로 부끄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