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018 : 장수말벌과의 일전
더디어 디데이가 왔습니다.
지난 팔월의 무덥던 어느날, 나를 여섯방씩이나 쏘아 지옥문을 넘나들게 했던 이놈들을
오늘은 내가 복수를 할려고 합니다.
벌의 전문가이신 ****님을 특별히 모셔왔습니다.
두터운 겨울등산복에 철갑상어 가죽보다 더 질긴 우의와
고래 잇빨도 안 들어가는 가죽장갑으로 중무장 했습니다.
약간 서늘한 계절임에도 땀이 비오듯 합니다.
양옆의 큰돌 사이에 구멍을 뚥었고 언제나 서너마리는 항상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대공미사일(포획망)로 비행하는 벌들을 나꿔채 봅니다.
이렇게 숫자를 줄여야 나중일이 잘 풀린다고 하네요.
무서운 벌들은 공대지미사일(독침)로 맞받아 우리를 위협합니다.
얼굴쪽을 사정없이 공격하는 늠들도 있고 여러마리가 합세해서 주위를 왕왕거립니다.
공포의 시간은 초조하게 흘러가도 좀처럼 잘 잡히지가 않습니다.
꿀벌을 무참히도 박살내는 이늠들을 오늘은 원도한도없이 꿀을 먹일려고 합니다.
먹고 죽은 귀신이 빛갈도 좋다는데 꿀먹고 죽은벌은 오죽이나 좋겠습니까 ㅎㅎ
풀숲에서 잠자다 놀란 나비 한마리가 허겁지겁 어둠속으로 사라지려 하네요.
지대지미사일(곡괭이)로 지하통로를 파괴하고 원폭도 투하하며 치열한 전투가 실행되는 동안
요새(벌집)의 윗부분이 들어나기 시작합니다.
간크게 제일 먼저 나왔던 미래의 여왕벌이 생포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꿀병속의 벌들은 숫자가 늘어 나지요.
아무리 뛰어봣자 부처님 손바닥인데 도망간다고 그냥 두겠습니까.
낼름 술병속으로 직행..
아래에는 종아리만한 칡뿌리가 버티고있었지만 그건 눈에 차지도 않더군요.
말로만 듣던 거대한 철옹성같은 지하벙커의 실체가 들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애벌레가 빽빽히 들어 있네요.
그런데 그 무서운 장수말벌들도 아랑곳하지않고 애벌레들을 잡아먹는 또다른
천적이 있나 봅니다.
아마도 꺼꾸로 메달려 있다가 아래로 떨어지는 애벌레를 잡아먹나 봅니다.
조심스럽게 다뤗는데도 자체무게에 못이겨 요새(벌집)가 무너져 버렸습니다.
갑작스레 수백마리의 벌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바람에 작전상 후퇴를 해야 했습니다.
사진은 못찍었지만
예상치못한 긴급상황이라 사태 수습차 얼마를 기다리니
짙은 어둠속이라 멀리 날아가지 못가고 대부분의 벌들은 요새속으로 다시 들어갔어며
미쳐 피신하지 못한것들은 술병으로 들어갔습니다.
현저하게 큰 벌들이 많았는데 그것들은 이미 교미를 마친 예비 여왕벌이라 하네요.
기나긴 겨울을 끊질기게 살아남은 것들은 하나의 군단을 거느리게 되겠지요.
왼쪽에서 시작하여 우측으로 2메타쯤 이동해서 산청목 바로 아랫부분에
웅장하고 튼튼한 요새를 건설했더군요.
파 낸 후의 저 웅덩이는 마치 원폭을 투하한 흔적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내가 아끼는 산청목이 말라 죽을것 같습니다.
벌이 좋아 한다고 해서 벌나무라고 한다던데 유일한 벌나무 밑에 벌집이 있었으며
건너편 밭에 심어논 벌나무도 바다리벌들이 집을짓고 있습니다.
말벌술만 담그는줄 알았는데 ****님께선 말벌꿀이 더 좋다고 하시네요.
여왕벌을 두루 섞어 50여마리 넣은것 같습니다.
(노래를 부를려면 잘 불러야지 이건 아니다가 뭐야잉~)
말벌꿀 한병에 말벌술 두병......
정말 홍자 만낫습니다....
내년에도 우리산에 또 장수말벌들이 요새를 건설해주면 좋겠습니다.ㅎㅎㅎ