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12월 첫째주 일요일-대나무로 벽체 장식
지난달 까지만해도 날씨가 포근했는데 12월 들기가 무섭게 기온은 뚝 떨어지고
매서운 바람마져 불어대니 체감온도는 훨썬더 차겁게 느껴진다.
일기예보가 이번 주말까지 계속해서 추울거라니 주중에 잠시 시간내어 배추밭에 왔는데 폭삭 얼어 버렸네.
그도 그런것이 며칠전에 비가와서 잔뜩 물기를 머금은게 이 꼴로 변했으니 김장거리가 될려나 모르겠다.
겉잎은 다 따버리고 알배추로 만들었는데 대충 60포기쯤 되는것 같다.
얼기전에 뽑았드라면 이런것은 우거지로 충분한데 좀 아까운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그냥 버릴수야 있나, 이런것도 다 쓰임새가 있는법...
김장밭 한모퉁이에 심겨진 대파는 이렇게 해서 겨울을 나게 되는데 잎은 거의 말라 버리고 하얀 뿌리만 살아 있다가
봄이되면 다시 새순이 돋곤 한다.
사람이 먹을수 없는 전잎사귀는 이렇게 뫃아 두었다가 조금씩 닭에게 주면 아주 잘 먹기도 하고 사료 절감 효과도 있다.
12월 7일(일)
우리집은 오늘이 김장하는 날이다.
내가 있어봐야 별 도움도 않되기에 어제 밭에가서 잘려고 한건데 생각치도 않은 보일러 고장으로 하루종일 거기에 메달려야 했고
빈말이지만 뭐 좀 도와줄게 없냐고 하니까 걸거적거리지말고 어서 밭에나 가란다.
며칠전에 뽑아왔던 우리배추는 여기 포대속에 들어있다.
얼어버린 배추는 담궈봐야 맛이 없다면서 사돈댁에서 배추를 많이 보내왔기에 그것으로 김장하고
이것은 깨끗하게 더 까내고 쌈배추로 먹으면 좋겠기에 여기저기 나눠주면 금방 없어지지 싶다.
밭에 올라와 보니 땅에는 서릿발도 솟아있고 마을에는 살작내려 사라진 눈이 여긴 조금 쌓여있다.
농막앞에도 심한 바람이 불었슴인지 지난주에 해 놧던 그대로가 아닌것 같다.
언제나 그랫듯이 닭장부터 맨먼져 살펴보고 집에서 가져온 음식물 찌꺼기가 닭에게는 특식이 된다.
농막안에 시험적으로 받아 두었는 물이 얼어있다.
아무리 농막을 보온에 신경쓰서 지엇다 한들 일주일에 한번 오는 곳이니 안얼고는 못베기나 보다.
그를줄알고 싱크대의 물을 이렇게 털어두고 간것인데 역시 잘한 것이다.
이게 한번 얼어버리면 겨울내내 물설움을 받는것이기에 재작년엔 정말 애로 사항이 많다.
어찌보면 물을 너무 심하게 낭비 하는게 아닌가 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흘러가는 골자기물을 유입한 것이기에 잠시 여기를 거처갈뿐 다시 아랫골자기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다.
냉기가 가득찬 방에선 무엇보다 난로를 먼져 피워야 겠지.
그런데 이게 연통이 낮아서 인가...잘 빨려들지않고 연기가 바깥으로 많이 나온다.
이 난로가 좋다는 블친이 계셔서 한개를 만들려고 했더니만 왠걸 너도나도 하나씩 만들어 달라기에 포기해 버렸다.
별거 아닌것 같지만 인터넷으로 자료 수집하고 책도 한권 사고 꼬박 3일이 걸렸는데(처음이라 시행착오도 있었겠지만...)
몇대를 더 만들어야 한다면 가스통같은 재활용 자재로선 너무많은 공임이 들어가고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내가 할수 없는 부분도 있기에 다른 기능자의 손을 빌려야는데 회사일도 바쁜데 이걸 시킬수도 없는 것이고...
나무가 않좋은것인지 연기가 많이 나네.
