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에 묻혀 살며/청룡산 도원놀이터

계사년 정월 둘째주의 이야기

청룡산삼필봉 2013. 1. 13. 23:30

겨울은 아무래도 좀 게으런해지기 쉬운계절.

하지만 나는 주말이면 꼭 해야되는 일이 있기에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는것이 기본이다.

그 일이 뭔고 하니...

나의 산속밭에는 나를 기다리는 달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때는 백여마리를 넘긴적도 있었는데 이것도 나이라고 힘에 부댓끼기도 하고

처음의 호기심이 들하기도 한 탓에 이젠 스무마리도 않된다.

하지만 단 한마리의 닭이라도 굼길수는 없는법.

등산을 취미로 설빙산행도 하는데 이까짓 눈길 쯤이야 무슨문제 있으랴.

그냥  운동 하는샘 치고 오늘도 아침일찍 청룡산을 향한다.

 

 

 

 

 

요며칠 날씨가 많이 풀리긴 했으나 한동안 계속되던 영하의 기온으로 작년에 내린눈이 녹을줄을 모른다.

 

 

게으런한 주인집의 마당에도 온갖고물과 눈으로 뒤죽박죽이다.

 

 

 

오늘도 이쯤에서 차를 세워두고 눈덮힌 길을 올라야 한다.

 

 

 

아이젠을 단단히 조여신고...

요즘 아이젠덕을 톡톡히 본다. 이것 없었으면 아마도 수없이 엉덩방아를 찧었으리라.

 

 

 

닭을 키울려니 눈덮힌 산길에 사료공급이 정말 힘든다.

오늘도 한푸대는 버겁고 반푸대만 짊어지고 올라 가야지...

진작에 좀 갔다 올려 두었더라면 이고생을 않할건데...

 

 

 

다리를 건너 왼쪽이 가는 길이다.

이느므 눈만 없어면 휭하니 차가 올라갈수 있는데...

 

 

 

이런길을 걸어서 30분을 올라가야 되니....아구 힘들어...

 

 

 

그래도 설산원경이 경치는 좋네 그랴~~

 

 

 

올해는 설경사진을 엄청 찍는다.

저어기  가운데 봉우리의 오른쪽 아담한곳이 우리 밭이다.

 

 

 

밭에는 아예 눈이 하나도 녹지 않았구먼...

 

 

 

어?  지난주엔 안보이던 얼음기둥이.......?

그래도 속에선 물흐르는 소리가 쮤쮤쮤 들린다.

 

 

 

혹시나 더 얼어서 물길이 막힐까봐 큰망치로 얼음기둥을 박살냇다.

이 물은 계곡물을 닭장으로 유입시켜 흐르게 한것인데

닭모이는 일주일분을 한꺼번에 주면 되지만 겨울철에 물관리는 정말 어려운것이다.

이렇게 하기 전엔 빙점을 낮출려고 물에다 설탕이며 천일염

그리고 그 아까운 매실효소까지 희석하고 온갖짓을 다했으도 꽝꽝 얼어 버려서

닭과 사람 모두 힘들었는데 이젠 얼마나 수월한지 모른다.

 

 

 

일주일동안 먹고남을 충분한 모이를 급여한다.

날씨도 차거운데 배까지 골게 해서야 않될 일이지...

 

 

 

실키들도 싱싱한(?)먹이 먹는다고 정신이 없나보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산란율이 너무 저조하다.

왼쪽에는 실키5마리가 낳은것이고 오른쪽엔 맛닭4마리가 낳은것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30개 정도는 수거 했었는데 이놈들이 날씨 춥다고 농땡이 치나보다.

 

 

작년 까지만 해도 겨울철 눈덮힌 밭의 농막속에서 고구마도 구워먹곤 했었는데

올핸 집사람없이 나혼자 올라오니 화목난로에 불도 지피지 않는다.

닭모이 주고나니 별로 할일도 없네그랴...

내려가서 점심먹고 나팔이나 불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