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12월 둘째주(닭장에 왕겨깔고 종자도 보관하고...)
가을걷이는 이미 끝낫지만 겨울은 겨울대로 할일들이 많습니다.
모든일이 다 그렇듯이 농사일 또한 찾아서 하면 자꾸 일이 생기고
손놓고 안하면 할게 없는게 겨울철 인가 봅니다.
특수작물을 하시는 농업인들은 겨울철이 오히려 더 농번기 입니다만
여기 산골밭은 기나긴 겨울잠에 한적함이 쌓이면서도
닭장속에선 닭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소리 지르며
나는 또 이것을 돌보는일 또한 겨울철의 농사일 이겠지요.
작년 이맘때 쯤엔 물이 꽁꽁 얼었지 싶은데
올핸 아직 물이 흘러내려 고드름을 만들고 있습니다
오갈피와 헛개나무를 잘라서 말리고 있습니다.물 끓여 먹을때 넣을려구요.
따놓고 아직 털지를 못한 결명자 입니다.
이런게 너댓다라 되는데 겨울내내 조금씩 털어야죠뭐...
들깨 입니다. 검불은 대충 털어내고 씨주머니(?)만 남았는데
이거 알겡이 뽑아 내기가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얼마 되지도 않는거 그냥 확 버릴려다가 기름이 많이 나오는
어렵게 구한 좋은 종자라서 이러고 있습니다.
사실 내년엔 들깨심을 생각이 별로 없는데 혹여 마음 바뀌면 심으야 할지 말아야 할지
버리자니 아깝고 두자니 걸리적 거리고 이거 정말 계륵같은 들깨입니다.
일곱칸으로 나뉘 기르던 닭을 이번 겨울엔 세군데로 몰아 넣었습니다.
여름에야 넓을수록 좋겠지만 겨울엔 좁게 살면 추위도 덜하겠지요.
물관리도 그렇고 바람막이 비닐치는것도 넓으면 내가 힘들어서 입니다.
이렇게 몰아 넣고선 왕겨를 두둑히 깔아 줍니다.
이게 상당한 보온효과가 있는것 같습니다.
가을배추 정리하고 남은 잎들을 얼지않게 잘 보관하였다가
주말마다 이렇게 조금씩 엮어주면 엄청 잘 먹습니다.
통속에 있는것이 무엇일까요?
우리 닭들이 겨울에만 맛볼수 있는 특식입니다.
아직은 특식을 주지 않습니다만 이왕 피우는 난로불에 특식을 조금 삶았습니다.
다름아닌 매실효소담근 건더기 이지요.
여기에 술을 부어면 매실주가 되는것이고 고추장에 버무리면 장아찌가 된다지요.
나는 이 좋은것을 푹 삶아 국물은 물이 꽁꽁어는 겨울철 닭의 음수로 사용하고
건더기는 주물럭 주물럭 씨를 뽑아서 사료에 섞어 먹인답니다.
비록 이것뿐만 아니라 수세미 모과 까마중 등등 효소의 건더기는 전부다 닭에게 줍니다.
이렇게 기르는 닭이다 보니 육질의 맛이 엄청 좋고
계란또한 시중에선 구할수 없는 특별한 알이지요.
옹달샘에 흙이 많이 쌓였습니다.
더 춥기전에 친다는 것이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또 겨울을 넘겨야 될것 같군요.
주말마다 밭에 가다 보니 집안일이 꽤 많이 밀렸습니다.
그래서 일요일엔 집에서 이것저것 정리 합니다.
그동안 방치했던 울금이며 토란 야콘등도 종자용으로 다시 잘 보관을 합니다.
하루종일 나의 일을 같이 도왔던-그러나 방해만 되었던- 귀여운 외손녀...
이렇게 멋진 매무새도 잡아 주네요.
나더러 이웃이 그럽니다.
어찌거리 맨날 바쁘기만 하냐구요.
우리집 마당도 주인닮아 시시각각 변합니다.
어떨땐 폐현수막이 쌓여 있다가 또 어떨땐 김장배추가 쌓이게 되고
지금은 왕겨포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아무런 일 하지 않는것 같이 어실렁 어실렁잘 살고 있는 이웃도 있는데
그 영감은 참 살아가는 기술도 좋은가 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