이렇게 계속해서 연기내면 아래의 산불감시원 올라와서 난리칠건데 아직 아홉시는 안됫겠지...
농막과 닭장이 있다보니 주변의 쥐들이 여기로 다 모여 드는듯 계속해서 약을 놓는데도 없어진다.
석축 틈사이에도 굴을파고 흙을 쏟아 내리니 처음지은 농막은 한쪽 기둥이 내려앉은적이 있다.
건너밭에 메여있는개는 나를보고 짓것만 쥔은 아직 안왔나 보다, 허긴 뭐 이 겨울에 할일이야 있겠나 개밥은 햇살 풀리면 와서 줘도 되지뭐...
그런데 겨울인데도 새벽출근 하는 사람이 딱 한사람 있으니 나보다 한살위인 맨 윗밭의 *사장이고
골자기를 뒤덮었던 연기가 거의 사라진걸 보니 시간이 꽤 된 모양이다.
여름에는 아침먹고 오지만 겨울에 새벽에 오는 이유는 다름아닌 농막에 굼불을 지피기 위해서다.
9시부터 산림감시원이 있으니 연기를 낼수 없기에 새벽에 와서 굼불지펴놓고 하루종일 잡다한일 하고가는 모양이다.
그나져나 매일같이 이렇게 많은 나무를 소비하는걸 보니 나중일이 좀 걱정된다.
지금이야 뭐 마른나무 땐다지만 마른나무 다 때고 나면 그때는 어쩔건데...
갑자기 아궁이에 대한 속담이 뜨오르네."이산 저산 다 잡아먹고 그래도 입만 벌리고 있다"
원래 오늘일은 지 지난주에 이어 달아낸 농막을 완성하는거 였는데...(지붕 덮는거...)
얼어버린 대나무 서까래가 너무 미끄러울것 같고...
그보다 더 않되는것은 지붕위에 덮을 폐갑바천인데 이게 통대구처럼 뻐덩뻐덩 굳어 있어서 잘 펴지지가 않기 때문이다.
갑바천이나 한쪽으로 정리하고 올겨울은 이대로 지내다가 내년봄 날이 풀리면 덮어야야겠다.
그렇다고 할일이 없겠는가 할일은 아주 쌔비릿다.
농막입구 정면쪽 하햔부분, 얼룩져서 보기 싫은벽을 대나무로 처리 처리 해야겠다.
대를 반으로 가르면 더 넓은 면적을 할수 있겠지만 지난번에 한번 쪼개 보니까 이게 보통 어려운게 아니어서 그냥 통대로 한다.
대나무가 내 어릴적엔 돈나무라 불릴만큼 귀한대접 받았는데 플라스틱제품에 밀리고 중국산이 밀려오다보니
우리나라 죽제품은 사라진지 오래고 그다지 쓰임새가 없기에 지인으로 부터 얼마던지 베어 가라는 말을듣고
두어차 베어온것이 요긴하게 쓰인다.
그런데 이것이 아무리 싸다한들 담양대나무 알아보니 이정도 크기 한개에 만원 이상인것 보면 나는 육칠십만원 번것이다.
원래는 이 대나무를 농막 내부의 천정과 벽에 할려고 한건데 조금 해보니 시공하기가 너무 어려워 포기했던것을
외부와 지붕 서까래로 하니까 그져 그만이다.
혼자서 셀카로 사진찍어랴 못질하는 폼 잡으랴 한겨울의 바깥일도 추울 겨를이 없다.
다 되었네...벽면하나 완료하는데 하루해가 저물었다.
대나무를 여름날 바깥에서 비맞게 방치하다보니 때가 많이 끼었는데 이것역시 내년에 물로 깨끗히 씻어면 더 보기가 좋지싶다.
집에오니 낮에 김장한 새김치와 구룡포 과메기가 특식으로 준비되어 있다.
어제도 음주 거저깨도 음주...오늘도 마시면 삼일연속인데 일주일에 소주 한병이상은 안마시겠다는 나와의 약속이 깨어지는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